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감출 수 없는 '무언가'의 부재를 발견하게 하는 책이다. 저자에게 있어 무언가는 '사랑하는 남편'이다. 그 부재는 저자의 삶, 자녀의 삶에 여실히 드러난다.
아름다운 나무가 들판에 있다가, 아직 큰 나무가 되기 전에 그 나무가 쑤욱 뽑아내면 그 자리가 큰 구멍이 남는 것처럼, 삶에 구멍이 생겼다. 세월이 흘러 그 자리는 자연스레 메워지고 작은 흔적만 남겠지만, 여전히 그 자리는 아름다운 나무가 있었던 자리로 기억되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을까.
지금은 거기 있었던 아름다운 나무를 그리워하는 그 마음이 절절히 묻어 나온다. 저자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엄마, 나는 아빠가 하늘나라 간 게 하나님의 뜻인 것 같아.”
“왜 그렇게 생각해?”
“내가 여섯 살 때까지는 하나님 생각
별로 안 했는데, 아빠가 아프고 일곱 살 되니까 하나님 생각, 천국 생각 많이 하게 되었거든.”
김명선, 사랑이 남긴 하루, 복있는사람, p.19
저 상황에서 '내 삶의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다면, 우린 무어라 말해야 할까. 우리가 모두가 아는 그 이유를 자신 있게 내밀 수 있을까...
3년간의 이야기로 이루어진 책의 내용으로 미루어보아 저자는 제 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다. 소망에 관한 이유에 대해서도 대답하기를 시작한 것 같다.
세상을 살면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이 생겨난다.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데도 불구하고 마찬가지다. 나는 저자의 삶에 왜 그런 일들이 생겼는지 알 수 없다. 세월이 흘러 그 아픔의 감정에 무디어지는 순간에도 과연 알 수 있을까. 이 세상에 발을 딛고 있는 한, 알 수 없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분은 모든 것을 다 아신다’라고 입 밖으로 꺼낼 수 있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답답하면서, 답을 아는 분이 계시다는 것으로 위로가 되기도 한다.
주님 내 길을 잘 아시고 내 걸음 아시네 어둠에서 빛을 내시는 그분을 믿네
무엇으로 주를 섬길지 어디로 가야 할지 헤매이는 나를 아시고 길을 여시네
내 삶은 주의 것 내 삶은 주의 것온전한 신뢰를 주께 드리네
보이지 않아도 믿음으로 걷네 주 영광 바라보며 주만 따르네
저자의 노래, 낙헌제/내 삶은 주의 것
> 위 저자의 노래 듣기 링크 : https://youtu.be/YYOUHVJPuk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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