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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피성 Jun 30. 2022

B-06 한국에서 물건을 보내봅시다 (선편택배편)

@CANADA


지난 글에서 항공택배(국제특급/EMS)를 이용했던 경험을 적어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선편 택배 경험입니다. 선편 택배는 항공택배와 상당히 대비되기도 하고, 그 특성이 상이합니다. 항공택배에 대한 글은 저의 이전 글을 확인하시면 되겠습니다.


B-06 한국에서 물건을 보내봅시다 (항공택배편)

https://brunch.co.kr/@basani/27


따끈따끈한 6월 27일 도착 선편 택배!! (부모님이 4월 28일 발송)



선편 택배를 대하는 태도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선편 택배는 기다림의 택배입니다.


우체국 박스 크기가 4호였던가, 5호였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해질 정도가 되어야, 그리고 박스에 무슨 물건을 넣었는지 알쏭달쏭해질 정도가 되어야, 혹은 넣을 때는 '꼭 필요할 거야'라고 했던 물건을 현지에서 저렴한 가격에 발견하는 시점이 되어야, 바로 그때, 딱! 하고 선편 택배는 도착합니다.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선편 택배 박스에 물건을 넣을 때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올해 2월 짐을 싸기 시작한 저는 기준을 정했습니다.

  1. 여름이 난 후부터 필요물건을 넣을 

  2.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지만, 없으면 아쉬울 만한 것을 넣을 것

  3. 현지에서 구할 수 있더라도, 저렴한 선편 비용을 감안해서 현지에서 사기에는 비싼 것을 넣을 것


그래서 결국 저의 택배 내용물은 주로 겨울 옷(두꺼운 오리털 점퍼, 스웨터), 사용하던 오리털 이불,

아이들 장난감(아이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마데인코리아(made in Korea) 선물류,

라면 종류(!!), 그리고 사용하던 생활용품들이었습니다.



온라인 신청 가능


선편 택배를 보낸 경험자들께서는 아시겠지만, 선편은 딸랑 1박스를 보내는 경우는 없습니다. 대부분 보내는 상황이 외국 이주라는 것이 비슷하기에 대부분 여러 박스를 준비해서 보냅니다. 수십만 원을 지불하는 항공 택배처럼 손을 덜덜 떨면서 보내야 할 때는 1박스만 보내지만, 저렴한 맛에 보내는 선편 택배는 조금 더 과감해집니다.


여러 개를 발송해야 하는 경우이면서, 발송인과 수취인이 동일한 상황에서 여러 장의 송장을 손으로 쓰기가 불편하기에, 보통 국제우편스마트접수(국제소포)를 온라인상에서 작성하게 됩니다.


국제우편스마트접수 창구: https://ems.epost.go.kr/front.SmEmsApply1100s.postal


한번 작성해 놓으면 불러오기 해서 편리합니다. 처음에는 조금 복잡해 보여도 한 번만 완성하면 그다음부터는 식은 죽 먹기입니다. 모두 완성하면 접수번호(혹은 출력물)가 나오는데, 우체국 창구에서 박스와 같이 제출하면, 직원께서 다음 절차를 일사천리로 진행해 주십니다. 카드만 꺼내서 결제만 하시면 끝!


내용물을 적는 란에 물건의 항목, 종류, 가격, 수량을 기입하게 되어 있습니다. 저는 가급적 사실대로 적었고, 항목을 선택해서 적을 때는 주로 used... worn...이라는 수식어를 붙였습니다. 혹시나 나중에 세관에서 문제가 될까 봐 그렇게 적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별 문제없었습니다.


그런데, 물건의 가액을 적을 때는 신중할 필요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추측입니다. 그 이유는 아래에서...) 


이런 화면에서 내용을 작성합니다.
이렇게 신청 접수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걸릴까


우체국 창구에서 직원께서는 요즘 선편은 코로나 이후에 너무 오래 걸린다고 말해줍니다. 3-4달은 걸릴 거라고… 인터넷에서 후기를 보아도 코로나가 심했던 시점, 화물대란이 벌어졌던 시점에는 장말 4달 소요 후기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냈던 2022년 4월 이후에는 발송만 하면 2달 정도면 도착하는 듯합니다. 다만, 캐나다의 경우 자주 선편 접수가 중지됩니다. 발송하기 전에 우체국 홈페이지를 자주 확인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 제가 보내려고 했던 2월에 금요일까지 짐을 모두 싸 놓았는데 월요일에 선편 중지된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때 울며 겨자 먹기로 사설업체 선편으로 5박스를 보냈었습니다. 


얼마나 걸릴까에 대한 결론은 '발송할 수만 있다면 2달 뒤에는 받을 수 있다!'



추적해 봅시다!


선편 택배를 발송했다면, 접수하여 국내의 항구(주로 부산)에 도착하면 그때부터는 깜깜이 국면에 들어갑니다. 여러 박스를 고민해서 포장하여 보낸 상황에서, 부득이한 상황에서 반송이 불필요하여 포기한다는 항목에 체크까지 한 상황이니, 깜깜이 국면에 들어가면 마음이 조급하고 불안해집니다.


우체국의 조회 화면에서도 선박 출항일과 선박 입항 예정일까지만 표시(아래 이미지의 노란색)되고, 그 이후에는 도착할 때까지 거의 업데이트가 되지 않습니다. 온 가족이 타지로 떠나는 마당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심리적 안정감인데, 이렇게 불안하다니요!

 


하지만, 우리의 선편 택배 이용자 선배님들은 고귀한 경험의 유산을 남겨놓으셨습니다. 바로 선박 추적! 택배를 실은 배를 추적하다니.. 놀랍네요.


Findship이라는 어플을 다운로드합니다. 그리고 우체국 홈페이지에서 발송 완료 항목 옆 상세 설명란에 적힌 운송 편명을 확인합니다. 여기서 운송 편명은 배 이름입니다. 위에 덧붙인 이미지에서 표시된 저의 택배를 실은 배의 운송 편명은 SM Portland!


설치된 어플을 열어 SM Portland 배를 검색합니다. 유료 서비스이지만 광고 하나 보면 배 한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운송 편명을 입력하고, 광고 하나(길면 30초 짧으면 5초)를 멍하니 보고 있으면 한번 검색할 수 있습니다. 좋은 것은 다음에 어플을 열었을 때는 그 배의 현재 위치로 창이 열립니다.


검색한 배가 부산에 없을 수 있습니다. 우체국 홈페이지에서 보면 제 짐이 배에 실리는 날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 날짜에 택배가 실리니 그날 이후부터 배를 추적하면 됩니다.


제가 처음 어플 이용법을 알게 되어 배를 검색할 때는 배가 부산 앞바다에 있었는데, 다음에는 여수, 다음에는 상하이, 그다음에야 비로소 우체국 홈페이지에 표시된 날짜에는 부산항. 이렇게 움직였습니다.


그리고 예정일이 한참 지났는데도 출항하지 않고 일주일 정도 부산 앞바다에 있다가 다시 알래스카로 열심히 가더니, 알래스카 항구에 또 며칠. 그리고는 며칠 만에 밴쿠버, 그리고 밴쿠버 앞바다에서 10여 일… 그렇게 시간이 흘러 밴쿠버 하역장!!


길고 긴 추적이었습니다. 자주 확인하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심리적으로 피폐해집니다. 밴쿠버 항구에 도착했지만, 한 달이 다 되어 집에 도착하거든요;; 허허허. 이 글을 쓰면서 저의 선편 택배를 배달해 준 배가 지금 어디 있는지 검색해 보니 부산항 근처에 있군요. 15일 전에는 알래스카에 있었네요.





집까지 오는 과정


밴쿠버에서 하역한 택배가 집에까지 오는 과정이랄 것도 없습니다. 기다림의 과정이니까요. 선편 택배가 배에 선적되어서 밴쿠버 항구까지 도착하는데 한 달. 그리고 하역을 기다리고, 하역하고, 캐나다 우체국에서 집까지 보내주는데 한 달.


하지만, 뜬금없이 배송지에 거의 다 왔다는 신호는 바로! 돈을 내라는 알람입니다. 메일과 함께 캐나다 우체국 어플에서도 함께 알람이 도착합니다. 아래 이미지처럼요.



선편 택배의 관세. 후기를 읽어보면 관세 부과 안되고 받으시는 분들도 계시던데, 저는 우체국을 통해 보낸 선편은 모두 관세를 납부했습니다. 물론 항공 택배는 낸 적 없습니다. 


하지만, 이 관세 부과의 원칙은 아직까지 잘 모르겠습니다. 입력한 물건 가액이 기준인가? 실제 중량 기준인가? 설마... 그때그때 다른가...? 아시는 분이 계시면 댓글로... 역시 선편 택배는 어렵네요.


참고를 위해 제가 최근에 받은 박스 4개의 정보입니다. 


A(4월 18일 발송) 관세 $29 / 입력한 물건 가액 $203.3 / 발송 비용 59,500원 / 6월 7일 배송 완료

B(4월 18일 발송) 관세 $42 / 입력한 물건 가액 $243.9 / 발송 비용 59,500원 / 6월 7일 배송 완료

C(4월 18일 발송) 관세 $29 / 입력한 물건 가액 $162.6 / 발송 비용 59,500원 / 6월 13일 배송 완료

D(4월 28일 발송) 관세 $16 / 입력한 물건 가액 $80.13 / 발송 비용 55,500원 / 6월 27일 배송 완료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여러 개를 함께 보냈어도 함께 도착할지, 따로 도착할지, 어느 박스가 먼저 도착할지, 모두 상태가 괜찮을지, 가져다 줄지, 놓고 갈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4월 18일에 3개의 박스를 한꺼번에 보냈는데, 2박스가 먼저 도착하고, 1주일 뒤에 나머지 1박스가 도착했습니다. 


선편 택배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리무중이네요.


관세를 납부하고 나면, 캐나다 우체국 어플은 신속하게 이후 과정을 업데이트하기 시작합니다.

아래 이미지처럼요. 드디어 도착입니다.




한국에서 온 택배는 따뜻합니다!


그래도.. 아무리 오리무중이라도 한국에서 온 택배는 따뜻합니다. 도착한 박스만 보더라도 마음이 편하고 따뜻해집니다. 사용하던 물건을 먼 이국 땅에서 다시 만나니 그런 걸까요. 생필품이 채워졌다는 안도감 때문일까요. 장모님이나 어머님과 같이 보내주신 분의 사랑이 느껴져서일까요.


저희 동네는 아침 11시경이 되면 우체국 차량을 탄 금발의 아주머니 한 분이 돌아다니시는데, 마지막 택배는 저희 집 앞에 차가 서자마자 뛰어 내려가서 '굿 모닝'과 함께 받았습니다. 몇 번 더 택배 받으면 곧 통성명할 수 있는 관계가 될 듯합니다. 


모든 분들이 선편 택배이든 항공 택배이든지, 중간에 분실되거나 파손되지 않고, 그 안에 든 사랑과 정을 듬뿍 누리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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