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수학과학학원 원장 이정희
부동산임대차계약서 임대인과 임차인의 관계. 운영하는 학원 건물의 주인, 건물주다. 냉랭한 서류상의 관계를 넘을 수 있었던 건 오롯이 그의 마음을 담은 응원. 내가 인생을 이렇게 열심히 살 수도 있는 인간이었구나 하며 하염없이 인생의 발차기를 하고 있을 때 그는 킥판을 건네며 파이팅을 외쳐줬다.
행사 세 개를 물고 있었던 회사 일과 학원 오픈이 오버랩되던 시기, 아침 출근길 김유신의 말처럼 회사 대신학원으로 핸들을 잡았던 미쳐 나가기 직전 무렵 그는 캐러멜빛 카레를 건넸고, 딸 이야기를 전했다.
- 맛이 있을런지 모르겠네. 아들이랑 먹어. 요즘 젊은 사람들, 능력 있으면 일 두세 개 하는 거지. 우리 첫째 딸이 퇴근 후에 필라테스를 하더라고. 취미로 하다가 자격증을 따더니 지금은 프리랜서로 강사도 해.
딸 둘은 모두 약사. 그의 첫째 딸은 자아실현이고, 나는생계지만 발차기 시절에는 울컥 댈 만큼 크고 환한 힘이 됐다.
- 올해 딱 육십이 됐어. 나 뭐 해보려고.
이미 어른들의 수능, 공인중개사 자격증도 따고 화훼장식기능사와 조경기능사 취득을 위해 도서관을 다니는 그에게 식사자리에서 손글씨를 부탁했더니 늘 배우는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무르지 않은 단단함이 전해져왔다.
- 원장님, ‘반야화’는 뭐예요?
- 절에서 지은 법명. 반야는 지혜, 화는 빛날 화. 지혜로 빛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라는 법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