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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Park Nov 20. 2023

[culture] 조직의 변화 가능성을 판단하는 방법

오늘은 조직문화 진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해요. 문화 진단이 중요한가. 어떻게 해야 되나 이런 이야기들은.. 검색해 보시면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는 내용이니 생략하고요. 문화 진단을 통해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조직과 변화를 만들기 어려운 조직을 짧은 시간 안에 판단할 수 있는 나름의 방법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문화 진단이 끝나고 분석 및 내용 정리가 마무리되면 전사 단위, 조직 단위 공유 미팅이 진행됩니다. 문화 진단의 목적은 '문화의 현재 모습을 드러내는데' 있기 때문에 결과를 공유하고 변화를 모색하는 과정이 진단 자체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때 조직장들이 보이는 반응에 따라 조직의 문화변화가 쉽게 가능할지, 험난할지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조직장들의 반응은 아래 4개 타입 정도로 유형화해 볼 수 있는데요. 어떤 사분면에 위치했는가에 따라 결과 공유 미팅에서 보이는 반응이 사뭇 다릅니다.  



1. 결과 수용력과 조직 영향력이 모두 높은 리더의 반응은,

"아 안 그래도 이 부분이 걱정이었는데... 제가 뭘 하면 될까요?" (구구절절 문제를 설명하지 않아도 결과에 공감하며 본인이 해야 할 일을 찾는다.)


2. 결과 수용력은 높은데 조직 영향력이 약한 리더의 반응은,

"엥? 진짜 이런다고요? 이거 큰일이네요. 어쩌면 좋죠?" (문제를 처음 들어본 것 같은 반응을 하거나 다른 문제로 해석한다. 그러나 본인이 해야 할 일을 고민한다.)


3. 결과 수용력은 낮은데 영향력만 강한 리더의 반응은,

"진단 결과 믿을 수 있어요? 응답률이 더 높아야 하는 거 아니에요?" (일단 진단을 부정한 후 자신은 문제가 없다는 걸 반복해서 어필한다. 모든 문제는 본인 외부에 있다고 생각한다.)


4. 수용력 영향력 모두 낮은 리더의 반응은,

진단과 무관한 말을 한다. 


제 경험 상 리더가 결과를 수용하는 조직은 변화가 가능하더라고요. 리더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경우, 시간이 오래 소요되거나 상위 조직장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긴 하지만 그래도 변화가 가능해요. 반면 수용력이 낮은 리더가 이끄는 조직은 변화가 정말 어려워요. 본인 빼고 나머지 사람들은 진단 결과가 왜 이렇게 나왔는지 알고 있음에도 현재 조직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려고 하지 않아요. 현실을 부정하는데 어떻게 변화가 가능하겠어요.


누군가 저에게 좋은 리더의 특징을 하나만 꼽아보라고 요청한다면 전 주저 없이 '자기 객관화'를 말할 거예요. 조직에 이슈가 생겼을 때 스스로 돌아보며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 리더가 반드시 갖춰야 할 역량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객관화가 결핍된 리더에게 조직을 계속 맡기면 그 조직은 문화적으로 체념적 조직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구성원들이 아무리 진심을 표현해도 리더가 방어적 태도로 일관하니.. "뭐 변화가 있겠어? 리더가 그대로인데 뭐가 달라지겠어?" 이런 반응들이 팀에 만연해져요. 이런 조직이 좋은 성과를 만들 가능성은? 희박하죠.


조직문화 변화에 있어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냐는 질문을 받기도 해요. 네. 저는 다른 글을 통해서도 말씀드렸지만, 조직문화는 곧 리더십의 거울이고, 리더가 고민하는 수준까지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문화는 리더십과 제도라는 양대축을 통해 만들어지는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일시적으로 문화 압력(culture pressure)이 유독 강하게 작동하는 조직도 있지만, 그 압력이 의미 있는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결국 리더십과 제도의 변화가 반드시 있어야 해요. 그 연결고리를 만드는 게 문화담당의 핵심 업무입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다시 한번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준비해 볼게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만약 조직문화 진단 결과를 받았거나 받을 예정인 리더분들이 다면 나는 어떤 사분면에 있는지, 나와 구성원 간에 상황 인식 GAP이 크진 않은지, 난 늘 문제의 원인이 밖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진 않은지 고민해보셨으면 합니다. 경영진분들은 문화담당을 불러서 리더들의 반응에 대해 30분이라도 이야기를 나눠보시길 추천하고요. 완벽한 리더는 없겠지만 노력하는 리더가 누구인지는 알 수 있거든요. 말로만 문화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런 리더 말고요.


Note: 제가 남기는 글은 기업문화에 대한 생각을 담은 글로 특정 조직이나 회사의 상황을 가정하고 적은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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