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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트립 May 15. 2024

여행 짐의 정석은 뺄셈

7. 여행 노하우는 짐 싸기 노하우

'캐리어냐 배낭이냐' 것이 문제로다. 첫 선택지를 결정해야 본격적으로 여행 짐을 쌀 수 있다.


여행의 콘셉트가 분명한 짧은 여행일 때는, '트레킹 여행이면 배낭, 휴양 여행이면 캐리어' 정도로 해도 되겠다. 그러나 장기 여행은 두 가지 종류 이상이 섞인다. 어떨 땐 도시 여행을 하기도 하고 어떨 땐 등산이나 트레킹을 하기도 한다. 정답은 없다. 배낭이든 캐리어든 여행자가 편한 대로 하면 된다.



나의 오래된, 배낭 사랑

  

나는 두말할 것도 없이 후자다. 2009년부터 자유여행한 이래 한 번도 캐리어를 갖고 다녀본 적이 없다. 도시 여행이든 자연 여행이든 배낭이 너무 익숙하고 편해서 '여행은 배낭'이란 공식이 굳어졌다.

 

내가 배낭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기본적으로 짐이 많지 않다. - 보통 7kg 이내, 노트북을 갖고 갈 때 8kg 정도다.
2) 두 팔이 자유롭다.- 뭘 자꾸 잃어버리기 때문에 잠시라도 내 손을 떠날 수 있는 캐리어는 불안하다.
3) 기동성이 좋고 시간이 절약된다. - 배낭은 여행 내내 내 몸과 붙어 있다. 버스든 기차든, 기내든(앞 좌석 아래). 내 몸과 함께 움직이므로 기동성이 좋다.
4) 항공비가 싸게 든다.-항공권에 짐값을 추가하지 않는다.(8kg이내, 폭35cm-높이45cm-깊이25cm일 때)


작년, 300일간 나와 함께한 배낭(25리터, 그리고 작은 배낭)


배낭을 쏟아 보았다. 25리터 배낭 하나에 이 짐이 다 들어갔다니 놀랍다.(사실, 이 중의 몇 개는 내 몸에 걸치고 간답니다.)

 

여행 짐 목록을 공개합니다


나는 여행 짐에 매우 인색하다. 종이 한 장도 클립 한 개도 넣을까 말까 망설며 넣는다. 무거워진 짐의 무게는 오롯이 내 몫이기 때문이다. 혹 여행을 떠나려는 이에게 참고가 될까, 나의 짐 목록을 공개한다.

% 위에서 휴대용 전기밥솥은 남편의 배낭에 들어갔다.(이걸 뺐을 때 8kg 정도다.)


 

장기 여행에 유용했던 것, 불필요했던 것, 아쉬웠던 것  


1) 유용했던 것 : 온수팩(물주머니), 젓가락, 플라스틱나이프, 슬리퍼, 침낭, 비닐봉지 2개, 운동화끈


외국은 난방이 한국 같지 않기 때문에 온수팩을 난방용으로 잘 썼다(%온수팩 대신 빈 페트병에 뜨거운 물을 넣어 이불 속에 넣어 자도 됨.) 플라스틱 나이프(케이크용 칼, 기내 반입 가능)는 과일 깍는 용도로, 슬리퍼 없는 숙소가 많으므로 슬리퍼는 필수였고 얇은 침낭도 없는 것보다는 좋았지만 무게와 부피가 있으니 그리 추천하지는 않는다(여행 중 도난당함.) 국산 비닐봉지만큼 튼튼한 것도 없으니 K-비닐봉지도 챙기자. 운동화끈은 핸드폰 안전줄로 잘 썼다.

        

여행 짐 중 유용했던 것들 - 접이식 전기밥솥(접으면 부피 감소), 온수팩(물주머니), 접이식 커피 드리퍼, 멀티어댑터


2) 불필요했던 것 : 빨랫줄(숙소마다 옷걸이가 많아서 불필요), 등산컵(스텐이라 전자레인지에 넣을 수도 없다.)


3) 안 가져가서 아쉬웠던 것 : 여행용 멀티어댑터, 소형전기포트, 코인 육수, 종합감기약


소형 전기포트를 안 갖고 가서 후회했는데 한국여행자에게 휴대용 전기밥솥을 얻게 되어 잘 썼다. 멀티어댑터는 필수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에서 어댑터 때문에 불편했고 매번 숙소에서 빌려 썼다. 코인 육수는 미역국이나 수제비 등 따뜻한 국물 요리에 유용하다. 종합감기약과 같은 상비약도 꼭 갖고 가길 권한다. 남미는 약이 무지무지 비쌌다.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집을 정리했다. 쓰지도 않는 물건을 집 구석구석에 참 많이도 쟁여두고 살았다는 사실에 놀랐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그렇게 많은 물건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여행 후에야 깨달았다. 이 단순한 진리를 10개월간 수천만 원을 지불하고서야 알게 되다니. 그러고 보면 여행은 절대 가성비 활동이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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