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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한시 Jul 03. 2023

결혼상대자의 부모를 봐야 하는 3가지 이유

인성 뿐 아니라 관계성을 봐야 해

흔히 결혼할 때 상대방의 부모를 보라고 말을 하지? 자녀는 부모를 닮기 마련이라, 배우자의 부모 모습이 미래 내 배우자의 모습이 될 확률이 높다고 말이야.

맞는 말이야. 그런데 그게 전부가 아니더라구.


내가 결혼하고 나서, 나보다 늦게 결혼하는 친구들이나 여자 후배에게 해주었던 이야기는 2가지였어. 하나는 상대방 부모님의 씀씀이를 보라는 것, 둘째는 인성을 보라는 것.

그런데 오래 살아보니 그게 전부가 아니라 더 중요한 하나가 있었어. 바로 부모와 자녀의 관계성!!


 


1. 상대방은 물론 상대방 부모님의 씀씀이 체크


내 친구들이 결혼하면서 경제적인 부분을 볼 때는 보통 연봉을 생각하더라. 그 사람이 얼마나 연봉이 높은지가 바로 경제적인 부분과 관련이 되니까 말이야. 그런데 얼마나 버느냐보다 더 중요한 건 얼마나 쓰느냐지. 1억을 벌어도 1억 3천 쓰는 사람은, 5천 벌어 1천 쓰는 사람보다 더 힘들게 살지 않겠어?

그리고 돈이 없어도, 본인이 하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은 꼭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있지. 연애할 때야 그 사람의 경제사정이니 내 알 바 아니지만, 그런 사람과 같은 경제주체가 된다는 건 엄청 피곤한 일이겠지?


그리고 그 사람의 씀씀이는 부모의 씀씀이를 닮는 경우가 많더라구. 근검절약하는 분위기에서 자란 사람은 보통 검소하고, 기분대로 막 쓰는 부모님을 보고 자란 사람은 그렇게 쓰면서 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말이야.


물론 이게 항상 맞는 건 아니야. 소박한 분위기에서 자란 내 주위 사람들은 대개 돈을 허투루 쓰지는 않았지만, 풍족하지 않게 자라서 오히려 보복심리로 돈을 막 쓰는 사람도 봤거든.


또 하나는 부모가 경제관념이 없어서 부양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는 거.

나의 절친 중 한 명은 신랑이 성실하고 절약하는 사람이야. 참 괜찮은 사람이지. 그런데 신랑의 부모님이 기분파라, 사람들 만나면 밥 사고 철 따라 백화점 가서 새 옷을 사는 사람들이야. 아직까지는 신랑 부모님의 생활비를 다 드려야 할 정도는 아니지만, 만날 때마다 고급 음식점에서 만나 아들에게 밥값 내게 하니 아들 내외가 부담스러워하더라고. 물론 부모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키워준 공이 얼마인데, 이 정도도 못 얻어먹냐'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마인드를 가진 부모님이라면 자식으로서 힘들지 않겠어?  

 

그러니 결혼 상대자의 경제관념이 제일 중요하되, 그 부모님의 씀씀이도 살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




2. 상대 부모님의 부부관계와 양육방식 체크


우리가 살아가면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지,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지는 아마 부모님에게서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을 거야. 하물며 집 밖이나 사회생활에서 쉽게 파악할 수 없는 부부관계에 대해서는, 보고 배울 수 있는 견본이 부모님 뿐인 경우가 많으니 부모님의 영향이 절대적이 아닐까 싶어.


아빠가 집안일하는 걸 보고자란 남자는 집안일하는 게 자연스러울 것이고, 가부장적인 분위기에서 자란 사람은 그 사고방식과 행동거지가 몸에 배어있을 확률이 크겠지.


일요일이면 시아버지와 함께 온 가족이 다 같이 집안청소를 하며 자란 나의 신랑은 걸레질을 하거나, 이불을 터는 집안일을 자신의 일인 양 알아서 해. 다리저림이 심한 시어머니를 밤마다 주물러주시던 시아버지를 봐서인지, 우리 신랑도 내가 다리 아프다며 슬그머니 내밀면 귀찮다면서도 열심히 안마해 주지.    


그러나 자라면서 매 한 번 안 맞고 자란 나와 달리, 시부모님의 양육방식은 꽤나 엄격했나 봐. 시어머니 말에 따르면, 시아버지가 퇴근해서 오면 시어머니가 그날 아이들이 잘못한 걸 고자질하셨대. 그러면 시아버지는 집에 오자마자 회초리를 들고 아이들을 혼내셨다나.


엄격한 방식으로 자라서인지, 내 아이가 잘못하면 나의 신랑도 아이에게 큰소리로 혼내거나 회초리 드는 데 망설임이 별로 없었어. 물론 아이가 떼를 쓰고 잘못하기도 하지만, '어리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나와 달리 '버릇을 잡아야 한다'며 회초리를 드는 신랑과 양육방식으로도 꽤 많이 다투었던 것 같아.



아이를 키운다는 게 항상 아름답거나 행복하지는 않아. 지치고 힘들 때는 내 안의 본성이나 성격이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드러나기도 하지. 그러니 결혼 상대자가 어떤 배우자가 되고, 어떤 아빠 혹은 엄마가 될지를 알기 위해 시부모님을 참고해 보면 좋을 것 같아.

 



3. 결혼 상대자 부모님과 내 결혼 상대자와의  관계 체크


사실 이게 내가 예전에는 몰랐던 부분이라, 이걸 말해주고 싶었어.

'부모 자식 간에도 궁합이 있다'라는 말을 들어봤을지 모르겠네. 자식은 똑같이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정도로 예쁜데, 무슨 궁합이야 하는 생각이 들지? 나도 결혼 전에는 이 말이 와닿지 않았어. 음.... 더 이쁘고, 덜 이쁜 자식이 아니라 엄마 닮은 아이, 아빠 닮은 아이가 있는 것처럼 자녀 중에서도 나와 좀 더 비슷한 아이가 있고, 덜 비슷한 아이가 있다고 생각하면 될 거 같아. 취향이나 성격이 나와 좀 더 잘 맞는 아이라면,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이해가 쉽고 키우기 수월하니 더 돈독하고 편안한 관계가 되지 않을까?


나의 큰언니는 아빠를, 작은언니는 엄마를 닮았어. 저녁에야 들어오는 아빠보다는 종일 붙어있는 엄마의 영향이 클텐데, 큰언니의 기억에 엄마는 작은언니를 좀 더 예뻐했대. 큰언니는 바지에 남자애처럼 커트머리를 해주고, 작은 언니는 항상 치마에 머리도 예쁘게 땋아주고 말이야.

그게 더 곰살맞고 애교 많은 작은언니의 성격 탓인지 작은언니가 엄마를 더 닮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큰언니는 "엄마랑 나랑 궁합이 좀 더 안 맞았나 봐"라는 말을 하곤 했어.

 

나의 사촌동생 A는 사람 만나고 모임을 주도하는 걸 좋아해. A의 아버지인 나의 이모부는 오랫동안 공무원으로 근무하신 조용한 분이야. 바깥 활동을 하는 걸 안 좋아하고, 혼자 집에서 책을 읽거나 뭔가 만드는 걸 좋아하시지.

A는 선비 스타일인 아버지보다, 호탕하고 사람 모이는 걸 좋아하는 어머니를 닮았지.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모임을 주도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지만, 항상 계획적이고 꼼꼼한 성격의 이모부 눈에는 그게 못마땅했던 것 같아. 이모부는 진중하게 계획을 세우고 차분하게 일하는 걸 좋아하는데, A는 일단 일을 시작해 놓고 상황에 맞춰 추진하는 편이니까 말이야.

그래서인지 A는 항상 아버지에게 인정받는 것에 대한 갈증이 있어 보였어. 이모부가 시킨 일이 우리가 보기에 비효율적이거나 좋지 않은 방법이어도, A는 군말없이 따르는 편이었고 무리해서라도 그걸 하려고 했지.

A는 정이 많고 후배를 엄청 잘 챙기는데, 어쩌면 오지랖이다 싶을 정도로 후배들을 도와주려고 애쓰는 게 '아버지에게 받지 못한 인정을 다른 사람에게서 받으면서 욕구충족을 하는 게 아닌가' 싶더라구.  


반면 A의 동생 B는 어머니가 아니라 아버지를 닮았지. B는 아버지가 하는 말에 대해 토를 달거나, 반대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어. 그렇다고 사이가 나쁜 건 아니야. 그냥 A와 달리 아버지에 대해 어려워하거나 불편해하는 게 없었을 뿐이야.



심리학 책을 보거나 오은영 박사님의 프로그램을 봐도, 부모-자식 관계가 자녀의 평생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보면 정말 놀랍지. 옛날 어른들이 '부모님 계시고 가정이 화목한 집안의 사람'을 사위나 며느리로 들이려는 게,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단순한 편견이 아니라 그런 결핍들이 사람의 인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고 계시기 때문일 거라 생각이 들어.  


한부모가정, 이혼가정 같은 가정환경을 문제 삼는 게 아니야. 겉보기에 아무 문제없는 가정이라도 가족 구성원들의 관계에서 오는 결핍이나 이상이 있는지, 그리고 그게 나의 결혼 상대자에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았으면 해.


 



결혼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것도 문제, 저것도 문제라니... 결혼을 하지 말라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을거야. 나도 예전에 그랬고 말야.

결혼을 하더라도, 어떤 문제가 있는지 혹은 있을지를 알면 보다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어려울 때도 있겠지만,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듯 나의 경험을 토대로 너는 더 나은 결혼생활을 하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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