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랑 얘기해 본 적 있니 | EP.10
요즘 제 신발 끈이 자꾸 풀려요.
그럴 때마다 툴툴대면서
다시 한 번 꽉 묶죠.
그러면서 속으로 이렇게 생각해요.
“도대체 누가 날 이렇게 열심히 생각하는 거야.”
그러면 괜히 피식 웃게 돼요.
누가 저 말을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참 로맨틱하지 않나요.
사실
아무도 나를
그렇게 열심히 생각하지 않을 걸 알면서도
혹시
누군가가
잠깐이라도
나를 떠올렸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마음 한켠이 따뜻해지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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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지 않나요?
어디를 바라보느냐에 따라
같은 일도 이렇게 다르게 보이다니...
아주 난감하거나
기분이 얹짢을 때도
“오늘 하루치 불행은 다 썼네.”
이렇게 말해버리면
왠지 앞으로
좋은 일만 남은 것 같은 기분이 들잖아요.
날도 더운데
길까지 잘못 들어서
짜증이 날 법한 날에도,
‘쉬어가라는 뜻인가.’
그렇게 생각하면
차가운 음료 한 잔 마실 시간을
얻게 되기도 해요.
ㅡ
겪어보니 빨리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게 인생은 아니더라고요.
그럴 땐
그 자리에 잠깐 주저앉아 생각해봐요.
왜 인생이
나를 여기로 데려왔을까.
다들 한 번쯤 그런 적 있지 않나요.
“아... 이럴려고 그랬던 건가.”
지나고 나서야
다 뜻이 있었던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들.
그 뜻을
조금이라도 더 일찍 알아채는데 필요한 건,
아마도 거창한 해답보다는
약간의 마음의 여유인 것 같아요.
모든 감정을 잠시 눌러놓고
잠시 숨을 고를 동안만이라도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그 여유요.
ㅡ
그래서 요즘은
신발 끈이 또 풀려도
그냥 한 번 웃고 다시 묶어요.
누가 나를 생각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적어도 내가
조금은 나를
따뜻하게 생각해주면 되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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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말 누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