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랑 얘기해 본 적 있니 | EP.12
하늘을 보고 걷는 걸 좋아해요.
예전에는 땅을 보고 걷는 걸 좋아했어요.
빠르게 앞만 보고요.
아마 그때의 저는
지금보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더 많이 의식했던 것 같아요.
내가 어떻게 보일지,
그런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평판과 눈빛 같은 것들에
괜히 마음이 흔들리던 소심한 사람이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도 나에게 그만큼
관심이 있지는 않았는데 말이에요.
ㅡ
그런데 지금은 하늘을 보고 걸어요.
가끔 차를 마시면서
가만히 하늘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조금씩 느슨해지는 게 느껴져요.
복잡했던 생각도
잠시 멈춰 서는 것 같죠.
특히 문제가 생겼을 때 더 그래요.
아주 가끔은
내가 하늘 위로 올라가
신이 된 기분으로
현실의 나를 내려다보기도 해요.
우습죠.
그런데 그렇게 보고 있으면
내가 참 작은 존재라는 게 느껴지거든요.
아주 티끌만한 존재처럼...
그러면 신기하게도
나를 짓누르던 문제도
함께 작아지는 것 같아요.
그래...그러네...
이 문제도 늘 그랬듯
시간이 지나면
저 구름처럼 흘러가겠구나.
예전에는
눈앞의 일들이 전부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조금만 흔들려도
세상이 다 무너지는 것 같았죠.
ㅡ
그런데 이제는 알아요.
지금 내가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이유.
그만큼 버텨낸 시간이
나에게 만들어준 여유라는 걸.
우왕좌왕하던 어릴 때와는 달리
생각할 시간이 조금은 생겼다는
뜻이라는 걸요.
스트레스에 휩쓸려 있던 순간에는
하늘을 볼 틈조차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
나는 이제
하늘을 바라볼 여유가 생겼구나.
연륜과 경험이라는 건
결국 이런 걸 말하는 건가 봐요.
내가 문제 속에 휩쓸리기 보다
문제를 바라보는 태도와 높이가 달라지는 것.
ㅡ
시선은
살아온 깊이만큼 달라지나 봅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이런 생각이 들어요.
아는 만큼 보이는 게 아니라,
보이는 만큼 알게 되는 건 아닐까 하고요.
ㆍ
ㆍ
ㆍ
ㆍ
ㆍ
그거 아세요?
하늘은
한 번도 같은 색이었던 적이 없다는 걸요.
하늘의 색은
그 순간의 여러 조건들이 만들어낸
‘찰나의 색’이거든요.
마치 사람 마음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