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더 라스트 댄스(The Last Dance)
이것에 빠져서 몇일동안 잠을 제대로 못잤는지 모르겠다. 수일동안 틈날때마다 잠을 설치며 본 그것. 다큐멘터리형태로 소개된 '더 라스트 댄스'는 90년대 미국프로농구 NBA의 아이콘이자 나이키의 모델로 잘 알려진 마이클 조던이라는 인물이 세계최고의 무대인 NBA에서 겪은 선수생활과 그 과정의 삶을 인터뷰와 그당시의 경기영상과 함께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소개하는 일종의 관찰기록이다.
내가 이 다큐를 접한것은 2021년 초였다. 넷플릭스에서 방영된지 조금 지난 후에야 보기 시작했다. 여담이지만 이 다큐멘터리 상영과 함께 당시 메인 스폰서였던 나이키의 주가는 꽤나 상승했던 것으로 알고 있고 리셀 마켓과 함께 나이키 브랜드의 인지도는 함께 높아졌던것 같다.
난 솔직히 NBA를 놓치지 않고 보는 빅팬은 아니다. 재방송이나 하이라이트를 주로 보는 정도였고 당시의 선수들도 대략만 알고 있었을 뿐이라 의미없는 최고의 농구선수 논쟁은 하고 싶지 않다. 단지 스탯에서 더 뛰어난 선수는 얼마든지 나올수 있고 지금도 더 나은선수는 있겠지만 '아이콘'이라 불리는 것은 그것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는것 정도는 말하고 싶다.
어쨋거나 조던의 더 라스트댄스에서 내입장에서 가장 몰입된 것은 조던이라는 캡틴이 어떤식으로 본인 자신에게 몰입해 왔으며 어떻게 팀을 이끌고 3연속 우승이라는 그 어렵다는 성과를 8년동안 두차례나(그 2년동안의 갭은 은퇴후 프로야구선수로 활약한기간 포함한 2년이다) 이루어냈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 그는 NBA에서 3번 연속우승을 두차례, 총 6번의 우승을 한다. 미국프로농구에서 우승을 3번 연속으로 한 경우는 넘는 전체 역사중 단 다섯번이라고 한다. 그중 두번을 은퇴를 전후로 이루어낸 결과는 정황상 압도적이라는 표현을 써도 될것 같다.
내가 떠들어 대고 싶은것은 이런 결과를 이끌어낸 그의 리더십과 관련된 내용이다. 농구는 혼자가 아닌 팀간의 경기이기 때문에 리더십은 성패와 관련이 깊을수 밖에 없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도 혼자서 팀을 승리로 이끌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얼마전 어느 기사에서 조던의 리더십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의 독단적이고 가혹하게 팀 동료선수들을 몰아치는 모습은 그를 위대한 선수라고 표현할수 있을지라도 훌륭한 리더라고 볼수는 없다는 내용을 다뤘다. 다큐멘터리 중간중간에 나오는 동료 선수들의 증언은 그의 가혹한 일화들과 팀메이트들을 혹독하게 몰아붙이는 모습들에 대한 소개가 있기도 했었다.
그럼 그는 그 기사에서 처럼 별로인 리더였을까?
그 혹독한 기사에 전혀 동의할수 없었다. 마치 세종대왕을 두고 '본인은 군주로서 성군이었을지 모르나 본인의 집착인 한글창제를 위해 집현적 학자들을 착취하고 야근을 강요하며 본인의 업적을 위해 슬하의 신하들을 혹독하게 옥죄었다'는 평가를 하는 기분이랄까. '한글창제' 정도의 전대미문의 프로젝트라면 그 업무량과 동원되는 인력의 규모와 깊이는 가늠이 안되는건 사실이니 말이다.
마이클조던의 리더쉽이란것이 본인의 능력은 별다를것 없는 상황에 팀메이트들을 쪼아대는 남다른 실력으로 악덕업주가 착취하듯 해왔고 이를 통해 얻은 두드러진 성과라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두가지, 일단은 그렇게 해서 얻어낸 성과도 아니고 그렇게 해서는 얻을 수 있는 성과도 아니므로 그의 리더쉽은 비난하고싶지 않다.
이런 생각속에 과연 훌륭한 리더는 어때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에 빠졌다. 훌륭한 리더는 자신이 결과를 만들어 낼 줄 아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혜안을 제시하고 본인이 그안에 몰입하면서 승리를 자기앞으로 끄집어오는 사람 말이다. 그 결과가 있어야 말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리더가 되지않을까.
리더 자신의 뛰어난 능력
본인 및 주변에 유효한 동기부여
과정과 결과 모두에 책임감 있는 모습
이 모든것을 통해 만들어낸 압도적인 성과
결국 위의 네가지중에 네번째 압도적인 성과까지 있어야 훌륭한 리더가 되는것이다. '누가누가 좋은 사람인지'를 말하는것이 아니라 '훌륭한 리더'를 말하는 것이다.
리더쉽강좌에서나 하는 '듣기좋고 내입맛에 맞는 리더 만들기'는 현실에는 존재하기 힘든 리더라고 생각한다. 그런 리더가 있다 하더라도 훌륭한 리더가 되기에는 그 성과가 아름답지 못하기가 쉬울것이다. 우리가 흔히 감상적으로 접근해서 인정하고 있는 리더들은 몇몇 있을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이 마저도 그냥 개인적인 취향이라는 MSG가 가미되어 있는 케이스가 대다수일 것이다. 예로 우리가'삼국지'에서 가장 주목하고 애착을 가지는 인물은 도원결의를 맺은 유비와 그 주변인물이지만 실제로 삼국을 통일한 위대한 리더는 어쨋거나 조조임을 간과 하기 쉽다.
이렇게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마이클조던보다 리더로써 더 대단한 인물이 동서고금에 몇명이나 있었을까 싶다. 농구라는 프로 스포츠의 아이콘으로 한시대를 휘저은것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관심을 농구로 불러들이고 시장을 확장시키고 아직까지도 상품적 가치를 증명해낸다. 그의 이름을 딴 '에어조던'이라는 브랜드가 나이키의 황금시대를 대변하면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니. 알렉산더 대왕 이순신장군등 국가의 영광과 운명을 걸고 하던 과거의 전쟁이 이제는 코트위에서 전세계의 최고의 선수들이 전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쟁같은 역사가 되는것으로 변해온것 뿐일수도 있다.
3-peat(3연속우승) 이라고 불리는 압도적 성과를 두번이나 달성하고 NBA 파이널 MVP를 여섯차례나 수상한 전세계 스포츠계의 아이콘 마이클조던이라는 인물은 다양한의미에서 존중받아야 한다. 선수 개인으로서의 뛰어난 능력과 성과, 팀의 리더로서의 뛰어난 능력과 성과, 미국의 프로농구를 성장시킨 업적, 농구 선수들의 가치를 올린 업적, 농구라는 스포츠 시장을 성장시킨 업적, 프로스포츠의 시장성과 영향력을 향상시킨 업적등 여러가지 의미를 창조해냈다.
그의 지독한 근성과 리더쉽 안에서 존재했던 성과는 그를 "어려운 리더"라고 부를지언정 "위대한 리더", "훌륭한 리더"라는 수식어는 항상 함께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글의 제목을 성공 리더라고 표현한 이유가 있다. 우리는 리더쉽의 바람직한 모습에 대해서 이렇게 저렇게 말하곤 하지만, 실제로 좋은 말들을 모아놓은 이상형일 뿐인 경우가 많다. 그렇게 해서는 성공적인 리더가 되기는 어렵다.
실재하는 위대한 그리고 성공한 리더들은 그 결과를 위해서, 경쟁에서의 승리를 위해서 인내와 고통을 감내하고 혹독한 현실을 뚫고서 목표를 이뤄내기 때문에 함께하는 팔로워들 역시 힘들어할수 밖에 없다. 단지 그 고생끝의 낙을 확실하게 가져다주는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