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트레스가 점점 심해진다. 생각만 해도 심박수가 올라가고 한숨이 나온다.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지만 말이라도 하지 않으면 돌아버릴 것 같다. 정말로, 상담을 받아야 할 것 같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하며 일을 해야 할까? 돈이 필요하다. 아이가 둘 있다. 그러니 나의 책임은 일이 아니라 가정에 있다.
2
거북이
오늘, 하다와 이상하리만큼 오래 보았던 것은 거북이였다. 하다는 거북이를 키우고 싶어 했고, 나는 ‘언젠가는’이라는 말로 얼버무렸으나, 저 느리고 바보 같지만 알고 보니 가슴과 등뼈를 세상밖에 내놓고서 제 이외의 종들은 야무지게 속여먹는 담대한 저 친구들이 내심 맘에 들었다.
숨는 것도 결국엔 목숨을 담보로 한 선택이었다. 겁쟁이 거북이는 없다. 그리고 거북이는 느리지만 결국 누구보다 오래 산다. 끝까지 버틴 놈이 이기는 거라고. 그러니 생의 링 안에서 끝까지 버텨 이겨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3
잠이 오지 않는다. 한참 동안이나 거북이 영상을 찾아보았다. 그 단단하고 여린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그리고 그러는 동안 마음을 받았다. 귀하고 소중해서, 쓸데없는 마음 따위는 안중에도 두지 말아 보자고 생각했다. 건네준 이에게도 용기였고, 받아서 내일을 버틸 마음을 먹을 힘을 내는 나에게도 용기가 생겼다.
4
잘 시간이다.
미움의 말 대신 감사의 말을 남길 수 있어 그 또한 감사하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