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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림이 언니 최윤순 Jan 03. 2024

우리 반 눈물 규칙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친구들과 처음으로 선생님이 된 담임 선생님의 따스하고 감동적인 동화 <우리 반 눈물 규칙>을 선물 받았다. 그것도 작가님의 친필 사인이 들어있는 소중한 선물이었다.

물론 초등 1학년에 입학한 아이들은 어린이집도 유치원도 입학했고. 졸업도 했던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학교는 모든 걸 선생님이 도와줬던 그때와는 다를 거라고 어렴풋이 상상한다. 

아이들은 학교라는 곳은 저마다 무엇인가 나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할 것 같은 단단한 마음자세를 가지고 입학한다.

물론 유치원 선생님도 엄마 아빠도 계속 “너 스스로 옷도 챙기고. 책가방도 챙기고, 준비물도 챙겨야 한다. 앞으로는 아무도 도와줄 수 없어요.”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하셨다.

거기에 할머니, 할아버지, 고모, 이모도, 한몫 더 하셨다. 

그들은 초등학교 1학년 입학을 축하하며 선물도 빵빵하게 사 주셨다. 

그럴 땐 내가 정말 대단히 큰일을 하러 떠나는 장군 같은 마음 자세가 되었다. 

‘절대로 눈물 같은 것은 흘려서는 안 될 것 같은 마음도 생길 것 같다.’

엄마 손잡고 입학식에 갈 날을 꼬박꼬박 기다리는 어린이들 가슴은 더 콩닥콩닥거릴 것이다. 

어쩌면 빵빵한 풍선처럼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은 조심스러운 마음도 여러 날이었을 것이다.

막상 엄마 손잡고 입학하던 날 학교는 왜 이렇게 크고 휑하니 낯선지 더 주눅이 들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나도 초등학교 다닐 때 많이 울었다.

산수 문제 못 푼다고 울고, 받아쓰기 100점 못 받았다고 울고, 

준비물 제대로 챙겨 오지 못해 부끄럽고 속상해서 울고. 

그때 왜 그렇게 울 일이 많았던지 지금도 그 생각에 얼굴이 화끈거린다.

내 생각이나 상황을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또렷하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때 울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초등학교 입학한 것이 거의 50년도 넘었지만 춘설이 분분히 나리 던 날, 

운동장에서 벌벌 떨며 교장 선생님 말씀이 빨리 끝나기를 기다렸던 나의 입학식 날이 또렷하게 떠올랐다. 

그리고 <우리 반 눈물 규칙>이라는 책은 아주 오래된 나의 과거를 소환하는 그런 강렬한 힘이 있었다.

김 리하 작가님은 아마도 학교에 몰래몰래 들어가 아이들의 모습을 세세하게 지켜보고 스케치한 듯하다. 학교가 작가님이 다니시던 예전과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했는데 현재 시대에 맞게 묘사한 점이 기가 막혔다. 모든 것을 말로 설명하고 하나하나 예시를 들어줘 이해시켜 주어야만 하는 초등 1학년 담임 선생님. 

선생님도 아이들과 함께 한 발자국씩 성장해 가는 모습이 그려지고 웃음이 난다.

“1학년 2반 눈물 규칙”은 보기만 해도 웃기는 기발한 발상이다.

그래서 초등 입학생이나 학부모님들은 작가님의 살아있는 유머에 더 빠져들 것이다. 

이렇게 분명하게 써주시니 이제 막 입학한 아이들은 이해하기가 한결 수월할 것이다. 


그 규칙은 무엇이든 쏙쏙 빨아들이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습득이 될 무기 같다.

한 발 더 나아가 아이들은 선생님을 피곤하지 않게 만드는 규칙을 만드는 깜찍하고 귀여움이 뚝뚝 묻어난다. 자기들이 생각하기에도 선생님이 너무 피곤하실 거라고 느끼고 생각한 점이 성장 포인트 같다.

“하루에 딱 5번씩만 선생님 부르기” 규칙을 스스로 만들면서 아이들은 ‘얼마나 마음이 커지고 기뻤을까?’

이렇게 아이들도 선생님도 독자도 함께 성장해 가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그런 책이다.

눈물 바보 어린이들은 아마도 1학년을 마치고, 2학년 올라갈 때는 나처럼 모두 까불이가 되었든지. 아니면 애 늙은이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독자도 함께 어떠한 규칙이라도 만들고 싶은 의욕이 생기는 책. 

자녀와 함께 자기들만의 규칙을, 이야기를 만들고 이어갈 수 있겠다는 그런 여운이 남는 

<우리 반 눈물 규칙> 책이라서 더 훈훈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님의 기발한 상황 설정과 유머에 이른 새벽 시간임에도 많이 웃었다. 

재밌고 메시지도 한 아름인 책을 만나서 신나고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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