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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림이 언니 최윤순 Oct 24. 2024

나의 다섯 햇살

에필로그



  어느 날 TV에서 <You are my sunshine> 노래가 흘러나온다.

  그것도 공익광고로....

  노래가 살포시 귓가에 머물고 익숙한 멜로디에 설레었다. 

  가사를 곱씹을수록 더 깊이 감도는 여운. 

  광고가 나올 때마다 이 노래를 끝까지 따라 불렀다. 참 신기했다. 

  내가 청아한 목소리(혼자 생각임)로 이 노래를 끝까지 부를 수 있다니!


   나의 빛나는 햇살은 결국 <우리 아이, 우리 미래>라는 광고다.

   퇴근하는 엄마에게 번개도 치고, 장맛비도 내리고, 눈보라가 쳐도 

   현관문 도어 락을 여는 순간,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임없이 퍼져나간다.  

   아이들은 예쁜 몸짓으로 춤을 추며 달려든다.

   얼굴 가득 환한 미소를 띤 아이들이 비행기 날개처럼 양팔 벌려 품에 안긴다.

   부모에게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환한 미소는 활력소다.





  몇 년 전 손자와 함께 하늘 음악회에 출연해서 완벽하게 가사를 외웠던 그 노래! 

  상당히 시간이 흘렀는데도 완전하게 부를 수 있다니!

  많은 추억이 깊은 곳에서 딸려 나왔다. 결국 손자와 함께했기 때문에 내 뇌리에 강렬하게 남았나 보다. 

먼 훗날 손주들과 함께한 추억거리를 생각하면 가슴이 따뜻해질 것이다.


  나는 그런 햇살 담은 미소와 웃음소리를 날마다 듣고 산다.

  일단 나에게는 햇살 미소를 닮은 손주가 다섯이다.

  그들은 나에게 자기만의 빛깔과 모양으로 사랑의 이야기를 들이민다.

  왁자한 손주들 모습이 겹치고 두 번째 봄을 맞이한 할머니는 자판을 두드린다.

  적당한 거리에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손주들! 

  가끔 정서적 감동까지 주는 손주들!

  한없이 쓰다듬고 볼을 비벼도 가만히 대주는 손주들!

  그들이 있어 나는 60대에 피어나는 황혼을 즐기고 있다.





  <두 배로 쉬워지는 애 둘 육아 수업>을 쓴 이 윤희 작가는 “아직 어려서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많은 것을 아이들이 해내는 모습을 목격했다. 어려서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말도, 

걸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거리도, 갈 수 없다고 생각했던 곳도 모두 아이가 해낼 수 있는 것들이었다.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어른들이 단정 지어 버리는 순간 아이들은 가능성을 잃어버린다. 

반대로 할 수 있다고 믿어줄수록 아이는 할 줄 아는 것이 많아진다.”라고 말했다.


  이런 보물 같은 손주들에게 무턱대고 믿어주고 기특하게 여겨주는 누군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물론 부모는 천륜으로 맺어진 확실한 지지자다. 할머니가 제3 양육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할머니가 품어준 끝없는 사랑과 관용이 먼 훗날 손주들에게 심리적인 안전판이 되기를 희망한다.

즐겁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책으로 엮으니 신나는 기운으로 가득하다. 

가족의 온기로 채워진 이야기는 세대를 잇는 따스한 다리가 되어, 기쁨의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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