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커피를 마신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랫배에서 때가 되었다는 신호가 온다. 09:30분쯤, 어제 산 주식이 오르길 바라면서 3번 칸으로 향한다. 닫혀있는 변기 커버를 열어보니 갈색, 검은색 점들이 흩뿌려져 있다. 인상이 찌푸려진다. 2번 칸으로 가보니 다행히도 갈색 점들의 수가 현저히 적다. 휴지로 닦아내고 자리에 앉는다.
백화점, 호텔 로비 화장실을 가보면 화장실인데도 불구하고 향도 좋고 물자국 하나 없이 깨끗하다. 어느 화장실에서와는 달리 미소가 절로 나온다.
두 화장실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를 보며 관리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누군가와 대면하려면 우선 깔끔해야 한다. 깔끔하지 않으면 상대는 가감 없이 다른 곳을 찾아갈 것이다. 누구는 겉모습보단 됨됨이로 어필하겠다고 하는데, 됨됨이는 서로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때나 비로소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 관리가 되어있지 않으면 맞은편에 상대방이 없어 그럴 수 없다. 고로, 혼자 살 게 아니라면 관리하자.
본인이 사용한 자리는 정리하지 않으면서 깨끗한 곳만 찾아다니는 사람은 가히 최악인데 본인이 깨끗한 자리를 좋아하는 만큼 남들도 깨끗한 자리를 좋아한다는 걸 한 번쯤은 헤아려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