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유튜브 프리미엄 계정을 같이 쓰고 있었는데 아내의 휴대폰으로 유튜브를 봤더니 광고가 나왔다. 연고를 물어보니 구독하는 채널이 너무 달라 다른 계정을 쓴다 했다.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원하는 영상을 띄워준다는 장점도 있지만 원하는 영상만을 띄워 다른 걸 볼 수 없다는 게 흠이다.
세 차례 대선 토론이 있었다. 토론 내내 각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고 본인 말하기에 급급했다. 질문을 했음에도 답변할 시간을 주지 않았고 답을 해도 질문과 맞지 않는 답변을 늘어놓았다. 정책이 주제였음에도 서로를 비방하기 위한 질문들을 쏟아냈다. 애초에 대선을 조기에 하게 된 계기가 특정 집단이 특정 논리에 사로 잡혀 본인들 하고 싶은 대로만 했기 때문임에도 후보들은 아랑곳 않고 다른 후보들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후보 모두, 각자만의 두터운 알고리즘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듯했다…
사회란, 좋으나 싫으나 같이 붙어있을 수밖에 없는 공동체이다. 서로 맞지 않은 사람들끼리 붙어있으니 사회제도가 누군가에겐 옳아도 누군가에겐 옳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집단의 편만 들어주거나 모든 집단을 만족시키려고 하면 사회는 곪거나 방향성을 잃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사회가 발전하려면 정답을 도출하기 위해 서로 끊임없이 소통하며 다투고 화해하길 반복해야 한다(현재는 소통과 화해가 없다). 비 온 뒤 땅이 굳는다.
조선 후기, 조정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었기에 온 국민이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현재의 대한민국이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다행인 건 과거와 달리 현재는 국민이 정부를 선택한다. 단, 국민은 국민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 가끔은 우리부터 알고리즘을 꺼보는 게 어떨까… 알고리즘에 사로 잡힌 것만 같은 정부를 가지지 않으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