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우는, 암기식 공부에 관하여
영어를 어떤 식으로 공부해야 재미있을지 모르겠어서, 조금이라도 갈피를 잡고자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갈피가 잡힐 줄은 몰랐다.
골칫덩이 영어
처음엔 새로운 내용이니 내용을 알아가는 데에 있어서 재미가 있었고 지루하지 않았다. 몇 번, 반복할수록 재미는 줄어들고 암기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 문제다. 그런데 문학도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것이지만 지루하지는 않다.
영어와 문학, 두 과목의 차이가 무엇일까.
잠깐 공부 방식을 회상하여 떠올려 본 것은, 문학은 그 내용을 진심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외우지 않고도 나올 수 있는 공부를 한다. 반면, 영어는 다른 나라 언어인지라 일단 조금 불편하기도 하고.. 단어 암기도 필요하고 구조 분석하고 수식하는 문장도 정리한다.
방금 적은 내용에서 중요한 부분을 알아챌 수 있다. 아까 내 질문의 답을 추론해 낼 수 있는데, 문학은 내용을 깊이 이해하려 하는 반면(*실제로도 내용 관련 문제가 나오기는 하지만 대부분 문법이란 것을 고려하길 바란다), 영어는 시제, 문법, 구조를 그저 외우려 한다.
최근에 재미있었던 영어는 이해 공부에 더 가까웠다.
예를 들면, 과거에는 이러했지만 현재는 이렇다는, 과거와 현재의 차이를 강조하기 위해서 과거 완료 시제를 쓸 수밖에 없는 것이었고,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밑줄을 그을 수 없는 글에서 중요한 것을 알려주기 위해) 동사 앞에 do를 쓰는 것.
문학은 언어이기에, 여러 문장 속에서 말하고 싶은 것, 또한 문법을 쓰면서까지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이 이 여러 문장의 주제이자 글쓴이의 마음이다. 영어라고 뭐가 다른가? 방금 예로 든 것들은 분명 문법은 맞다. 하지만 문학에서도 대부분 주제를 강조하거나 운율을 내기 위해 문법을 쓴다. 영어도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난 지금까지 부정해 왔다.
문학과 영어는 언어이기는 하지만, 문자가 다르기에 외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인간은 지구 안에서 살아왔고 다양하고 많은 교류를 하고 있다. 문자는 다르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형상화한 것이 글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문법을 쓴 것은 결괏값이다. 문법은 이야기에서의 포인트, 이 글의 주제를 알려주기 위한 단서들로써 존재한다. 나는 그러한 단서들을 그저 수긍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하며 공부해야 한다. 이 글의 주제와 연관시켜서 왜 이 문법을 쓸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아내야 한다. 그러면 비로소 나는 영어를 즐겁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성향에 맞는 공부 방법이기 때문에.
문학 공부와 마찬가지로 내용을 이해하는 공부를 해봐야겠다. 지금은 시험이 당장 내일부터라 많이 늦긴 했지만, 외운 건 너무 빨리 달아나 버린다는 것을 어제도 깨달을 수 있었기에 이번 시험에는 못 써먹을지라도 다음부터는 꼭 실천해 봐야겠다. 영어와도 친해질 수 있기를, 영어 공부 시작 전에 이렇게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