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시술 일정
시험관 시술은 크게 두 가지 시술로 나뉜다. 배란 유도 후 성숙한 난자를 난소에서 꺼내는 난자채취(OPU)와, 채취한 난자를 배양하여 수정시킨 뒤, 수정된 배아를 다시 자궁 안에 넣는 배아이식(ET/FET)이 있다. 생각해 보면 채취 후 수정이 되기까지 며칠이 걸리기 때문에 각 시술이 서로 다른 날에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지만, 나는 첫 시험관 시술을 진행하고 나서야 그 과정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각각의 시술을 위해서는 셀 수 없이 많은 주사를 맞고, 병원을 방문하며 내 몸의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기간은 비슷하지만 개인적으로 이식을 하기 전까지의 과정이 이식 후보다 더 힘들었다. 채취를 위해 맞아야 하는 주사의 종류와 양도 더 많았고, 병원을 갈 때마다 시술을 시도할 수 있을지 마음을 졸여야 했다. 이식 후 임신 확인까지의 기다림이 실낱같은 희망 속에 살아가는 느낌이었다면, 배란 유도부터 이식 전까지는 알 수 없는 확률 속에서 끝없이 요동치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다.
원장님과 진행하기로 했던 장기요법은 이 채취의 기간이 길어지는 것이었다. 이전에는 생리 시작 후 병원을 방문하던 것과는 달리, 생리를 시작하기 전부터 병원을 방문해서 피임약을 처방받고, 난포가 고르게 자라도록 배주사를 맞아야 했다. 몇 차례 방문 후 원장님은 입을 떼셨다.
"이번 달에는 난포가 4~5개 정도가 보이네요. 그런데 이번에도 난포 1개만 크기가 큽니다. 고르게 난포를 키우기 위해서 장기요법을 진행했던 건데... 우선은 지켜봅시다."
이후 주사 처방을 받아가며 난포의 경과를 확인하는 과정을 다시 반복했다. 방문할 때마다 '이번 주기에 시도를 할 수 있을까?' 궁금해하며 마음을 졸였다. 얼마 뒤, 원장님으로부터 난포 크기는 차이가 나지만, 시술을 시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답변을 들었다.
원장님의 담담한 어조 속에 근심이 느껴졌다. 큰 난포 하나는 시술 전까지 터지지 않아야 했고, 작은 난포는 성숙 난포로 키워야 했다. 난포를 자라게 하는 주사제가 작은 난포에게만 가면 좋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인간의 바람일 뿐이니까. 원장님의 제안에 잠시 망설이다가 끝까지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시험관 과정은 난포가 잘 자극되어 자라는지, 수정이 잘 되는지, 착상이 잘 되는지 등 몇 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사람마다 각 단계별 성공률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담당의는 회차를 진행해 가며 해당 환자가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있는지, 그 부분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면 좋을지 고민하고 대처해 나간다. 그렇게 피드백을 해나가다 보니 인공수정과 달리 회차를 진행할수록 시험관 성공률이 올라간다. 비록 이번에 기대되는 난포 개수는 적었지만, 새로운 단계를 시도해 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임시술비 지원 통지서의 유효기간 끝자락이 되어서야 내린 결정이었다. 새로운 회차가 진행될 때마다 나는 지원 통지서를 상담실에 제출을 했고, 시술이 중단될 때마다 간호사분께 도로 건네받았다. 그동안 내 통지서는 이리저리 방황하며 너덜너덜해져 있었다. 내 마음처럼.
휴직을 낼 당시만 해도 '6개월 정도 쉬고, 겨울방학도 있으니 시험관 시술을 4~5번 정도는 할 수 있겠지?'하고 막연히 생각하던 과거의 내가 떠올라 쓴웃음이 났다. 나에게 남아있는 휴직 기간 동안 시험관을 시도할 기회가 한 번이라도 더 있을까.
"드디어 졸업하네! 아휴, 고생 많았어요."
채취가 결정된 뒤 상담실에 들어서자, 간호사분이 날 안아주시며 등을 토닥여주셨다. 4개월 동안 주사를 맞기 위해 거의 매일 병원을 오가다 보니, 우리는 눈빛만으로도 안부를 나눌 만큼 가까워졌다.
모니터에 예정된 작은 난포의 크기와 개수를 보신 뒤 잠시 내 표정을 살피셨지만, 이내 친절한 미소로 시술 진행을 위해 동의가 필요한 서류들을 내밀며 설명하셨다. 나는 정신없이 간호사 분의 손끝을 따라가며 형광펜으로 밑줄 그어진 부분들마다 서명을 했다. 서명이 끝난 후에는 새로운 주사를 맞는 방법과 채취 전날과 당일의 주의사항에 대해서도 꼼꼼히 알려주셨다.
그동안 맞던 주사들의 용량이 변경되었고, 큰 난포 하나가 조기에 배란되지 않도록 새로운 주사가 추가되었다. 한 번에 맞아야 하는 주사의 개수도 3종류로 늘었다. 그동안은 한쪽 배에 맞으면, 반대편에 다른 종류의 주사를 맞으면 됐는데, 주사가 3종류가 되니 주사를 놓을 배가 부족하게 느껴졌다.
난포 채취를 위해 채취 전 반드시 맞아야 하는 트리거 주사도 처음으로 처방받게 되었다. 간호사분은 나를 격려하기 위해 "시간 꼭 지켜야 하는 주사예요. 이 주사를 맞지 않으면, 난포 채취가 안 돼요. 너무 힘들면 정해진 시간에서 5분 정도 차이 나는 건 괜찮아요. 잘할 수 있을 거예요."라고 하셨다. 5분. 절망스러웠지만, 잊어버리지 않도록 알람을 앞, 뒤로 맞췄다. 이후 밤에 알람이 울렸고, 나는 바람 앞에 놓인 잎사귀처럼 파르르 떨며 주사를 놓았다.
밤부터 시험관 전까지는 물을 포함한 모든 것이 금식이었다. 시술 후에는 복수가 찰 수 있으니 이온음료를 준비하라는 말에 부랴부랴 이온음료도 한 박스 샀다. 그렇게 시험관 시술일까지 하나만 크게 자랐던 난포가 터지진 않을까 걱정하며 이틀 밤을 뒤척였다. 긴긴밤이었다.
-계속-
목적: 한 주기에서 여러 개의 난자를 얻어 수정·배양 성공률을 높이기 위함.
방식: 난포를 키우는 주사(FSH/LH, hMG)를 일정 기간 투여하면서, *조기배란 억제제(난자가 미리 배란되지 않게 붙잡는 단계)*로 배란 시점을 통제한다.
모니터링: *질식 초음파·혈액검사*로 난포 크기와 호르몬 변화를 확인한다.
생리 시작
난포 자극 주사 시작(보통 8–12일)
조기배란 억제제 병행(프로토콜에 따라 시점 다름)
트리거 주사로 난자 최종 성숙 유도
난자채취(트리거 후 약 34–36시간) 난포 자극 주사(배란유도)
하는 일: 뇌하수체가 분비하는 FSH/LH 작용을 정제 주사로 보충해 난포를 여러 개, 고르게 키운다.
투여 기간: 개인에 따라 매일 혹은 격일, 보통 8–12일.
약물 계열(예시): rFSH: 고날에프, 퓨레곤 등 hMG(FSH+LH): 메리오날, 고나도핀, 포스티몬 등
과배란으로 거의 성숙한 난포가 배란돼 버리지 않도록 배란 신호(LH 서지)를 억제해 채취 시점까지 ‘시간을 확보’하는 약제.
시작 시점: 생리 시작 전 7–10일부터 억제제를 먼저 투여 → 이후 난포 자극 주사 시작.
특징: 억제력이 강하고 일정이 안정적.
고려사항: 주사 기간이 길어질 수 있음, 생리 불규칙 시 피임약으로 스케줄 조정이 필요할 수 있음.
약물 예시: 루크린, 수퍼팍트, 데카펩틸 등.
시작 시점: 난포 자극을 먼저 시작하고, **중간(대개 5–6일 무렵)**부터 억제제를 추가.
특징: 일정 유연성, 투여 기간 짧음, OHSS 위험이 높은 경우에 선호되는 경향.
약물 예시: 세트로타이드(세트로렐릭스), 오가루트란(가니렐릭스) 등.
트리거 주사: 난포가 목표 크기에 도달하면 hCG 또는 GnRH agonist 트리거로 난자의 최종 성숙을 유도.
채취 시점: 트리거 34–36시간 후 질식 초음파 유도하에 난포액을 흡인해 난자채취를 진행.
-상단의 시험관 정리 순서는 GPT의 도움을 받아 정리한 일반적 설명이며, 세부 일정·약물 선택은 개인 상태와 병원 프로토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