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취 관련 주의사항
난자 채취일은 난포의 크기와 상태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미리 정확한 일정을 알 수 없다. 나의 경우 남편과 토요일 오전에 병원을 방문했을 때, 채취 일정이 이틀 뒤인 월요일 오전으로 결정되었다. 갑작스럽게 중요한 회의에 빠지며 연차를 내야 했던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만약 내가 직장을 병행하며 시험관을 시도했다면 당황스러웠을 것 같았다. 그 순간들은 아이를 중심으로 삶의 중심을 옮겨가는 예비부모로서의 적응 과정이겠지만.
병원에 도착해야 하는 시간은 오전 7시 30분. 시험관 시술은 예약제라 평소처럼 기나긴 줄을 서지 않아도 돼서 좋았다.
“여보, 일어나요. 병원 가자.”
분주히 짐을 챙겨 남편과 차에 올랐다. 평소 병원에 가는 시간보다는 늦은 출발이었지만, 밤새 긴장한 탓에 머리가 무거웠다. 나는 다크서클을 드리운 채 조수석에 앉았고, 남편은 연신 하품을 하며 운전대를 잡았다. 운전을 하는 그의 머리 위로 새집이 지어져 있었다. 그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났다가,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우리 둥지에도 아기새가 날아들까?’
병원에 도착하자, 길게 늘어선 줄을 뒤로하고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3층. 처음 눌러보는 층에 손끝이 가늘게 떨렸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두리번거렸다. 상담실에서 지난번 설명으로만 들었던 호출벨이 보였다. 벨을 누르자 삼엄하게 닫혀 있던 유리문이 열렸다. 두리번거리며 신발을 갈아 신는데, 멀리서 남편의 이름이 먼저 불렸다. 실내화를 갈아 신던 남편은 허둥지둥 간호사를 따라가며 인사를 했다.
“이따 봐~”
지난번 상담실에서 들었던 설명을 떠올리며 혈압을 재고, 빈자리를 찾았다. 주황빛 조명이 은은하게 번지는 의자에 앉기 위해 무거운 공기를 가로질러 걸어갔다. 대기실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드문드문 새어 나오는 한숨 소리 외에는 정적이 감돌았다. 잠시 뒤 내 이름이 불리고, 신분증과 생년월일을 확인한 뒤 다른 환자들과 함께 간호사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여기서 옷 갈아입으시고, 화장실 꼭 다녀오세요.”
환복을 마친 뒤, 화장실에도 들렀다. 이후 벽에 부착된 화살표를 따라 미로 같은 복도를 걷다 보니 전처치실이 나왔다. 신원을 재확인한 뒤 안내받은 침대에 누우니 수액 거치대에 부착된 내 이름표가 보였다. 언젠가 내 이름보다 '누구 엄마'로 더 많이 불리는 순간이 올까? 나는 아이가 생겨도 '누구 엄마'보다 내 이름으로 불리고 싶은데.
간호사분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동안 2층에서 보던 익숙한 얼굴들은 보이지 않았고, 모두 처음 보는 분들이었다. 몇 개월간 2층만 뱅글뱅글 돌던 나에게 시술실이 있는 3층은 낯설고, 다른 세계처럼 느껴졌다.
머지않아 수액을 놓으러 간호사 한 분이 다가왔다. 처음 찌르려던 팔에서 혈관이 잘 보이지 않자 반대쪽 팔을 요리조리 돌려보셨다.
“아이고, 이쪽에 놓으려 했는데 멍이 많이 들어있네요. 어쩌죠.”
지난 채혈 검사로 생긴 멍이었다. 아마 내 배를 보면 더 놀라시겠지? 주사 쫄보가 시험관 주사를 맞느라, 성한 데가 없었으니까. 간신히 손등에 링거를 맞은 뒤, 항생제 검사가 이어졌다. 아프단 말에 긴장했지만, 생각보단 참을만했다.
'몇 시부터 출근하셨던 걸까?'
문득, 평소 엘리베이터 앞에서 병원 오픈을 기다리던 새벽에도 이곳은 이미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 분주함에도 환자를 맞이하는 따스함이 감사하기도 했고, 포근하게 느껴졌다. 그 포근함에 긴장이 풀릴 때쯤, 간호사분이 내 이름을 다시 불렀다.
"이제 곧 들어가실 거예요. 화장실 다녀오시고 대기해 주세요."
어젯밤부터 물도 마시지 않았고, 전처치실에 들어오기 전에도 화장실을 다녀왔던 터라 요의(尿意)가 느껴지지 않았다.
"저 아까 환복 할 때 다녀왔거든요. 혹시 또 가야 할까요?"
"네, 방광이 최대한 비어있어야 안전하게 시술할 수 있어요."
[난자 채취 전 방광 비우기가 필요한 이유]
1. 시술의 안전성과 정확도
⦁ 난자 채취는 질 초음파 유도로 질 벽을 통해 바늘을 넣어 난소의 난포를 흡인하는 시술
⦁ 질–난소 사이에 방광이 있어, 방광이 차 있으면 시야가 가려지거나 기구 경로가 꺾일 위험이 커짐 :이로 인해 시술이 어려워지거나 방광 손상 위험이 증가하므로, 시술 전 방광을 비우는 것이 원칙
2. 진정·수면마취 중 소변 실수 예방
⦁ 난자 채취는 대부분 진정(수면마취) 상태에서 진행
⦁ 마취 중 근육 이완으로 인해 본인도 모르게 요실금처럼 소변이 새는 상황이 생길 수 있으며, 사전 배뇨는 이러한 불편·사고를 예방합니다.
3. 시술 직후 이동 제한 고려
⦁ 시술 후에는 회복실에서 일정 시간 안정이 필요하고, 어지러움·멍함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바로 화장실 이용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사전에 방광을 비워두면 안전하고 편합니다.
위 내용은 GPT의 설명이며, 개인차·병원 프로토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담당 의료진의 지침이 최우선입니다.
다시 화장실에 다녀오자마자 나를 찾으셨고,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시술대에 올라 누웠다. 고통스러운 소독 과정이 끝나자,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평소 상담해 주시던 간호사분이 올라오셔서 그동안 고생했다며 두 손을 꼭 잡아주시고, 담당 원장님이 오셔서 이름과 얼굴을 확인하며 잘 될 거라고도 하셨다. 산소마스크가 씌워지고, 손끝에 산소 포화도 측정기가 끼워지자 맥박을 알리는 규칙적인 신호음이 들렸다. 잠시 뒤, 몽글몽글한 기분 속에서 아득함을 느끼며 잠들었다.
눈을 떴다. 눈꺼풀이 젖은 솜처럼 무거웠다. 시간을 확인하고 싶었는데 핸드폰이 없었다. 똑똑 떨어지는 링거액을 보며 시간이 흐르기만 기다렸다. 한참 뒤 간호사 분이 오셔서 건강상태를 체크해 주셨고, 담당 원장님께서도 회진을 오셨다.
"수술은 잘 끝났고, 난포는... 4개가 채취됐어요."
"네,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나는 원장님의 머뭇거림을 덮듯 씩씩하게 말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나도, 의사 선생님도 최선을 다 했으니까. 병원은 4일 뒤에 다시 오면 되고, 그날 자궁상태에 따라 이식 여부가 결정된다고 했다. 안쓰러워하며 조심스럽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했지만, 조금은 서글펐던 거 같다. 허무했다. 4개월을 들여 간신히 얻은 난포 4개였다.
링거를 다 맞은 뒤 수납을 하며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비몽사몽. 가만히 있어도 아래쪽에 약간의 통증이 느껴졌고, 기운이 없었다. 그래도 채취 개수가 적어서인지, 몸은 예상보다 덜 힘들었다. 난포가 많이 채취된 분들은 복수가 차서 복수천자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채취 후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는 난포가 적게 채취되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집으로 귀가해 남편과 집에 도착해 늦은 점심을 먹고, 항생제를 챙겨 먹었다. 4일 동안 잘 먹고 푹 쉬어야겠다. 기도도 잊지 말아야지.
'좋은 배아 나오게 해 주세요.'하고
-계속-
난자 채취 후 증상 정리
1) 일반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
- 아랫배 통증: 보통 1~3일 내 완화.
- 복부 팽만감/더부룩함: 난소가 일시적으로 커져 생길 수 있음. 수일~1주 내 가라앉는 경우가 흔함.- 소량의 질 출혈(분홍~갈색 착색): 1~2일 정도 관찰될 수 있음.
- 피로/어지러움/메스꺼움: 수면마취(진정) 영향으로 시술 당일~익일 가볍게 있을 수 있음.
2) 즉시 병원에 연락해야 하는 경우
- 점점 심해지는 복통, 지속적인 구토, 38도 이상 발열, 과도한 질 출혈(패드가 빠르게 젖는 정도).
- OHSS(난소과자극증후군) 의심 증상: 심한 복부팽만, 24시간 내 1kg 이상 급격한 체중 증가, 소변량 감소, 숨참/호흡곤란, 심한 메스꺼움·구토, 흉부 불편감.
위 내용은 GPT의 설명이며, 개인차·병원 프로토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담당 의료진의 지침이 최우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