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분야를 막론하고 인간의 본성과 삶의 본질을 관통하는 책을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독서를 약 10년 간 해왔지만, 인생 책이라고 말할 수 있는 책은 별로 많지 않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책 ‘상자 밖에 있는 사람’은 저에게는 인생 책 중 한 권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은 자기기만에서 벗어나서 진정한 소통과 협력을 이루는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좁게 보면 경제/경영 분야에 포함될 것이지만, 넓게 보면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 자기를 배반하며 상자에 들어가다.
자기기만이란 ‘자신이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하지 않고, 자신을 배반하는 행위’ 임을 의미합니다. 만일 자기기만적 이슈에 빠지면 빠질수록 중요한 의사결정에 있어 상황을 왜곡되게 바라보기 때문에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게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장 간단한 예로 ‘청소’를 들어보겠습니다. 방이 어질러져 있거나, 주기별로 청소를 하겠다고 약속을 하는 등의 상황을 마주했을 때 ‘아, 청소를 해야 되겠구나!’라고 떠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도 아실 겁니다. 단순히 ‘귀찮다’는 이유부터 시작해서, 육체적인 피로감의 문제, 다른 일의 중요성 등의 여러 이유를 대면서 청소를 하게 된다는 것을요. 그러면서 자신의 내면에 ‘올바르다’고 느끼는 것을 배반하게 됩니다. 책에서는 이 과정을 ‘상자 안으로 들어간다’고 비유를 듭니다.
자기기만, 치명적인 독.
그러면 상자 안으로 들어가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방 청소를 하라’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짜증이 나서 그 뒤에 어떻게 행동을 했는지 한 번 뒤돌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다른 사람한테도 방 청소를 억지로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2) 다른 사람이 ‘방 청소하는 건 어때?’라고 단순히 질문하는 것만으로도 화낼 수 있습니다.
3) 방이 더러워진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에 대해서 자책할 수도 있습니다.
4) 방이 더러워져도 ‘이 정도면 된 거야. 나는 내 할 일을 했어’라고 자기 합리화를 할 수도 있습니다.
5) 기분이 안 좋아진 상태에서 다른 일을 접하게 되면 제대로 의사결정을 못 내릴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나 자신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타인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타인도 '내가 왜 청소해? 니가 해야 할 것을 왜 나한테 미뤄!'라고 자기기만할 수 있는 여지가 발생합니다.
이렇듯 자기기만을 하는 순간 주변의 모든 것들에 대해 왜곡해서 바라보게 되고 실제로 해야 할 일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자기기만은 비즈니스 영역뿐만 아니라 직업, 돈, 사랑, 대인관계, 몸, 정신, 마음 등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가장 치명적인 독인 셈입니다. 그래서 반대로 ‘자기기만적 영역’을 줄일수록 풍요의 길로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뭣이 중헌데? 중요성이 지닌 함정.
그렇다면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자기기만을 피하면 피할수록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겠네?’ 말입니다. 하지만 이 책의 대전제를 보면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전제: 인간은 자기기만이라는 영역에서 피할 수 없는 존재이다.
그렇다면 왜 ‘자기기만’ 혹은 ‘자기 배반’이 일어나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앞서 말한 방 청소를 하지 않는 이유가 굉장히 다양한 형태로 있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이 이유들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바로 ‘중요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유를 대는 사람들의 내면에는 이러한 생각이 들어 있습니다.
‘나는 이 일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방 청소는 안 해도 돼!’ ‘나는 청소 따위는 안 해! 딴 사람이 청소해야 할 일을 내가 왜 해?’
즉, 다른 것에 대한 중요성을 ‘지나치게!’ 높이면서 청소를 사소한 것으로 치부하는 것이 공통적인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스스로 상자를 만들게 됩니다.
달리 말하면, ‘자기기만적 이슈에 빠졌을 때, 특정 영역에서의 중요성을 일부로 높인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저 명제를 뒤집어 보면 어떻게 될까요? ‘모든 영역에서의 중요성을 낮출수록 자기기만적 이슈에서 자유롭다’ 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한계랑 무슨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본인에게 중요한 일도 한계를 넘기면 자기기만적 이슈에 빠집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모두들 운동을 하는 것이 건강 관리에 핵심이 되는 것에 대해서 부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건강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하루 1시간~2시간 하는 것은 적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운동에 대한 중요도가 너무 높아져서 운동에 집착하게 되는 경우를 생각해보십시오. 운동이 너무나 중요한 나머지 다른 일들에 대해 소홀하게 대한 경우도 상당히 많이 겪으셨을 것입니다. 이런 생각의 과정을 거칠 수 있습니다.
‘나는 운동이 제일 중요해! → 하루에 3~4시간씩 기본으로 운동해야 해! → 다른 것들에 대해서는 시간 없어도 관계없어! 나한테 건강이 제일이야! → 다른 일은 다른 사람들이 하면 되지, 나한테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
즉, 여러분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에 대해서도 한계 지점을 넘기는 순간 자기기만적 이슈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좋은 것이라 여긴 것조차도 한계치를 넘기면 풍요가 아닌 재앙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일의 중요도와 외부적인 상황을 무시할 순 없습니다. 성인들은 특히 책임져야 할 일이 점점 많아지고, 시간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순서에 따라 일을 처리해야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 한계 지점을 생각하지 않고, 그것을 뛰어넘으려고 노력하는 순간 자기기만이란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