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학교 졸업식이 있은 지 2주가 훌쩍 지났다. 6개월의 시간, 일상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공간, 낯선 사람들, 그 속의 나. 나는 왜 그곳으로 가고 싶었는지, 아니 가야만 했는지, 그곳에서 무엇을 듣고 보고 느꼈는지, 조금 시간이 지난 지금 차분히 돌아보기로 했다. 시간이 더 흘러 내 기억과 느낌이 옅어져버리기 전에 남겨두고 싶다.
이 책은 기본학교를 둘러싼 내 삶의 기록이다. 기본학교를 만난 인연, 내 속의 갈증과 꿈틀거림, 낯설고 경이로운 경험, 나의 진화에 대한 이야기다. 기본학교를 궁금해 하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우선은 나 자신을 위한 이야기다. 그냥 기억 속에만 남겨두는 것 보다는 책을 쓰는 것이 내 생존의 질과 양을 증가시키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나는 죽도록 변하고 싶었다. 하지만 갈증과 갈망이 커질수록 좌절과 절망도 따라서 커졌다. 출구를 찾고 싶었지만 내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다 기본학교를 우연히 보게 되었고 가게 되었다. 하늘이 주신 기회였다. 나는 그 동아줄을 잡았고 6개월을 고통과 환희 속에서 버텼다. 그 기간은 참으로 감사하고 소중하고 값진 것이지만, 동시에 나를 직면하고 한편으론 싸우고 한편으로는 끌어안으며 인간이 되기 위해 몸부림친 아주 불안정하고 고통스런 시간이었다.
이제 그 기간의 전, 중, 후에 관해서 돌아보려고 한다. 다시 한 번 설렌다. 나를 만날 것 같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