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대교 붕괴는 새로운 2천 년을 맞이하기 전 국제사회에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놓은 우리들의 민낯이었다.
다리는 양 끝단을 이어주는 인간이 만든 놀라운 발명품이다. 아이슬란드를 여행할 때 링로드를 일주한 적이 있었다. 링로드는 아이슬란드를 반지 모양처럼 한 바퀴 도는 1,332km에 이르는 일주도로로 874년에 착공, 1,100년 만인 1974년도에 이르러서야 완공되었다. 1번 국도로 지정된 도로의 명물 가운데 하나가 총연장 880m의 스케이다라우 다리, 이름 그대로 스케이다라우 강 양 끝단을 연결한다. 완공 전까지 사람들은 강을 건너기 위해 천 km를 우회해야 했다. 1km도 채 되지 않는 다리가 1,000km를 연결하고 있는 셈이다.
'교황'을 뜻하는 라틴어 폰티펙스(Pontifex)는 다리(Pons)와 만들다(facere)의 합성어다. '교황=다리를 놓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교황을 신과 인간의 세계를 연결하는 메신저라고 한다면, 인간과 인간을 연결하는 미디어의 역할 또한 비슷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미디어는 Media, 말 그대로 med, 중간에 위치해 양쪽의 소통을 중재하는 중재자 즉 mediator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팩트체킹네크워크를 이끌고 있는 포인터연구소의 그레고리 파브르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기자는 사람들에게 지금이 위기상황인지 아닌지를 알려줘야 한다. 기자는 시민들이 서로 대화하도록 도와야 하고,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며, 그들이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게 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기자는 사람들이 "차이의 계곡"(Gulf of differences)에 다리를 지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