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에 본 영화다. 교통사고로 사람을 죽게 해 놓고 이를 은폐한 10대들에게 가혹한 보복이 가해지는 영화다. 죄짓고는 못살겠구나, 하는 교훈을 준 영화다. 영화에 출연했던 엔 헤이시란 배우가 지난 주말 타계하면서 장기기증 후 하늘나라로 갔다는 외신이 전해졌다. R.I.P, 고인의 명복을 빈다.
스트레이트 기사를 통해 알아봤지만 사건사고 기사, 특히 교통사고 같은 전형적인 단신은 리드-개요-원인의 공식에 의거해 기사 작성이 이뤄진다. 대체로 예외가 없다. 그렇다면 스트레이트에 담긴 내용이 전부일까? 물론 아니다. 교통사고에도 음주운전이 있고, 뻉소니가 있고, 보험금을 타내기 위한 자작극 범죄도 있다. 예를 들어보자.
창원지법 형사 3 단독은 순찰차 교통사고 원인이 함께 타고 있던 시민에게 있는 것처럼 수사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관 A 씨에 대해 벌금 천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지난 2019년 12월 경남 김해시에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체포한 한 시민을 순찰차에 태워 가다, 가로수를 들이받은 것을 두고 시민의 발길질로 사고가 났다며 허위 보고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KNN 2021.1.19)
이 같은 교통사고는 사고 자체보다 그 사고가 담고 있는 진실에 더 큰 무게가 있다. 진실을 가려야 할 경찰이 무고한 시민을 범인으로 몰고 갔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단신은 속보 리포트를 통해 보다 자세한 스토리가 시청자들에게 전달될 필요가 있다. 리포트는 단신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CNN 같은 뉴스 채널을 보면 앵커멘트를 통해 "000 has more~" 하는 식으로 리포트를 소개하는데 단신으로 충족되지 못한 한걸음 더 들어가는 스토리를 전하기 위한 것이다.
1보 단신을 통해 확장성을 가진 팩트가 또 다른 팩트와 결합하면서 시청취자들에게 보다 풍성한 뉴스 콘텐츠로 전달되는 방식이 바로 리포트이다. 리포트를 구성하는 요소는 앵커멘트, 기자 온 마이크(오프닝, 브릿지, 크로징), 인터뷰, 현장음, 그래픽, 애니메이션 등이다. 최근에는 가상현실 VR(Virtual Reality) 테크닉의 발전에 힘입어 VR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리포트도 증가 추세에 있다.
스트레이트 단신 기사가 리포트로 제작된 사례를 들어보겠다.
다섯 번째 글에서 인용한 [사례 4-일반사고]의 예로 제시한 단신을 보자.
(리드) 오늘 저녁 7시 반쯤 인천 무의동 광명항 근처 갯바위에 고립된 일가족 세 명이 구조됐습니다.
(개요) 소방 당국은 갯바위에 갇혀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뒤 구조 보트 등을 동원해 20여 분만에 가족 세 명을 모두 구조했습니다.
(원인) 소방 관계자는 이들이 낚시하기 위해 바위에 들어간 뒤 밀물 때를 파악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바로 이 단신을 밤사이 들어온 사건사고 리포트로 쓴 것이 아래 사례다.
[앵커멘트]
사람 간의 접촉을 피하게 되는 요즘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는 곳을 찾다 보니 갯바위를 찾는 낚시객도 많아졌다고 하는데요.
물때를 잘 몰라 제시간에 나오지 못한 일가족이 하마터면 큰일을 당할 뻔했습니다.
밤사이 들어온 사건 사고 소식, 김철희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바위 옆에 구조 보트가 멈춰 섰습니다.
먼저 아이부터, 그리고 엄마와 아빠가 배 안에 걸음을 옮기면서 구조대원의 긴장도 조금은 풀립니다.
일가족 세 명이 구조를 요청한 건 어제(25일) 저녁 7시 반쯤, 구조대원의 신속한 조치로 큰 화를 피했습니다.낚시를 하러 갯바위를 찾았다가 밀물 때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생긴 일로 소방서는 보고 있습니다.
단신과 리포트 어떤 점이 다른가
먼저 단신을 보면, 전형적인 사건사고 쓰기에 의해 작성된 팩트 중심의 스트레이트 기사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첫 번째 문장 ‘리드’를 통해 사건의 핵심을 전하고, 두 번째 문장 ‘개요’를 통해 디테일을 보여준 다음, 세 번째 문장을 통해 사건의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이 같은 단신을 리포트로 작성한 사례를 찬찬히 들여다보자. 단신에 비해 형식상, 표현상 다른 점들이 추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리포트에는 단신에서는 볼 수 없는 [앵커멘트]가 등장한다. 앵커멘트는 기자의 리포트를 소개할 때 나오는 첫 번째 문장이다. 리드멘트라고도 한다. 하지만 앵커멘트는 단신의 첫 번째 문장 리드와는 성격이 다르다. 함축적으로 리포트의 핵심을 짚어주는 ‘리드’의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앵커멘트에 이어 등장하게 될 기자의 리포트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도록 궁금증을 유발하는 방식을 쓰는 경우도 있다. 위 리포트에서는 “사람 간의 접촉을 피하게 되는 요즘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는 곳을 찾다 보니 갯바위를 찾는 낚시객도 많아졌다고 하는데요.”라는 유도멘트를 통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낸 다음, “물때를 잘 몰라 제시간에 나오지 못한 일가족이 하마터면 큰일을 당할 뻔했습니다.”라고 한 템포 늦게 본론으로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단신의 경우, 육하원칙에 의거해 “어제(25일) 저녁 7시 반쯤 인천 무의동 광명항 근처 갯바위에 고립된 일가족 세 명이 구조됐습니다.”라는 단도직입적 리드를 쓴 반면, 리포트에서는 앵커멘트를 통해 우회적 유도멘트를 쓴 뒤 사건사고를 소개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기자 멘트가 나오는 본문의 경우 역시 비슷하다.
기자는 사건을 설명하기 위해 먼저 “바위 옆에 구조 보트가 멈춰 섰습니다.”라는 상황 묘사를 하고 있다. 사건사고 현장의 분위기를 보여주기 위한 방식으로 흔히 쓰는 화면 설명이다. 이 같은 화면 설명은 두 번째 문장에서 보다 더 디테일해진다.
“먼저 아이부터, 그리고 엄마와 아빠가 배 안에 걸음을 옮기면서 구조대원의 긴장도 조금은 풀립니다.”
스케치성 리포트에는 대체로 화면 설명을 한 뒤 사건의 개요를 쓴다.
“일가족 세 명이 구조를 요청한 건 어제(25일) 저녁 7시 반쯤, 구조대원의 신속한 조치로 큰 화를 피했습니다.”
이어서 나오는 원인 분석은 주어(소방서)를 뒤에 배치했을 뿐 단신과 동일하다.
“소방 관계자는 이들이 낚시하기 위해 바위에 들어간 뒤 밀물 때를 파악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단신)
‘낚시를 하러 갯바위를 찾았다가 밀물 때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생긴 일로 소방서는 보고 있습니다.’ (리포트)
이처럼 리포트 형식은 단신과 다르다. 드라이하게 팩트를 기반으로 뉴스를 전하는 단신에 비해 리포트는 앵커멘트가 있고 리포터(기자)가 등장한다. 방송기자가 마이크를 들고 등장하는 것을 ‘온-마이크(On-Mic)’ 또는 ‘스탠드 업’, ‘스탠딩’이라고 한다. 신문의 ‘바이라인(by-line) 격이다. 기자의 화면 등장은 포인트에 따라 ‘오프닝’, ‘브릿지’, ‘클로징’으로 분류한다. TV뉴스에서 온 마이크는 대개의 경우 오프닝보다는 클로징이 많다. 앵커멘트에 이어 곧바로 기자가 등장하는 오프닝보다는 리포트를 총정리하는 크로징 방식이 일반적이다. ‘브릿지’의 경우 주로 현장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쓸 때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