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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종익 Nov 02. 2024

서해랑 길 41일차

태안 초입에서 이른 아침 출발 때 짙은 안개다

안갯속에 새 울음소리가 크게 들리지만 보이지는 않는다. 잠시 뒤 멀리 안갯속에서 붉은 태양이 떠오르고 엄청난 새들의 움직임이 어렴풋이 보인다.

휴대폰으로 날아오는 새들을 여러 번 촬영하지만, 안갯속의 새들은 나오지 않고 떠오르는 해보다 높이 날아오른 몇 마리만 사진에 남았다. 좋은 카메라로 촬영했으면 멋진 장면을 담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담암리 사거리를 지나면서 안개가 걷혔다. 

달산포 해수욕장을 거치고, 청산포 해수욕장의 원청리 해변을 지나면서 멀리 독살에서 고기 잡는 사람이 보인다. 원청리 독살은 원형이 보존되어 지금도 고기잡이를 하고 있다. 독살은 고기 잡는 돌 그물로 석방림이라 부르는데, 밀물 때 물의 흐름에 따라 들어온 물고기가 물이 빠지는 썰물 때 그 안에 갇혀 나가지 못하게 원리의 어로 방법이다.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한 것이다. 


해변에는 물 빠진 해변의 긴 백사장이 이어지는 해안선이다. 달산포 해변에서 청산포 해변으로 이어져 몽산포 해변까지이다. 지나는 갯벌마다 무언가 채취하는 사람이 보였다. 

이 긴 해안선은 해수욕장보다는 갯벌을 체험하기가 적합할 것 같다. 해안선을 따라 해송들이 잘 자라고 있다. 


잘 자란 해송 길은 햇볕을 막아주고 시원해서 걷기 좋은 길이다. 해송은 조밀하게 들어서 있는데 가꾸지를 않고 자연 그대로 자라고 있다. 크게 자란 해송도 있지만 좁은 공간에서 햇볕을 받지 못해 말라 버린 나무도 많이 있다.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자라는 해송도 자연스럽고 나름 좋은 산책길이다. 

자연적으로 자라고 있는 시원한 해송 길을 혼자서 걷는 기분은 여유로움과 이런 즐거움을 누리는 것에 감사하고 싶다. 해송과 파란 하늘이 너무 좋은 가을날 이렇게 한가로운 산책을 하는 길이 태안 해안 국립공원이다. 


해안선 모래가 13Km나 이어 오다가 몽산포 해수욕장에서 이곳의 진수를 보여준다. 

몽산포 해수욕장은 해수 온도가 해수욕하기에 적합하고 물이 빠지면 넓은 갯벌은 채취할 것이 많은 곳이고 

해변의 울창한 해송들을 멋진 캠핑장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편의 시설이나 먹거리도 많은 곳이다. 지금 물 빠진 갯벌에 채취하는 사람과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몽산포 해수욕장 사이로 난 서해랑 길을 따라가면 몽산포 해송 숲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해수욕장의 솔밭 벤치에 앉아서 시원한 사람을 맞으면 휴식을 취했다. 

걷다가 휴식하면 먼저 걸으면 가장 고생하는 발바닥을 풀어준다. 손으로 주무르고 아픈 곳은 풀어준다. 여러 번 반복해서 하다가 발을 편하게 놓고는 다음으로 휴대폰을 검색한다. 앞으로 걸어갈 코스와 오르막길, 도로와 같이 걷는 길을 파악한다. 그리고 미리 숙소의 위치가 서해랑 길 코스에서 가는 방법을 확인한다. 그러고는 발의 상태를 다시 보고 걷는 것이다. 

다시 출발해서 몽산포항에 가까이 가니까 항구 부근이 아름답다. 

휴대폰으로 그 장면을 담으려고 하니까 휴대폰이 주머니에 없다. 

쉬던 자리에 놓고 온 것이다. 휴대폰을 검색하고 주머니에 넣지 않고 바닥에 내려놓은 것이다. 이렇게 오래 걷다가 보면 휴대폰을 놓고 오는 경우가 몇 번 있었다. 아들이 최신폰으로 사준 것을 처음 가져왔었다. 급하게 뛰다시피 돌아가니까 그 자리에 있다. 

휴대폰을 찾아 돌아오는 길은 다리에 힘이 풀려서 길을 그냥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천천히 걷는다. 다시 그 몽산포항에 돌아왔다. 


항구를 지나서 가니까 잘 가꾸어 놓은 집이 있다. 담장은 없고 나무로 담장을 만들어졌다. 집주인은 이 집에 온 정성을 다한 느낌이 온다.

나도 저렇게 집을 잘 가꾸고 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런 시간에 저렇게 잘 만들어진 집들을 구경하면서 다니는 것을 택한 것이다. 얼마 가지 않아서 또 다른 모양을 한 담장이 나온다. 


다시 해안가로 나와서 해안 길을 걷는다. 멀리 해안선을 따라가면서 잘 지어진 집들이 많다. 이런 집들은 거의 펜션이다. 이 몽산포 주변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인 것 같다. 

펜션이 다른 곳보다 많다는 것이 눈으로 느껴진다. 해수욕장 가까운 곳, 바다가 잘 보이는 곳, 주변 경관이 좋은 곳은 모두 펜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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