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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종익 Nov 07. 2024

서해랑 길 44일차

만리포의 아침은 쌀쌀해 장갑까지 끼고 출발한다. 쌀쌀한 날씨에 바람까지 불어서 파도가 높이 일고 있다. 물이 들어와 그렇게 넓었던 만리포 모래사장이 많이 좁아져 있다.

세차게 치는 파도를 보기만 해도 추운 느낌이다. 그런데 높은 파도 속에 무엇인가 보인다. 

이른 아침에 이렇게 쌀쌀한 날씨에 파도 타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해가 뜨기 전에 바람이 세기에 나온 것 같다. 저런 용기와 패기는 젊음에서 나올 것이다. 멀리서 잘 보이지 않지만, 젊은 사람일 것 같다. 파도를 타는 모양이 젊은 여자 폼이다. 젊어서는 저렇게 도전적으로 살아야 한다. 


만리포를 지나서 조금 가면 천리포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의 규모가 만리포에 비해서 적어 보인다. 또 얼마 가지 않는 곳에 백리포 해수욕장이라는 표시가 나온다. 해수욕장 이름을 기억하기 좋게 지어 놓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곳에는 해수욕장이 너무 많아서 그렇게 특색 있게 지어야 기억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백리포를 지나서 산길을 오래 걷는다. 

그 산길에서 내려오면 만나는 곳이 의항 해수욕장이다. 넓은 해수욕장에는 바람과 파도만 놀고 있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곳에는 모래를 보호하기 위해서 시설을 설치해 놓았다. 태안의 해수욕장에는 어느 곳이나 해송이 울창하다. 

의항 해수욕장 옆에는 한옥 리조트가 품위 있게 들어서 있다. 

의항항에 물이 빠져가면서 갯벌이 늘어나고 있고, 건너편 마을도 가까이 보인다. 

건너편 마을을 갈 것이다. 해변이 생긴 모양을 따라 걸어야 한다. 

물이 빠진 이곳은 산들이 둘러 있어 바다가 아니고 호수 같은 느낌이다. 물이 들어오면 더 호수같이 보일 것 같다. 물 빠진 갯벌에 작업하는 사람들이 가물거리고 그 갯벌에 차들이 다니고 있다.


의항항에서 조금 지나 직선 방파제를 건너면 산으로 길이 나 있다. 이곳을 올라갔다가 다시 해안으로 내려오는 간단한 코스로 생각했는데, 상당히 높은 곳까지 갔다 내려오는 등산길 같은 코스이다. 

산에서 내려오니까 풍광이 좋은 해변이다. 이곳에는 어김없이 전원주택 같은 집이 들어서 있다. 풍광 좋은 해변에는 거의 무엇인가 있었다. 

산 밑의 해변 길 햇볕이 좋은 곳에 노란 조끼를 입은 할머니들이 햇볕을 쬐고 있다. 지나며 쉴 겸 할머니들과 오랜만에 농담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할머니들과 친근한 마음이 드는 것은 나도 노인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방조제를 따라가는 길은 태안 해변길이다. 

해안을 따라 걸어가면 신두리 해수욕장을 만난다. 

신두리 해수욕장의 넓이는 만리포를 능가하는 것 같다. 이 넓고 긴 해안을 따라 대형 리조트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도 파도가 높고 바람이 많이 불고 있다. 

신두리 해수욕장은 길이도 길지만, 해안사구가 발달된 곳이다. 리조트를 지나서 만나는 곳이 해안의 모래 길이다. 

그 모래길 가기 전에 소똥구리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모래길 양쪽에 특이하게 소들이 풀을 뜯고 있다. 이곳에 멸종 위기의 곤충인 소똥구리를 복원하기 위해 인공증식 개체를 방사했다고 한다. 그래서 소들을 이곳에 방목해 놓은 것 같다.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도 있고, 넓은 해안사구를 잘 보호하고 있었다. 

이곳을 걷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해안사구의 주변은 해송으로 둘러싸여 있고, 해안사구가 끝나고 산으로 올라가는 코스이다. 


산길이 끝나면 구례포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이 넓고 해송들이 많이 자라 다른 해수욕장과 비슷하다. 이곳도 그 규모가 상당하고 해송이 아름다운 곳이다. 학암리 해수욕장으로 넘어가는 산길은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서 구례포의 해수욕장과 주변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산길에서 다시 전망대가 나오는데, 이곳에서는 학암리 해수욕장과 바다가 조망되는 전망대이다. 

산길 전망대에서 내려와 학암리 해수욕장에 들어서면 “바라길”을 알리는 문이 나오면서 학암리 해수욕장이 시작된다. 해수욕장 가운데 있는 안내소가 텅 빈 해수욕장을 대신한다. 

학암리는 주변에 화력발전소가 있어서 사람이 많이 사는 곳이다. 이곳에는 해수욕장이 하나 더 있는 곳이다. 

학암항은 예전에 중국과의 교류 중심지인 분점포구였다. 질그릇을 많이 수출하여서 분점포구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 주변에서 바다의 낙조가 유명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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