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읍에서 만리포로 가는 도로 송현 1리 입구에서 내렸다
송현으로 들어가면 곧 해변이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농토가 많은 넓은 골짝 마을이다.
긴 들길을 걸어가면서 송현 1리를 보면서 간다. 마을 중심을 지나지 않고 계속 가면 바다가 나왔다.
해변은 건너가 보이고 바다에는 물이 빠졌다. 이어서 긴 방조제를 걸어가면서 갯벌도 구경하고, 방조제로 만들어진 호수에 새들이 노는 것도 본다. 걸어가는 발걸음이 가벼운 것을 느끼며, 좋은 컨디션을 감사한다. 걸으면서 “비교”는 지옥이고, “감사”는 천국이라는 말을 생각해 본다.
다시 직선 방조제에서 좌측으로 돌아 해변의 직선길을 이어진다. 해변 길에 부는 바람에 갈대가 흔들리고 아침 해는 구름에 가려져 있다.
바닷가 갯벌에 철새들이 모여 앉아 먹이를 찾고 있다. 사람이 지나가도 바쁘게 먹이를 찾는 것은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걷는 길 앞 하늘엔 구름이 해를 한 줄로 늘어서 있다. 그 구름에 해를 가린 것 외에는 맑은 가을 하늘이다. 오늘은 찬 바람이 불어와 공기가 더 맑지만, 쌀쌀한 가을 날씨이다. 직선으로 가린 구름 사이로 해가 잠깐 보였다가 다시 들어갔다.
해변에 잘 지은 집들이 새로운 마을을 이룬 곳을 지나 파도리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 바로 뒤편이 해변이다. 파도리는 이 해변에 갯바위와 자갈이 많아 거센 파도 소리가 그치지 않아서 불러진 지명이라고 한다.
파도리 해변은 갯바위와 자갈도 있지만, 고운 모래도 있어서 작은 해수욕장이 되기도 하는 곳이다.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큰 해수욕장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찾을 것 같은 해변이다.
파도리에서 산으로 난 해송 길을 넘어가면 어은들이 나온다.
어은들은 계속 해변 길을 가면 나오는 모항과 파도리 사이를 어어 주는 들이라는 뜻의 지명이다. 그러다가 고기가 숨을 돌이 많은 마을이라는 뜻의 한자로 표기한 “어은들”이 마을 지명이 되었다고 한다.
실제 어은들에는 작은 항구와 모래 해변과 작은 바위가 많은 해변이다.
태안 해변 길은 해안서 국립공원답게 해송 길이 이어진다. 어은들에서 산으로 난 해송 숲을 숨을 몰아쉴 정도까지 가지 않고 약간 땀이 날 정도의 기분 좋은 산길이다.
쉬면서 걸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고 산길을 내려가면 모항항이 나온다.
모항항은 태안지역 어업의 중요 거점 역할을 하는 항구이다. 항구 앞에는 어패류를 양식하는 양식장이 자리하고 있다. 항구에는 고깃배들이 정박해 있다.
모항항에서 다시 산길을 따라 난 도로 길은 해송들이 그늘을 만들어 시원하게 걸을 수 있다. 차가 다니지 않는 도로 길에서 바다를 보면서 걷는다. 산속에서 바다를 보면서 걷는 평탄한 길은 기분 좋은 길이다. 이제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간간이 도롯가에서 밤나무를 만나지만 빈 밤송이만 말라가고 있다.
이 길에서는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갑자기 나타나듯이 만리포 해수욕장이 펼쳐진다.
만리포 해수욕장이 넓고 길다. 해송의 군락도 끝없이 자리하고 있어 한눈에 이름난 해수욕장이구나 하는 것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만리포의 넓은 해수욕장의 모래밭을 걷고 싶어졌다. 모래의 부드러운 감촉을 느끼며 고운 모래들이 깨끗하다. 파도 소리가 들리고 멀리 해변을 걷는 사람들이 보면서 해수욕장에 온 기분을 낸다.
오늘은 파도가 심한 것 같고 지금은 물이 빠져서 모래사장이 넓게 드러나 있지만, 물이 들어오면 모래사장도 많이 줄어들 것이다.
걸어보는 만리포 해수욕장은 그 길이가 오리가 넘고, 너비도 삼백 미터가 되는 서해안 대표적인 해수욕장이다.
여기도 만리포의 유래가 적인 표지가 있다.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조선 때 중국 사신을 배웅하며 “수중 만리, 무사 항해”를 기원하는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만리포 해수욕장 중간에 서해랑 길 68코스 종점이 있는 곳이다.
그 바로 옆에는 만리포 사랑 노래비가 있고, 한방도 정서진(한반도 서쪽 땅끝)이라는 표식도 있다.
“똑딱선 기적소리 젊은 꿈들 싣고서 갈매기 노래하는 만리포라 내 사랑 그립고 안타까워 울던 밤아 안녕히 희망에 꽃구름도 둥실둥실 춤춘다.” 노랫소리 들리는 듯한 해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