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읍의 아침은 바쁘다. 아직 해 뜨지 않은 도로에는 차들로 가득하다. 어디를 가는지 급하게 가고 있다.
밝아서 앞이 잘 보일 때는 들판을 걷고 있다. 넓은 들녘은 가을걷이가 끝나가고 있다. 부지런한 논에는 벌써 논갈이까지 마쳤다.
지나는 마을 길에 장미꽃이 피어 있다. 장미꽃의 계절은 아니지만 간간이 길가에 핀 것을 자주 보았다.
대산 들녘 지날 때 하늘에서 난리가 난 것처럼 시끄럽다.
오늘 아침에는 철새들이 유난히도 많이 이동하고 있다. 대산 들녘을 한 바퀴 선회하는 철새들도 있고, 하늘 높이 그대로 날고 있는 철새들도 있다. 들녘을 선회하는 철새들은 먹이를 먹고 있는 철새들에게 지금 출발하니까 그만 먹고 빨리 가자는 것 같다.
오늘도 너무 많은 철새가 이동하니까 휴대폰으로 하늘을 쳐다보며, 목이 아프게 촬영을 해 본다. 멀리서 V자 대형을 만들어서 날아오다가 사진을 찍으려 기다리면 흩어져 좋은 장면을 잡을 수가 없다. 여기 보이는 새들은 날아가면서 오랫동안 대형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고 수시로 V자를 만들었다가 흩어졌다를 반복한다. 그리고 이렇게 많이 갈 때는 천적이 무섭지 않아서 대형에 관심이 없을 것 같다.
지나는 들판 전선 줄에 일렬로 앉아 있는 텃새들이 떠나는 철새들을 배웅하는 듯하다. 앉아서 꼬리를 까닥거리는 텃새는 비둘기이다.
들판 끝에 비각 정이 서 있다. 조선 시대 문인이라고 하는데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바닷길을 가다가 삼길포에 도착했다. 삼길포에는 우럭이 유명한지 우럭 석상이 항구 중앙에 서 있다.
삼길포항이 주변에는 큰 항구이고 물고기들이 많이 잡히는 곳이다. 이곳에 손바닥에 구멍 난 조각상도 있고 서해랑 길 79코스 종점 표지판이 있는 곳이다.
삼길포에서 대호방조제를 넘어가면서 서산시를 지난다. 서산시는 초행으로 큰 도시였다. 도심에는 오래된 시장과 분위기가 역사가 있는 도시였다.
대호 방조제를 넘어서는 당진시이다. 대호 방조제 앞에는 낚지를 잡는 사람이 보인다. 주변에 사람이 더 있는 것은 여기가 낚지가 많이 나는 곳인 것 같다.
지금은 물이 나간 때여서 방조제 앞에 찬찬히 보면 수십 명이 갯벌과 돌 사이에서 무언가 잡고 있다.
대호 방조제는 직선 길로 세 번이나 방향이 바뀐다. 중간에 도비도가 있다. 지금 걷는 길은 수십 년 전에는 바다였다.
대호 방조제를 지루하고 힘들게 걷는다. 방조제는 한쪽은 바다이고, 다른 쪽은 갈대밭이 아니면 호수가 많다. 간척지가 된 곳은 광활한 들녘이다. 대호 방조제는 호수와 갈대밭과 간척지가 모두 있는 곳이다.
대호 방조제 끝에는 화력발전소가 있고, 그곳에 단풍이 물들어가는 곳에 지나는 과객을 위해서 쉴 의자를 마련해 놓았다.
여기서 반 시간을 가면 왜목마을이 나온다. 아담한 왜목 해수욕장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숙박 시설이 유난히 많이 것이 그걸 말하는 것이다.
왜목항에 앉아서 쉬어보니 아늑한 기분이 들고 주변 도시에서 젊은 연인들이 자주 찾을 것 같다.
왜목항을 지나 장고항까지 해안을 따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