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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종익 Nov 17. 2024

서해랑 길 51일차

새로 잘 만들어진 송산 마을을 이른 아침에 지나가 보니, 활동하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 불이 밝혀진 식당에는 식사하는 사람들이 북적인다. 아침에 일을 시작하러 가는 사람들인 것 같다. 이 주변에 큰 공장이 있고 아침부터 사람들이 많이 보이니 활기찬 느낌을 받았다.

습관적으로 떠오르는 해를 그냥 지나지 못했다. 대형 송전탑 사이로 뜨는 해는 이 주변의 분위기와 어울린다. 

농노와 산 도로를 걸어서 월곡리를 만났다. 

월곡리 다음에는 부곡리 마을들을 계속 지난다. 

이곳에는 정원수들을 가꾸는 농장이 여럿 보인다. 아침에 출발한 송산 마을과는 달리 조용한 시골길이었다.


도로 길을 부지런히 가니, 심훈의 생고택과 기념관이 나왔다. 조형물들은 상록수 소설을 연상되는 것이 서 있다. 

생고택은 심훈이 서울에서 내려와 아버지가 살던 곳에 직접 설계해서 지은 집이다. 붓을 밭을 일구듯이 쓴다는 뜻으로 이름을 필경사라 명하고, 이곳에서 상록수를 집필했다고 한다. 

아담하게 작은 공원처럼 만들어진 심훈의 유적지에서 한참 휴식을 취했다.


다시 가는 길에 은행나무가 완전히 노랗게 물들어 있는 집이 있다. 

이 집을 지나서 이곳 사람들이 이주 단지라고 부르는 마을로 들어갔다. 이곳 입구에 아담한 공원이 있고, 주변에 아파트와 상가들이 있는 곳이다. 

여기는 서해안 고속도로가 지나고 바다 건너 평택이 보이는 곳이다. 이곳에서 다시 새로운 코스를 시작하면서 곧 아산만을 바라보면서 걷는 해변길이 나온다.


음성 포구를 지나며 물 빠진 갯벌과 서해대교가 흐릿하게 보이는 바닷길을 가다가 

맷돌포에서 잠시 바닷가로 내려가 봤다. 이곳 갯벌에는 해산물이 많이 나지 않는 곳인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맷돌포 해변에 빨간 전화박스에 적힌 말에 공감한다. “너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과 함께 하라”

해안 길은 삽교호 해안 탐방로가 시작되면서 테크로 만든 걷기 좋은 길이다. 멀리 삽교호 마을의 놀이 기구와 갯벌을 구경하며 걷는 길이다. 

갯벌에 강이 지나가듯이 만들어진 물길이 깊어 보인다.

탐방로 길에 있는 건물 이름이 “바다다”이다. 우리가 보통 바다를 보면 나오는 말이 바다다 이다. 그런 이름을 붙여 놓은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진다. 


삽교호 마을에는 돌아가는 원형 놀이 기구와 넓게 만들어진 해안 공원이 있다. 

그곳에 조형물들은 모두가 삽교호를 상징하는 것들이다. 공원에는 단풍이 잘 든 나무들과 국화꽃들도 많고 이곳에도 가을이 깊어져 간다. 

삽교천 하구 시설을 지나면 

넓은 공원 한편에 종이비행기를 날리려는 소년의 동상 조각이 서 있다. 아무도 관심을 받지 못하는 곳이지만, 아산만을 향하는 소년의 모습에서 희망과 꿈이 생각난다. 


삽교천 방조제는 길었다.

중간에서 아산시로 들어가는 간판이 서 있다. 멀리 방조제로 막은 호수에는 철새들 무리가 있다. 당진시를 지난 것이다. 당진은 큰 공단을 만들어 놓고 공장을 유치하려는 적극적인 곳인 것 같다. 


방조제가 끝나고 아산에 들어서면 소나무가 모여 있는 곳이 있다. 이곳에 개집과 개들을 소나무에 묶어 놓았다. 개들의 모양새를 보면 한 가족 같은 느낌을 준다. 주변에 인가나 건물이 없는 곳에 개들이 있다. 

아산으로 들어가는 길은 인주공단이 있는 곳이다. 이곳은 직선 도로 옆길로 은행나무가 심어진 길이다. 

은행나무가 잘 물들어서 보기 좋고 걷기 좋은 길이지만, 도로 소음이 심한 곳이다. 뚝 방에 심은 은행나무가 소나무 앞에서 생긴 그대로 단풍이 노랗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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