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왜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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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을까.
아마 이 사진이 시작이었지 않을까? 싶네요,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2008년 언저리쯤이었던 것 같아요.
여기가 어디였더라, 중국 상해 근교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사실 이때만 해도 오? 잘 나왔네? 정도였던 거 같군요
그러다가 정말로 '와, 나 이런 거 좋아하네?' 싶었던 건,
무려 10년이 지난 2018년에 이 사진을 찍고 난 다음이었어요.
사실 위에 저 사진이나, 이 사진이나 겨우 핸드폰 카메라로 순간 '찰칵!' 한 것뿐이지만.
여행에서 돌아온 뒤, 사진들을 뒤적여 볼 때마다 뭔가 두근하는 것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건 마치, 뭐랄까.
어릴 적 처음 뮤직비디오라는 것을 보았을 때
이상하게 눈을 뗄 수 없었던 그 감정과 비슷했던 걸로 보여요.
지금에야 뮤비를 보면 그냥 뮤비인가 보다- 싶은데,
사진에서 이런 기분을 다시 느끼게 되니까, 묘한 흥분이 생기더라고요.
돌이켜보면 그때부터였네요
여행을 다니면 '꼭 가봐야 할 10곳' 같은 데를 찾는 게 아닌
내 눈에만 보였던 프레임을 찾아다녔던 것이.
처음에는 몰랐죠. 무엇이, 어떤 요소가 나로 하여금 끌리게 만든 것인지.
사실 지금도 정확하게는 몰라요, 알아가는 중이죠.
그래서 다닐 때마다 그냥 눈에 보이는 데로 이곳저곳 이것저것 찍어대기 시작했어요
풍경, 거리, 사람, 건물, 동물, 먹을 거,
위에서 찍는 게 이쁜가, 옆에서 찍는 게 이쁜가, 가까이에서? 멀리서? 등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 봤던 것 같아요.
다른 작가들의 사진도 참 많이 봤던 것 같아요.
근데, 제가 처음에 집중했던 건 색감, 해상도 같은 게 아니라
구도였어요
그러다 보니 처음엔 건물의 대문사진을 많이 찍게 되더라고요
많이 다녀본 건 아니지만, 가까운 곳에선 일본에 그런데가 많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들이 가진 고유의 이런 느낌은 중국에서도 종종 볼 수 있었죠
지금에서 깨달은 사실이지만
이런 사진의 포인트는 단순히 '대문'에 있는 게 아니라
대문과 어우러지는 무언가가 있었다는 게 킥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위의 두 사진에서 본다면
자전거겠군요
그리고 이런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이유를 찾아가게 되고
그 이유를 다른 이에게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자랑도 좀 하구요.
더 나아가 저에게 자랑해 주는 이를 찾고 싶기도 했지요
그러다 보니까 나를, 내가 느끼는 감정을, 내가 보는 이것을 알려야 할 필요가 생겨버렸어요
단순히 내가 이걸 남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아닌,
오, 생각해 보니까 나도 이런 '갬성'이 있었어! 하는 사람들을 찾아야 할 욕심이 생긴 거죠
그러려면 두 가지가 충족되어야 하더라구요
우선 사진을 좀 더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사진을 배워본 적도, 심지어 남들이 찍은 사진을 보면서도
좋다 나쁘다를 구분조차 할 수 없었죠
지금도 사실 잘 몰라요.
하지만 적어도 이제는 이건 마음에 드네- 정도까진 된 것 같군요
근데 아직 근데 왜 좋은 거지? 에 대한 물음에는 답하기 어려운 수준이에요
그러려면 사진에 대해 조금 알아야겠더라구요
해서, 사진에 대한 배움을 조금씩 풀어나가볼까 해요
그리고 이런 배움에 대해 같이 얘기할 수 있는 사람도 찾고 있지요
더불어 이런 이야기를 풀어나갈 '글'의 필요성이 생겼지요
와인과 브루잉커피는 서버의 안내를 듣고 마시면 더 깊게 느낄 수 있다-는 얘기,
한 번쯤은 들어보신 적 있으시죠?
이 사진이 왜 좋았던 것인지, 어떠한 조건에서 좋은 사진이 나온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면 이런 마음이 조금이나마 더 쉽게 전달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보통 사진작가-라고 한다면
상업 사진작가, 혹은
사진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생각을 하나의 제목으로 함축해서 표현하는 아티스트 등
대다수의 정의가 사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면,
저는 조금 더 사진에 담긴 글에 초점을 맞추어보고자 해요
그러다 보니 사진+작가라고 하게 되었네요
결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보겠다는 불순하고 사심 어린 목적은 아니에요.
사진 좋아하시죠?
아, 셀카 말구요.
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