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를 굳이 잡을 필요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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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기차여행을 하던 길이었어요
기차여행! 하면 여러 가지 낭만이 있죠
카트로 끌고 다니는 군것질거리도 있고
앞뒤로 마주 보고 앉아서 노닥거리는 느낌
밖으로 펼쳐지는 시골길
이 중 인도네시아 기차에서
혼자 다니는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밖으로 펼쳐지는 뷰를 즐기는 것 밖에 없더라구요
유리창에 번질까 카메라도 없이
마냥 스마트폰 카메라로 대충 보이는 족족 찍다 보니
어머나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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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 Semarang 가는 길, Indone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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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뷰가 걸렸네요??
뭔가 풀만 찍기 아쉬워서 몇 장 잽싸게 더 찍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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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진이 찍혔지 뭐예요
여기서 이런 꿀 팁이 나옵니다
중앙을 가로지르는 무언가가 있으면 일단 찍고 보아라
전 일단 냅다 찍고 보는 편이에요
구도를 잡을 필요가 없거든요, 그리고 그 안에 뭐가 있던 다 잘 나오게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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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 Hangzhou, Ch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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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람이 냅다 가린 사진도_심지어 짤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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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Fukuoka,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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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가 있어서 더 운치가 생겼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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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스마트폰을 켜고 각자 모델에 맞는 설정을 보면
'격자'라는 것을 킬 수가 있죠
근데 또 막상 격자를 켜도 그 격자를 적절한 어딘가에 맞추지 않으면
결과는 또 그냥 그래요, 도구도 잘 써야 도구인 거죠
그런 점에서 저런 수평선, 혹은 다리, 혹은 가로를 가로지르는 무언가가
명확하게 있는 구도는 아주 적절한 사진감 이랍니다
그러다 보니 가장 만만한 건 역시 바다예요
일단 수평선이 깔려 있잖아요
혹은 다리 같은 것도 그중 하나가 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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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Kyoto,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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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또 꼭 그것뿐만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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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 Ho Chi Minh, Viet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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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이런 도심에도 쓸 수 있죠
이런 관계로 사실 생동감 넘치는 싱싱한 횟감 같은 스트릿포토보다는
아무래도 '뷰'를 찍는 사진에 조금 더 어울리곤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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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Kyoto,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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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둘째 화 쯔음에 나온 이야기 이기도 한데.
사진첩을 둘러보다 '무심코 눈이 한번 더 가는' 사진은
대체로 균형이 맞는 사진인 거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일단 기본적으로 세 가지를 꼭 권합니다
1. 일단 격자를 켜고
2. 돌아다니다 이쁜 구도가 있으면 격자에 맞게 찍어보고
3. 가로를 가로지르는 선이 있는 구도가 있으면 꼭 찍어두라
요렇게만 시작해도 사진첩의 그 조그만 사진 안에서
제법 눈에 띄는 사진이 될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다가 나중에 사람이 들어가고, 동물이 들어가고,
배경과 포인트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사진을 찾아다니다가
점점 포인트가 메인이 되어 팔딱팔딱 뛰는 사진까지 오게 되었네요
다음 단계는 무엇이 될지 저도 궁금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