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전, 카페, 그리고 캠페인즈
오늘은 오랜만에 카메라를 메고 나가야지. 군산에 다녀온 이후 오랜만에 출사를 마음먹고 카메라 가방을 꺼냈다. 바깥 기온은 35도, 사진을 찍고 무사히 들어오는 게 가능한 날씨일까. 짧은 고민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꺼낸 카메라 가방을 다시 곱게 넣을 수는 없었다. 오늘이 아니면 분명 차일피일 카메라를 들고나가는 날을 미룰 테니까.
오늘은 저녁에 일정이 있어서 나가는 날이었다. 창덕궁 근처 노무현시민센터에서의 일정. 저녁 시간대의 일정이었기에 자연스레 점심의 일정이 비었으니 그 시간은 근래에 하는 미술전으로 채워보기로 했다. '모네 인 서울'과 '서양미술 800년전', 두 전시전중 후자를 선택했다.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아직 미디어아트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 특히 과거의 작품을 미디어아트화한 다음 전시하는 전시전은 더더욱. 자체적인 색을 띤 작품전이라면 모르겠지만 모네의 작품을 미디어아트로 만든 후 영상 전시라니, 볼 이유가 있을까... 데이트 코스라면 모르겠지만.
오늘은 짧게 글을 써보려고 한다. 이미 늦은 시간이기도 하고 이런 글은 길어져봤자 즐거울 일이 없기도 하고, 그리고 오늘은 아쉬웠던 전시전에 대한 투덜거림이 아마 글의 대다수일 거 같기도 하고.
1. 서양미술 800년전 후기
더현대 서울에서 9월 18일까지 열리는 서양미술 800년전을 보고 왔다. 14세기부터 21세기까지, 최근 미술사에 꽂혀있었기에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앞에 이른 후기를 말하자면... 지나치지 않아서 다행이긴 한데 지나치면 어땠을까. 살짝 양가감정이 드는 전시전이었다. 그 정도로 애매했다.
사실 이번 '서양미술 800년전'을 선택한 이유는 주제도 주제였지만 스페셜 도슨트가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최근 군산에 갔을 때 채만식 문학관에 다녀오면서 해설사님께 해설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때의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서일까, 평소 같으면 듣지 않을 도슨트가 들어보고 싶어진 것이다. 그리고 우연히 보인 스페셜 도슨트의 존재, 평일 2시와 4시에 스페셜 도슨트를 운영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서양미술 800년전' 표를 미리 예매해서 들어가게 되었다. 우연히 본 이야기인데 원래 해당 전시전은 촬영이 금지였다고 한다. 좀 시간이 지나 촬영이 허용되었다고는 하는데, 요즘 전시전은 거의 촬영을 허용해주지 않나? 뭐 어쨌든 촬영이 허용되기는 했지만 미술 전시전에서 카메라를 들이밀면서 오래 서있고 싶지는 않아 맨 앞의 이야기만 대충 찍고 나머지는 눈으로만 감상했다.
전시전에 대한 칭찬을 하자면 스페셜 도슨트의 배치는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재미있고 어렵지 않은 도슨트였고 다소 아쉬운 작품 구성을 훌륭히 채워줄 만한 설명들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설명을 많이 배치해 관람객들이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었다는 점, 현대백화점에서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도슨트의 내용 또한 부족함이 없었다는 점, 이렇게 설명하니까 알맹이 없이 조금 곁다리스러운 부분만 장점이라고 말하는 느낌인가? 그렇게 느꼈다면 정확하다. 이외에는 거의 단점이니까.
전시전의 단점을 이야기하면 입 아플 정도로 끝이 없다. 첫 째는 이만 원이나 되는 전시전 관람료를 내고 구경할 수 있는 작품들의 가짓수가 너무 적다는 점. 다른 분의 후기를 보면 60점 남짓이라고 하는데 이는 서양미술 800년사라는 컨셉을 앞세우기에는 너무 적은 수의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 부분을 크게 느낄 수 있는 지점은 18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작품 전시인데 아카데미를 필두로 한 신고전주의, 낭만주의, 인상주의,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까지 흐름을 설명하기에는 작품이 너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모든 작품이 가품이 아닌 진품이라고는 하지만 특히 인상주의 작품 배치가 부족했고 그 중간을 애매하게 뛰어넘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해야 할지, 스페셜 도슨트도 이후 작품들은 여러분도 잘 아시는 모네, 마네, 폴 세잔, 고흐와 같은 화가들의 작품이 나온다는 이야기와 함께 설명을 이어주셨다. 설명은 좋았는데 막상 그 흔적을 찾아볼 수는 없으니 더욱이 아쉬움이 남는다는 말은 입안에서 계속 멤돌지만 뭐.
거기에 작품 상단에서 비추는 조명의 강도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부 작품의 경우 조명이 너무 강해 정면에서는 작품 상단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고, 작품 관람에 방해가 되는 수준이어서 어쩔 수 없이 측면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크 시대 이후 원근법에 대한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들에게서도 이런 상황이 발생했으니, 작품 감상에 불쾌한 요소가 있었다는 점을 말하지 않고 넘어가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협소한 공간과 작품들의 관리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스페셜 도슨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어림잡아 30명이 넘는 인원이 모였는데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작품 관람선 근처까지 사람들이 밀리는 일도 있었고, 사람들이 이동하는 와중 관람선을 건드리거나 근처를 위험하게 지나가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했다. 각 세기마다 스태프를 배치했고, 4명, 5명 정도 되는 스태프가 작품들을 지키고 있기에 괜찮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현대를 이용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전시전을 구경 오는데 조금 위험한 방식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기왕이면 공간을 더 넓게 마련했으면 좋을 텐데, 같은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만 그건 더현대 건물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니 넘어가겠지만... 전시전을 둘러볼수록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전시전이 끝난 이후 아트샵의 제품도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도록의 경우 출력 퀄리티도 좋지 못했고, 색 보정이 잘못되었는지 원 작품의 색과는 전혀 맞지 않는 칙칙한 색이나 분홍빛이 도는 작품들이 많았다. 거기에 잡지 수준의 출력물. 솔직히 만 원, 이만 원 가격을 올려도 좋으니 양장본에 더 좋은 품질의 종이를 쓰길 바란다고 말하는 건 나 같은 특이한 사람들의 욕심일까. 최근에 갔던 '유토피아 노 웨어, 나우 히어'의 도록과는 퀄리티 차이가 너무 나서 한숨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그래서 대신 사려고 봤던 메탈프레임 액자, 안타깝지만 이 물건들도 꽝이었다. 여전히 색보정이 잘못되어서 베네치아의 하늘이 칙칙하고, 탑과 하늘이 옅은 분홍빛을 띠는데... 작품을 보고 온 입장에서는 전혀 맞지 않는 색이어서 도저히 구매할 수가 없었다. '베네치아 산 스타에 성당이 보이는 대운하', 감명 깊게 본 작품이었는데 메탈프레임도 그렇고 도록도 그렇고, 그 정도 퀄리티의 물건은 도저히 살 수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이건 단점이라기보다는 개인적인 느낌이었는데 도슨트를 듣기 좋게 접근 방식을 개선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현대에서 열리는 전시전이기에 관람객 나이대가 비교적 높은 편에 속했는데 이들 중에는 QR코드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연령대의 어르신도 계셨다. 현대백화점의 도슨트 같은 경우 QR코드에 접근해서, H point 앱에 들어가고, 아이디를 로그인해서, 도슨트를 듣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물론 자사 앱 회원을 늘리고 자사 앱의 활용도를 높인다는 점에서는 훌륭한 정책이지만 그래도 도슨트정도는 로그인 없이도 듣게 해줘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기왕이면 배치된 인원이 작품을 지키는 가드가 아닌 스태프 목걸이를 메고 있는 직원이라면 이런 어르신들이 QR코드를 사용하지 못하실 때 도와드리거나 이런 담당을 위한 추가 인원을 배치하면 더욱 좋을 것이고. 한 어르신께서 작품 도입부에서 QR코드 사용법을 모르셔서 헤매시고 계셨는데 주위에서 도와주는 이 하나 없다 보니 내가 다가가서 도슨트 듣는 방법을 같이 누르면서 설명해 드렸다. 하지만 결국 위에서 말한 것처럼 로그인하는 과정에서 막히게 되었다. 아이디도 모른다는 이야기에 회원가입 이야기를 꺼내셨더니 일이 길어질 거라 생각하셨는지 결국 포기하신 것이다. 물론 최근의 트렌드가 빠르게 흐르고 있고, 키오스크부터 QR코드까지 이제는 당연하게 알고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는 점도 알지만, 아직 이런 부분이 어려운 고령층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배려가 조금 더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짧게 이야기한다고는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길어졌다. 어쨌든 전시전은 여러모로 아쉬웠다. 더현대 근처에 사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평일에 우연히 시간이 남아 스페셜 도슨트를 들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거기에 H point 앱을 사용해서 할인받아서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라면 가봐도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조금 아쉬운 전시전이 아닐까. 참고로 나는 위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18,000원을 내고 갔기에 아쉬움을 지울 수 없는 전시전이었다.
2. 창덕궁 동네커피
5시, 비가 올 예정이라는 일기예보가 떨어졌다. 비가 온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는데. 그래서 안타깝지만 창덕궁 구경은 훗날의 일로 미루고 핸드폰도 충전할 겸 근처 카페에 들어가 쉬기로 했다. 동네커피, 2009년에 문을 열었다는 창덕궁 담벼락 옆의 고즈넉한 카페. 안에 있는 손님들이 하나 둘 책을 읽고 있는 것을 보고 홀린 듯 들어갔다. 애독가의 입장에서는 쉽사리 지나칠 수 없는 분위기라고 해야 할까. 이제는 다른 사람이 책을 읽는 모습만 봐도 즐거워진다. 아니, 아직 책을 만들고 있지도 않으니 일단은 취업하고 이런 생각을 해야 하는데.
어쨌든 가게에 들어서자 앉아서 책을 읽으시던 분이 일어나며 내게 인사를 건넸다. 아, 저분이 점장님이시구나. 그런데 왜 자리에 앉아서 독서를... 솔직히 보기 좋게 당했다는 생각이 들어 속으로 웃으면서 커피를 시켰다. 그리고는 핸드폰 충전을 맡긴 다음 카페 서고를 둘러보다 책 하나를 꺼냈다. 『이중 하나는 거짓말』, 김애란 작가님의 신작. 지난 강연에서 신작을 낸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이 작품을 여기서 볼 줄이야. 나온 커피로 목을 축이면서 읽기 시작했고 앉은자리에서 마지막 페이지를 봤다.
아마 서평 없이 월말 독서 후기에서 다룰 거 같으니 여기에서 짧은 후기를 내자면 정말 이중 하나는 거짓말이면 좋겠다 싶은 이야기의 연속이었다고 생각한다. 작가님 특유의 테이스트로 처음에는 너저분하게 인물들을 던지고 개인적으로 풀어내는 듯하다가 뒤로 가면서 접점이 생기고, 결과적으로는 시작 당시 의아했던 이야기들의 실마리가 풀린다. 그리고 '그래서, 행복한가? 과연 행복하면 끝인가? 이야기가 끝나면 여기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끝나나?' 여러모로 여운이 남는 이야기였다고 생각한다.
잔을 정리하고 책을 읽고 가니 감사하다는 의미에 엽서를 사면서 잠깐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김애란 작가님의 강연을 최근에 들었는데 그때 신작이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여기서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엽서가 예뻐서 사가려고 한다. 다음에 또 오겠다. 그런 이야기들. 중간에 있는 향유고래 엽서는 원래 포장지까지 오천 원 하는 물건이었지만 무료로 받았다. 전시품을 제외하고 전부 팔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전시품이라도 사겠다고 하자 그냥 주신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그러면 추가로 엽서를 사겠다고 해서 산 게 옆의 분홍색 엽서, 다 너무 예뻐서 보관함에 넣어놓으려고 한다.
내가 향유고래 엽서를 열심히 찾길래 사장님께서 향유고래를 좋아하시냐고 물어보셨다. 뭐라고 해야 하나, 향유고래를 보면 여러가지 생각이 난다. 가장 거대한 고래, 동료를 끔찍하게 아끼는 고래, 이스마엘을 괴롭혔던 악마의 고래, 하지만 정작 배 위의 등불로 가장 많이 사용되었던 등대와 같은 고래. 나는 저 거대한 고래에 묘한 편안함을 느낀다. 아니, 정확히는 모든 고래라는 동물에 편안함을 느낀다. 바다를 유영하는 자유로운 생물, 어느 날 갑자기 하늘을 날아도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생물, 우주의 별 대신 하늘을 비춰도 박수 쳐줄 생물. 질문에 그렇다고 말하면서 배시시 웃었다.
3. 이태원 참사 관련 캠페인즈에서의 글 활동
최근 제안 메일이 하나 왔다는 알람이 울렸다. 나 같은 브런치 구독자 50명 수준의 작가에게 제안 메일이 올리가 없는데? 무슨 장난인가 생각하면서도 일단 네이버 메일로 제안 메일을 확인했다. 캠페인즈, 이태원 참사 2주기를 기억하기 위한 행사. 담당자분께는 죄송한 이야기지만 캠페인즈라는 사이트를 처음 봤기에 처음에는 이상한 장난인가 싶어 사이트를 둘러봤다.
캠페인즈 사이트는 대충 시민사회를 위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아고라라고 해야 할지, 사회 이슈와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글을 쓸 수 있는 커뮤니티였다. 그리고 해당 사이트의 운영자가 공식적으로 연 캠페인이 이번 이태원 참사 2주기 관련 글쓰기 사회활동 캠페인이었고. 사실 나는 이태원 참사에 대해 특별한 감정이 없다. 해당 사고가 났던 해에 나는 서산에서 복무를 하고 있었다. 들은 것이라고는 핼러윈 전후로 떨어진 공문, 그리고 뉴스와 커뮤니티 사이트의 글을 통해 전해 들은 이야기뿐. 그런 내가 글을 쓸 수 있을까. 솔직히 고민 많이 했다. 그리고 장고 끝에 이 캠페인을 신청했다. 그 활동의 시작으로 창덕궁 근처 노무현시민센터에 모여 오리엔테이션 행사를 한 거고.
아마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글은 캠페인즈 커뮤니티에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 평범한 내 자전적인 이야기로, 정치적인 색은 최대한 빼고 언제나처럼 내게 어울리는 위치에 서서 쓰는, 내 20대를 표현하는 글로. 나는 언제나 글을 쓸 때 한 걸음 물러서서 쓰는 버릇이 있다. 누구보다 자전적인 이야기인데도 한 걸음 물러서 방관자처럼 써 내려가는 글. 그래서 씁쓸한 글. 아마 이번 글도 그런 이야기의 연속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하나 더 이야기를 하면 이 일이 끝난 후 서평을 캠페인즈에도 올리지 않을까 싶다. 사실 캠페인즈라는 커뮤니티가 내가 서평을 써서 올리기에 적합하지 않은 커뮤니티로 보이기는 했지만 근래에 올렸던 인문사회와 관련된 서평들, 이 서평들이 제안을 주신 담당자님이 보기에는 마음에 드셨는지 인문사회 관련된 서평도 올려주시니 괜찮으니까 활동을 해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제안을 주신 분께서 그렇게 이야기를 해주시니 감사한 마음도 들었고, 사실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늘면 나는 더 좋으니까. 그러니 앞으로 일상적인 이야기와 교육 후기, 서평과 같은 일들은 브런치에, 정치적이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예민할 수도 있는 이야기, 그리고 여기에 올리는 것과 동일한 서평을 캠페인즈에, 마지막으로 교육 후기, 행사 후기, 서평을 복붙 해서 인스타에. 총 세 곳을 운영할 거 같다. 네이버 블로그도 서평을 올리기는 하는데 솔직히 여러 곳에 복붙 하기는 귀찮아서... 이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그러고 보면 서울 리뷰 오브 북스 우주리뷰상도 지원했는데. 과욕이라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여기서도 수상을 하면 좋겠다. 아, 그러면 알라딘 서평 사이트에도 서평을 올리기 시작해야 하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 결국 예고했던 비가 내렸고 위의 사진처럼 미친 듯이 뛰어서 집에 왔다. 위안인 점이 있다면 새로 산 카메라 가방에는 방수커버가 들어 있어서 카메라는 젖지 않았다는 점 정도.
짧은 일상이라고 했지만 생각보다 엄청 긴 일상 글이 완성되었다. 다음에 읽을 책을 미리 이야기하자면 다음에는 『증오의 시대, 광기의 사랑』을 읽지 않을까 싶다. 좋은 소식이 있다면 다른 책을 읽을지도 모르지만 예정이 틀어지지 않는다면 위 책을 읽고 지난번에 읽은 『1913년 세기의 여름』과 함께 풀어내는 서평을 쓰지 않을까. 그러고 보면 도서관에서 『오늘 밤 이 세계에서 사랑이 사라진다해도』를 예약해 놨는데, 대체 지난 대출자는 언제쯤 이 책을 반납할까. 이미 반납기간은 한참 지났는데 솔직히 한 달가량 연체했으면 슬슬 반납해 줄 때도 됐잖아. 한 권밖에 없어서 빌리지도 못하고 상호대차도 못하고, 답답한 나날의 연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