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책 읽을 방법을 고민하다가 인스타그램에 개인이 진행하는 많은 프로젝트가 있는 걸 발견하고 하나둘 마음에 드는 활동에 가입해 보았다.
처음 했던 프로그램은 함께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고 읽은 부분 중 마음에 드는 구절을 나누는 활동이었다. 새벽 5시부터 7시 사이에 일어나 기상 시간과 책을 읽고 덮는 시간을 기록하여 카카오톡에 공유했다. 그 덕에 새벽 일찍 일어날 수 있었지만, 시간이 거듭될수록 책을 읽는다기보다 인증에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것 같아 한 달쯤 하고 그만두었다.
두 번째로 접했던 건 책을 읽고 마음에 드는 구절을 기록하고 그 문장에서 느낀 점을 손으로 기록해보는 필사 프로그램이었다. 내가 읽었던 책의 저자가 직접 운영하는 프로젝트라 우선 신기했고, 마침 필사라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던 찰나에 이 프로그램이 눈에 띄어서 함께하게 되었다.
처음 읽었던 책은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이란 책이었다. 사실 처음엔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이 아니었기에 이 책을 읽고 무슨 글을 써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매일 조금씩 읽고 글을 쓴 후 카카오톡에서 서로 작성한 글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남기곤 했는데, 남들이 작성한 글은 대단해 보였고 내가 적은 글은 한없이 작아 보였다. 살면서 처음 접해본 일이었다. 책을 읽는 일도 생소한데 거기서 느낀 점을 매일매일 적어야 한다니. 처음엔 기록을 지속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지만, 최소 3개월은 지속해 보자는 마음으로 매일 새벽에 일어나 일정 부분을 읽고 나만의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갔다. 그와 동시에 매일 필사한 부분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꾸준하게 했더니 기록을 봐주는 사람이 늘어났다. 그 덕에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고 나는 새벽에 일어나 필사하는 사람이란 꼬리표가 붙기 시작했다. 그렇게 꼬박 3개월 동안 7권의 책을 읽고 썼다. 작은 노트가 한두 장 쌓여갈 때마다 뿌듯한 마음도 함께 커졌고 그 노트 덕에 책을 쓰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이다. 손글씨가 가득 찬 노트 한 권을 보면서 이 글을 한 권의 책으로 엮고 싶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나를 위해서. 무언가 해냈다는 뿌듯함을 더욱더 오래 간직하고 싶었다. 그렇게 책을 읽음과 동시에 글을 쓰는 세계에 입문했다.
필사 프로그램 외에도 문학, 에세이, 자기 계발 등 다수의 분야를 다루는 북클럽에 들어가 온라인 세상 속 다른 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느낌을 나누었다. 국어 선생님과 함께 진행했던 YES24 북 클러버, 다양한 소설과 에세이를 접할 수 있었던 월간수북, SNS 수익화에 대해 조금 더 현실적으로 알게 된 달콤북스 등 필요와 목적에 맞는 다양한 북클럽 활동을 온라인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었고 여러 사람을 만난 덕분에 책 읽는 양이 증가하고 생각의 폭 또한 넓어졌다.
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또 한 가지 도전한 프로젝트가 있는데 울산도서관에서 추진하는 “책 읽는 울산, 올해의 책” 시민추진단 활동이다. 이 활동은 울산의 올해의 책을 세대별로 총 3권을 선정하여 읽고, 독서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와 활동을 통한 시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책 읽는 독서문화를 창출하고자 하는 시민 독서 운동이다.
2021년은 어떻게든 많은 책을 읽고 서평 쓰는 일에 몰두했는데 그만큼 책 읽는 문화를 널리 알리고 싶기도 했다. 차곡차곡 쌓인 책 스타그램의 결과물이 빛을 발휘했는지, 경력 사항에 인스타그램 운영을 넣었기 때문인지 책과 관련된 경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시민 추진단으로 활동할 기회를 얻었다.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것이 비대면으로 진행되었지만 제공된 책을 읽고, 성인 분야 올해의 책 1권을 정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뽑힌 책이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어 도서관에 전시되고 시민들이 가까이서 접하는 모습을 볼 때, 문화 활동을 나누는 것에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듯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 끝에 나는 책과 한층 더 가까워졌다. 혼자 하기 어렵다 생각될 때, 함께하는 연대를 찾고 그 속에 나의 등을 밀었던 작은 노력이 나를 꾸준히 읽는 다독가로 만들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