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책 읽는 즐거움
SNS를 하면서 나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것을 좋아한다는 걸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흰 바탕에 책 표지 한 장이 찍힌 사진보다 책 표지와 문구, 노트, 연필 등 부수적인 아이템이 함께 있는 사진에 마음이 끌렸다. 찻잔, 케이크와 함께 있는 책 표지, 필사 노트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사진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렇게 보여주기 위한 책 읽기가 시작되었다.
도서 인플루언서들이 찍은 사진을 따라 해보고 싶은 마음에 다양한 문구류를 구매하고 활용하면서 책을 읽었더니 재미가 두 배로 늘었다. 사 놓은 문구류를 활용하고 싶은 마음에 더 많은 글을 읽고 쓰며 사진을 찍었다. 필사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글만 쓰기엔 지루함이 있었기에 다이어리를 꾸미듯 예쁜 스티커를 활용하며 필사를 했더니 가시적인 효과가 뛰어났고, 그 즐거움에 매료되어 함께 필사했던 다른 구성원들도 스티커와 소품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각도를 달리하고 소품을 달리하여 찍은 사진을 SNS에 게시하였고 지속하다 보니 100명이던 팔로우가 900명까지 늘어났다. 물론 사진만 올린 것은 아니었고 책을 읽고 쓴 서평이 동반되었다.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900명까지 늘어났다고 생각하니 나 자신과의 약속을 꼭 지키고 싶었다. 꾸준히 책 읽고 필사하며, 때론 글 쓰는 일과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2021년 읽고 서평을 남긴 책이 111권이 되었다.
2018년엔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고 2019년, 2020년엔 1년에 20여 권의 책을 읽었다. 2021년은 책 50권 읽기를 목표로 했고, 보여주기 위한 책 읽기를 시도한 덕에 2배 넘게 읽고 기록할 수 있었다. 참 많이 읽었다 생각되는 동시에 많이 샀다는 걸 상기하니 웃음이 난다. 책, 노트, 필기구, 책꽂이, 달력, 스티커 등 많이 샀기에 많이 읽을 수 있었고, 그 모든 게 나를 위한 투자였다고 생각하니 아까운 마음이 들지 않는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부터 언제나 아이 물건, 아이 책만 사다가 어느 순간부터 내 것을 사고 내 물건으로 가득 찬 작은 공간을 보면서 눈과 마음이 즐거웠다. 읽고 쓰는 일을 기록하는 순간, 시간, 노력 그 모든 것이 내 SNS 여네니 서재 속에 있다. 그저 책 읽은 기록을 남기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한 SNS였지만 그 인터넷 세상 또한 나만의 작은 공간이 되었다. 읽고 쓰면서 마음이 충만해짐과 동시에 작고 아기자기한 물건, 예쁜 사진들로 내 사이버 공간이 완성된 것이다. 오늘도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내 공간을 채워나가지만, 그로 인해 나 스스로가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