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가짜 바쁨에서 벗어나 진짜 변화를 만드는 방법
사무실에는 보안 CCTV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출입문, 창고, 복도까지, 모든 곳에서 사람들의 움직임을 촬영합니다. 카메라 앞을 지나칠 때마다 느끼는 그 불편한 감시의 시선, 사실 기분 좋지 않죠.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 것이, 24시간 내내 CCTV가 작동하면 녹화용량이 정말 엄청날텐데 그 용량을 어떻게 관리할까?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더라도 용량 걱정 때문에 장시간 찍지 못하는 것처럼요. 하지만 CCTV 시스템의 모션 디텍션 기능 덕분에 저장 공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은 움직임이 감지될 때만 영상을 저장하고, 아무런 변화가 없을 때는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으므로, 저장 공간을 절약하는 데 탁월합니다.
매달 IT 담당자는 CCTV 시스템의 상태를 점검하고, 랜덤하게 녹화된 영상을 확인합니다. 정문은 직원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이라 가장 많은 용량을 차지하지만, 창고 영상은 출입문 영상의 100분의 1도 되지 않습니다.
만약 직장인들의 일상이 녹화되는 CCTV가 있다면, 그 영상은 주말에만 기록될 것입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의 일상은 반복적이고 똑같습니다. 9시에 출근하고, 6시에 퇴근하는 일과, 주어진 업무를 처리하고 급여를 받는 삶. 매일 똑같은 상사에게 지시를 받고, 같은 형식의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변화가 없으니까 영상에 기록되지 않습니다.
반면, 주말에는 새로운 경험이 기록됩니다. 가족과 여행을 가거나, 자격증 공부를 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섭니다. 그제서야 변화된 하루가 CCTV에 저장됩니다. 직장인의 일상은 7일 중 2일, 즉 **28.57%**만이 기억에 남고 나머지 5일은 사라집니다.
직장인의 일상은 반복적이고 변화가 적지만, 모든 시간이 다 녹화되는 사람들은 달라요. 꿈 많은 청소년의 경우, 그들에게 세상은 매일 새롭고 도전적입니다. 그들은 매일매일이 새로운 경험으로 가득 차 있어서, 100일이 온전히 활동적인 파일로 저장됩니다. 100일이 100개의 새로운 모션을 담는 거죠. 그들의 하루는 무수한 ‘변화’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이를 많이 먹어도 어릴적 기억들이 생생한 이유는 새로운 경험 때문입니다.
직장인으로서, 반복되는 일상에 익숙해지면 시간이 빨리 흐른다고 느끼게 됩니다. 물리적인 100일이 직장인에겐 모션디텍션 기능으로 29일만 살아온 것 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365일 중 104일만 살아간다면, 나머지 261일은 기억에 남지 않고 그저 지나가버립니다. 직장인의 시간은 절대적 시간에 비해 3배 빠르게 흐르는 셈입니다. 1달전 부장님께 보고드린 보고내용을 상세히 기억하실 수 있나요?. 1년전 회의실에서 머리를 맞대고 만들었던 프레젠테이션 제목이 무엇인지 알고 계시나요?
직장인들은 ‘가짜 바쁨’을 벗어나야 합니다. 하루 업무일정으로 서울에서 부산으로 출장을 가고, 서류를 밤새 검토한다고 해도 내 삶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직장생활은 내 삶의 일부일 뿐, 내 삶의 전부가 될 수 없습니다.
업무를 태만히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퇴사를 하라는 말은 더더욱 아닙니다.
직장에서 최선을 다하십시요.
다만 퇴근 후에는 자신을 위한 시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업무와 내 꿈을 분리하고, 자기계발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합니다. 받은 급여를 몽땅 쏟아 부어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데 투자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주말은 당연하고 업무 시간이 끝나면 곧바로 침대로 다이빙이 아니라 나만의 작업실에서 나를 위한 시간과 에너지를 확보 해야 합니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와 고갈된 에너지때문에 나를 위한 투자를 포기한다면 본케와 부케가 뒤바뀐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변화의 씨앗을 심으세요.
침대에서 일어나 책상을 정리하고, 방을 청소하는 작은 변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책상하나 정리한다고 해서 무엇이 바뀌겠느냐 반문 하시겠지만, 아주 작은 것이라도 통제할 수 있다면 다른 더 큰것들도 통제가 가능합니다. 책상을 정리하는 행동 하나로 멀어져 가는 내 꿈을 통제 영역 안으로 끌어 올 수 있습니다. 통제하지 않고 방치하면 모든것들은 질서를 잃고 무너집니다. 사랑하는 가족이라 하더라도 함께 시간을 보내고 대화하지 않으면 남과 똑같은 서먹한 관계가 되고 맙니다. 바쁜 직장생활 속에서도 시간을 쪼개고 만들어 가족에게 사랑을 주고 에너지를 전달해야 합니다. 이런 시간의 통제는 스스로를 희생시키는 고통스러운 과정입니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삶의 레코더는 이 변화를 위한 모든 행동들은 빠지지 않고 녹화 할 것이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