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직장의 신 30화

부모의 사랑보다, 선배의 차가운 현실조언이 필요한때.

월급쟁이는 어떻게 부자가 되는가?

by 한금택

현재 직장에 100% 만족하는 직장인이 얼마나 될까? 힘든 업무와 스트레스로 절여진 삶을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을 것이다.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퇴사하거나, 아예 업종 자체를 바꾸기도 한다. 드물기는 해도 직장인에서 사업가로 변신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지금 직장인들은 어디선가 세상과 사투를 벌이며 하루하루를 알차게도, 허무하게도 보내면서 살아간다. 언제, 어디서나 경쟁자는 있다. 하나의 파이를 놓고 뺏고 빼앗기는 제로섬 게임의 무한 반복이다.

직장인은 언제나 전투모드다.

그래서 사랑하는 자식만큼은 자신처럼 살지 안기를 바란다. 비참한 자신과 같은 삶을 자녀에게 넘겨주고 싶지 않은 부모의 마음만큼은 일류라는 종 전체의 공통점이다. 자식만큼은 더 편하게 돈을 벌고, 더 많이 벌기를 바란다.

아버지는 택시 운전기사로 70이 넘는 나이까지 일 하셨다. 평생 운전대를 잡으셨다. 그렇게 가족을 건사하고, 아들을 대학에 보내시고, 누군가 아프다면 병원에 보내셨다. 아버지는 트럭, 버스, 택시까지 안 몰아본 차가 없으셨다. 아버지는 운전이라는 직업이 너무도 가혹하고 힘들게 느끼셨다. 아버지는 나에게 항상 주문처럼 말씀하셨다. “너는 넥타이 매고 9시 출근해서 6시 퇴근하는 안정적인 회사원이 돼라 하셨다.”

꼭 그 말씀을 들으려고 노력한 적은 없다. 하지만 나는 30년 동안 회사원으로 살았다. 아버지의 꿈을 이뤄 드린 것이다. 아버지가 바라시던 삶을 대신 살아 드린 것이다.

이제 나도 아버지의 나이가 되었다. 사회라는 출정을 기다리며 설렘 반, 두려움 반,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아들을 바라본다. 나는 그에게 무슨 말을 해 줘야 할까?. 아버지가 나에게 해 주신 말처럼 내가 직장생활을 겪어보니 회사는 전쟁터 더라. 그러니 너는 다른 직업을 찾아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무책임하게 네 맘대로, 네가 원하는 삶을 살라고 해야 할까?

부모는 아이에게 세상의 참담함을 가르치는 동시에 그것을 극복하는 법도 함께 고민해줘야 한다. 내가 살아온 삶이 이렇게 힘드니까, 너는 절대 이런 삶은 살지 마라!!.로 끝나면 반쪽짜리 의미 없는 훈수일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자녀에게 펼쳐질 앞으로의 현실을 명확히 설명해 주고,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도 구체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단순히 전쟁터를 피해 도망가라는 것이 아니라, 어디로 도망갈 것인 가, 도망갔을 때 잃는 것은 무엇이고, 얻는 것은 무엇인가를 명확히 알려주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함정에 빠졌을 때 최선의 대응할 수 있는 방법도 가르쳐 주는 것이 진정한 부모의 의무다.

부모는 아이를 사랑으로 기르고,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양육할 의무가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부모의 의무는 여기 까지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서 사회에 출전할 때는 사랑의 부모가 필요하지 않다. 이제 막 첫 출근하는 직장인에게는 냉정하고 능력 있는 선배의 코칭이 절실히 필요하다. 사랑이 듬뿍 담긴 격려의 찬사보다는 가혹한 현실을 담담히 알려주는 차갑고 지혜로운 선배가 훨씬 더 유익하다. 고객에게 참을 수 없는 갑질을 당하고 돌아와 절망하는 아이에게 필요한 사람은, 함께 분노하고 , 고객을 욕하면서 상처받은 아이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맹목적인 사랑의 부모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위로도 되지 않는다. 왜 이 상황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설명해 줄 수 있는 선배가 필요하다. 돈을 벌기 위해서 이런 불합리한 일들쯤은 가볍게 웃으며 밟고 넘어서고 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를 보여 주는 선배가 필요하다. 사회가 어떤 메커니즘인지, 돈이 어떤 방식으로 회전해서 내 통장에 까지 입금되는지를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나는 회사에 넌덜머리가 날 정도로 오래 다녔다. 그렇다면 직장생활의 장점과 단점을 명확히 짚어 주고, 아이들의 선택에 나의 경험을 나눈다.

고정적인 월급은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다. 월급은 매월 고정적이고 안정적으로 지급받는다.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특성은 미래를 계획하고 레버리지를 극대화하기에 가장 큰 무기가 된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은 더 큰 투자를 위한 최고의 창이다. 직장인은 안정적인 급여를 이용해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장기적인 시간을 이용할 수 있는 최고의 포지션을 취할 수 있다.

반면 월급 자체에만 몰입하면 삶을 발전시킬 수 없다. 월급이 레버리지가 아니라 마약으로 작동하는 순간 평생 월급쟁이에서 벗어날 수 없다. 월급쟁이 만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 월급은 언제나 인플레이션의 뒤에 선다. 즉 내가 돈을 버는 속도 보다, 물가 오름 속도가 언제나 빠르기 때문에 부를 모을 수 없다. 연봉이 높아지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명목소득은 많아지더라도, 실질 소득은 줄어들거나 제자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것을 모른다면 평생 월급쟁이로 직장을 위해 살다가 나이 들어 인플레이션에 다 녹아 있는 퇴직금 몇 푼을 들고 대책 없이 직장에서 밀려난다. 이것이 직장인의 최대의 단점이다. 이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서 급여소득을 자산으로 옮겨 놓아야 한다. 가장 좋은 자산의 종류는 부동산이다. 주식은 변동성이 커서 추천하기는 어렵지만, 주식 자체에 대한 가치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면 주식도 훌륭한 인플레이션 헷징 도구다.

아무리 힘든 직장이라 하더라도 장점과 단점이 존재한다. 작게는 5년, 평생에 걸쳐 일터에서 일했다면 분명 일에 대한 깨달음이 있을 것이다. 다시 직장생활이 리-로드된다면 분명 지금 과는 다른 전략과 다른 방법을 사용할 것이다. 아무리 엉터리 직장, 직무라 하더라도 분명 그 속에 기회는 존재했을 것이다. 지금의 상황이 어렵게 돌아가고 있다면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잘못된 선택을 했었을 가능성이 높다. 직장생활을 리-로드한다면, 같은 상황에서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를 통해 부모의 직장생활이 리-로드된 것이다. 인생의 진정한 선배라면 바로 그 선택에 대해 말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왜 그런 선택을 해야 하는지, 왜 그 기회를 취하거나 버렸는지를 후배에게, 자녀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자녀가 사회라는 전쟁터에 참전하고 있거나, 준비 중이라면 부모보다는 죽지 않는 현실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현실 선배가 더 필요하다.


keyword
이전 29화직장인의 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