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사람
0305
어제는 군대 가는 친구 환송회가 있었습니다.
바쁜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잘 헤쳐나가는 모습이 좋습니다.
저를 오랜만에 만난 이는 제가 많이 변했다고 합니다.
아 불안하고 충동적이던 시기의 저도 사랑하고
지금의 저도 사랑합니다.
지금은 모든 것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습니다.
과장된 표현이 많이 줄었고, 의사 표현도 더 분명해졌습니다.
분명히 말해두지만 직장인이 되었기 때문은 아닙니다.
충동적인 시기의 저는 몰두할 시간이 있었지만 불안감에 모든 것으로부터 회피를 했고,
그것은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부터 멀어지게 했습니다.
지금의 저는 반대입니다. 시간이 줄었지만 그만큼 맞닥뜨릴 용기가 생겼어요.
저는 친구보다 저를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누구보다 가변적인 사람임을 압니다.
이 모든 관계를 이어나갈 거예요.
사실 이 모든 말들은 어제 만난 친구가 ‘넌 5년 뒤에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안 만날 것 같아.’라고 했기에 쓰는 다짐입니다.
모든 것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을 때가 있는 저는
이 말에 너무 깊은 곳을 찔린 느낌이었습니다.
속세를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쥐고 있는 모든 인연들을 꼭 쥐고 놓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저는 제가 늘 염원하던 담백한 사람이 되었지만 또 그 끝단에 있는 성향을 동경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