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라면 국물은 끝까지 다 먹을까

제1화

by 그래도

1. 라면을 다 건져 먹고 나면, 배는 이미 부르다.

그런데도 숟가락을 멈추지 못한다.

빨간 국물은 자꾸만 입을 다시 부른다.


2. 먹고 나면 늘 후회한다.

속이 더부룩해지고, 괜히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면서도, 그 순간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

이상한 건, 그 뜨거운 국물 한 숟가락에서 묘한 위로가 올라온다.

허기보다 허전함을 채운다.


3. 사람도 그렇다.

때로는 이미 충분히 갖고 있어도, 뭔가 더 들이켜야만 마음이 잠잠해진다.

채우고 나서야, 이제 됐다고.


불안이나 공허가 클 때, 사람은 꼭 필요하지 않아도 무언가로 채우려 한다.
그건 순간의 위안을 얻으려는 ‘보상적 행동(결핍이나 불안을 달래기 위해 대신 채우려는 마음)’이자, 흔들리는 마음이 택한 충동적 ‘정서 조절(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감정을 다루는 방식)’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