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어계단

-벽화마을

by 이연수

잉어계단

-벽화마을






서울. 이화 벽화 마을에 잉어 두 마리가 산다

가파르게 위치한 계단 사이 소외가 골목을 차지하고 관심에서 멀어진 곳이 있었다

차곡차곡 접힌 꽃이 들어있다 하류에서든 상류에서든

타일 속 해바라기 사이를 지나 그날의 유영을 시작해도

성가신 원칙은 없었다 골목과 계단 그리고 거리에 붙어 살며 벽화로 다시 태어났다

불어 넣었던 생명은, 캐나다 록키산맥 줄기따라 레이크 루이스 호수에서

유키 구라모토 'Lake Louise' 음악이 흐르고 나아가지 못한 잉어는 길을 찾지 못하고

소음으로 접혀버렸다


벽면 눈동자에 들어찬 낙서는' 애인 구합니다'

전봇대 전선사이로 어지럽게 펼쳐져 있다

낯선 그의 언어는 귓가를 떠나지 못한다

언덕길마다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누구는 새로운 추억이지만

붉은 글씨가 눈안에 들어차고 벽면 가득했던 호수에서 맴돌던 잉어는

계단 위 피었던 꽃들도 숨막히는 회색 페인트로 덧칠된 채

사람을 기다려 푸른 바다를 걷고 있다




해바.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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