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에 올라가면 굴러 떨어진 돌을 다시 정상에 올려놓아야 하는 영원한 형벌을 받은 인간. 죽음의 신을 속인 죄로 영원한 벌을 받게 되었다는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 신화>에 나오는 일화다.
나를 포함한 주변 자영업자 사장님들의 요즘 일상과 너무도 닮았다. 오늘 하루 힘든 일상을 버티고 나면, 내일 또다시 힘든 일상이 기다리고 있는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을 하고 있는 시지프스들이 지금 우리 주위에 있다. '내가 무너지면 내 가족들은 어떡하냐?' '문 닫으면 우리 가게 식구들은 어떡하지?' '내 나이 60이 넘었는데, 문 닫고 나면 뭐해 먹고 사냐?' 모두들 절박한 심정으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있다. 그분들은 내 가족이기도, 이웃이기도, 친구이기도 하다.
토요일 오후의 명동거리. 한집 건너 비어있는 점포마다 ‘임대문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렇게 많은 빈 점포는 몇 개월 전만 해도 누군가의 소중한 삶의 터전이었을 텐데... 남의 일이라고 지나치기엔 마음이 너무 무거워 쉽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몇 개월 후 나의 모습이 되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더이상 걷질 못하고 무거운 마음만 안은 채 집으로 돌아왔다.
힘든 코로나 시국. 저마다 각자의 방법으로 버티고 있다. 옆 가게 슈퍼집 사장님은 가게 문을 닫은 밤 시간. 근처 건물의 사무실 청소일을 나가신다. 가족같이 지내는 곰탕집 사장님은 아침 6시부터 가게문을 열고 손님 한 명이라도 더 받기 위해 곰탕을 끓이신다. 한식뷔페를 하는 P형님은 가게문을 닫고 배달 도시락으로 업종을 바꿨다. 호프집을 하시는 K사장님은 낮시간 다른 식당으로 알바를 나간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코로나가 덮친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오늘도 이렇게 싸우고 있다.
[ 버텨라, 행복한 당신을 마음속에 그려보지 않으면 안 된다. ]
매일매일 힘든 일상을 버티고 있는 시지프스들에게 카뮈가 건넨 위로를 마음에 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