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단골 손님

by 고작가

한 동네에서 음식 장사를 오래하다 보면 단골손님도 많이 생기지만, 그만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 행동을 신경써야 한다. 우리 가게도 어느덧 한 동네에서 20년째 음식을 팔고 있다. 가게 옆 종합병원이 두 개가 있어 병원을 방문한 환자들부터 의사, 간호사, 직원들까지 병원 관계자들이 자주 찾는다.


우리 가게엔 아주 어리지만 오래된 단골손님이 있다. 올해 나이가 7살이지만 손님으로 가게를 방문한 지는 8년이 되어간다. 아이 엄마가 뱃속에 아이를 가졌을 때부터 병원에 올 적마다 우리 가게를 찾았으니까. 아이 엄마는 대구탕, 초밥, 장어덮밥, 전복죽 같은 모든 메뉴를 즐겨 먹었고, 갈 때는 포장까지 해가는 열혈 단골 손님이었다. 아기는 기저귀를 차고 엄마품에 안겨서도, 막 걸음마를 시작할 때도 가게에 왔고, 이제는 다 커서 스스로 초밥을 젓가락으로 맛있게 먹는다. 내가 생선초밥을 처음 먹어본 게 제대하고 나서였는데, 우리 꼬마 단골손님은 6살에 생선초밥, 연어초밥을 동시에 시켜놓고 너무나 맛있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리고, 감탄사를 날린다. 그 모습이 너무 예뻐서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를 정도다.

아직 손주가 없는 우리 어머니는 꼬마 손님이 한번씩 올때면 당신이 드시려고 챙겨두신 초콜릿이며 사탕, 견과류를 양껏 담아 주신다. "할머니, 감사합니다" 하는 아이가 얼마나 귀여우시면 테이블 옆에 서서 초밥 외에 다른 음식 이것저것을 손수 챙겨 주신다. 이럴 때면 큰 불효를 하고 사는 것 같아 머리가 숙여지지만, 없는 손주를 나 혼자 만들 수도 없으니 그저 죄송할 따름이다.


돈을 벌기 위해 음식장사를 하고 있지만, 한 번씩 찾아주는 반가운 단골손님들이 있어서 이럴 땐 돈을 받지 않아도 행복할 것 같다. 어머니는 항상 말씀하신다. "손님을 대할 때 가족이 먹는 음식을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 식당업 10년차가 되어서야 이제 조금 그 마음을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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