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행 : 여자라이프스쿨 이재은 대표(교육공학자)
인터뷰이 : 박소진 여자라이프스쿨 연구원 (시인)
박소진 이력 :
<포엠포엠>등단, 현 『포엠포엠』편집위원
『사이, 시선의 간극』대한민국 우수문학도서 선정 (세종도서 선정)
현 매일경제신문 에세이 연재 <박소진 시인의 독일 에세이>
문화체육관광부 문학교육프로그램 사업 <내 생애 첫 작가수업> 프로그램 선발, 시립 도서관 강의
다양한 형태의 문학을 실현하는 문학예술 / 문학교육 브랜드 <LiteraryBOX> 운영
박소진의 5개 커리어 키워드
#작가 #글쓰기 #해외거주여성 #문학교육 #문학콘텐츠개발
정통 문예지에 등단한 시인이자, 문학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박소진 LiteraryBOX 대표.
그녀는 현재 독일에서 두 아이의 엄마 역할을 병행하며 자신의 일을 만들어 가고 있는 1인 기업가다.
해외 이주 여성으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스스로 만들어가는 일>의 중요성을 체득한 그녀는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기를 희망한다면, <글을 쓰라>고 외친다. 글에는 순수한 본연의 내가 담겨있기 때문에 잊혀지지 않고, 세상과 이어주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10년 넘게 해외에서 거주 중이다. 현재는 남편의 일을 따라 독일에서 살고 있다.
그림같은 유럽에서 여행다니며 사는 삶을 떠올릴지 모르나, 현실은 소외와 외로움과 싸우며 이어나가는 삶이다. 해외로 이주한 많은 한국인 여성들이 <커리어를 상실>한다. 그들이 무능해서나 무기력해서가 아니다. 아무리 좋은 교육과 훌륭한 업무경력을 쌓았다 하더라도 낯선 해외의 땅에서는 쓸모가 없어지거나 인정이 되지 않는다. 영어권 국가가 아닌 이상 제2외국어가 모국어가 되는 땅에서, 언어장벽은 또 다른 장벽이 된다. 언어가 막힌다는 것, 나를 제대로 표현하고 인정받을 수 없다는 것은 결국 <원하는 일>을 할 수 없는 분명한 이유가 된다. 더 많이 고민하고, 좌절하고... 길을 잃는다. <어쩔 수 없는 환경>에서 반짝반짝 했던 그 여성들은 숨을 죽인 채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삶을 선택한다. 할 수 있는 게 없는 현실을 잊지 위해 과거를, 나를 떠올리지 않는 삶을 사는 것. 사람들은 그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했다.
"저는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해보려고 노력해요. 나의 정체성을 여러 경험에서 찾아보는 편인 것 같아요. 그래서 할 수 있는 것과 도전해보고 싶은 것, 또 제가 잘하는 영역, 또 취향을 활용한 활동을 많이 해요. 엄마로서의 일과 작가로서의 일의 균형을 맞추려기 보다는 일상에서 혼합되는 여러 활동의 결과가 '나'라는 모습을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특히 해외 생활에서 '이렇게 있으면 안되겠다.'하는 것이 원동력이 되었어요. 계절이 좋다고 언제까지 따사로운 햇빛만 쐬고 있을 수만은 없는 것 처럼요.
둘째 유치원 학부모 대표, 아이의 독일 초등 학교의 도서관 사서를 맡고 있어요. 제가 독일어를 그렇게 잘하는 것은 아닌데도 해볼 수 있는 '자리'가 있더라구요. 올해 여자라이프스쿨 연구원 활동에도 참여하면서 자기 성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하는 중이예요. 워크레터에서 '글쓰기'의 실제적인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서 기뻐요. 줌(zoom)을 활용해 글쓰기 수업을 런칭하고, 교재를 개발해요. 문학 기반 콘텐츠를 기획하고 운영하는데 그 중 하나가 '엄마'들의 일상 은유 찾기 프로젝트인 <마이 프레시 바나나>예요. 보통의 우리가 쓸모있는 일상의 사건과 사물을 그냥 지나치지 않도록 기록하는 글쓰기 모임의 장이예요.
강의를 하고, 글을 쓰고, 일을 벌려 확장했던 것.
그것들은 해외로 이주를 하면서 다 내려 놓았던 것들이다. 대학원을 중도에 잠시 미뤄두어야 했고, 문인들과의 교류에서 멀어져야 했고, 강의 활동을 접어야 했고, 경력단절 여성의 삶을 받아들여야 했다. 내가 이룬 것들이 바로 나였기에 그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난다는 것은, 나를 버리고 떠나는 것과 흡사했다. 하지만, 그녀는 하나씩 했다. 현재 내가 여기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온 힘을 다해, 용기를 내어 하나씩 하며 세상과 연결되어 살아가고 있다. 스스로 세상과 소통할 창구를 만들고, 스스로 연결될 사람들을 찾고 모으며, 스스로 길을 만들어 갔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아요.
오랜 해외생활을 하며,
터득한 진리예요.
'할로우'라고 먼저 다가가 인사를 하지 않으면 아무도 먼저 인사조차 건네지 않았다.
그것이 이방인이 된 그녀의 현실이었다. 먼저 소리 내 말하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 안부인사 조차 받을 일이 없는 것. 누군가, 선뜻 일의 기회를 내어준다는 것은 그렇게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친구를 사귀고, 지역사회에 존재를 알리고, 글을 다시 쓰는 모든 활동들은 아주 사소해 보이더라도 용기를 내어 움직인 만큼 가능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 할 수 있는 일로 멈추지 않고 나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활동도 그녀가 열심히 나누고 있는 활동 중 하나. <바나나 프로젝트> 바로 그 대표적인 예인데 은유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다시 봄으로써 밀워뒀던 <나>에 대해 생각하는 글을 쓸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 10명 남짓의 여성들과 함께 웹진 형태로 운영을 했던 이 프로젝트를 통해 쌓은 글들은 곧 전자책으로 출판될 예정이다.
바나나 프로젝트 :
"생각지도 못한 곳에 있는 바나나를 찾습니다. 막연한 꿈이었던, 잊고 있던 바나나, 가족에게 건네는 상냥한 내 말투 속 바나나, 이상하게 우울하지 않은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오늘의 바나나, 평소와는 다른 무엇인가를 시도해 본 작고 새로운 노력의 바나나까지 나의 바나나를 찾는 여정 프로젝트"
My Fresh Banana에서 당신의 바나나 이야기를 신선하게 지킵니다.
웹진 사이트 : https://myfreshbanana.com/
대학 졸업 후, 우크라이나에서 첫 직장을 다녔다. 국내 대기업의 현지 법인이었다. 20대 중반이었다. 그곳은 인생을 홀로 책임져야 할 사막같았다. 낮에는 일을 하고, 남은 시간은 자유롭게 보냈다. 외식을 하고, 쇼핑도 했다. 밤에는 조금 달랐다. 외로움이 자주 찾아오기도 했고, 그리움에 대한 곡진한 마음이 밤 창문을 열면 쏟아져 들어오는 것 같았다. 어느 해 12월 31일, 파티에 초대받은 집 근처에서 팡팡 터지는 소리가 나길래 창문을 열었다. 까만 밤 하늘에서 색색깔 불꽃이 비처럼 쏟아졌다. 그 때 보았던 창문 밖 불꽃놀이를 잊지를 못한다. 마음에 쏟아진 삶을 다시한 번 선택할 수 있게 한 용기였다. 그때부터 한동안 글쓰기를 매일 했다. 글쓰기는 존재의 펼침이었다. 그리고 오스카 와일드의 문장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시궁창에 있지만 그중 누군가는 별을 바라보고 있다." 이 말은 그녀에게 용기를 내라고 내 대신 부르짖어주는 외침이었다.
잘못 들어선 길이라면 지금이라도 얼른 돌아가는 것이 지름길로 가는 선택이라고. 3년을 버티면서 <글>을 썼다. 그때의 삶을 이야기 했고, 마음을 시로 표현했다. 계속 글을 쓰며 신춘문예, 문예지에 도전을 했고 다시 길이 열렸다. <시인, 박소진>으로 사는 길.
선택에 후회한 적이 없어요.
나에 대해 잘 아니까 늘 당당해요.
그게, 나답게 사는 거예요
주변의 많은 친구들이 고시를 준비할 때, 자격증 시험을 볼 때, 기업에서 리더로 커나갈 때 그녀는 그런 친구들을 부러워하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그들에겐 <정형화된 커리어 트랙>을 가는 것이 어울리는 길이었지만, 자신은 문인의 길을 가고 싶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무엇이 더 좋은 <일>이란 없다고 느꼈다. 부럽거나, 배가 아프지도 않았다. 지금 내가 선택하고 하고 있는 일, 그것이 현재 나에게 가장 당당하고 좋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수식어가 나의 이름 앞에 붙어도, 세상이 부여하는 권위나 힘의 종류가 무엇이든 위축되지 않을 수 있는 이유, 그것은 그녀의 일 자체가 <나에 대한 글쓰기>였기 때문이다.
글을 쓰기 때문이예요.
나에 대한 글감을 찾고
나를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면
이주여성, 아내, 엄마
이런 타이틀에 위축되지 않아요.
그녀는 <나만의 커리어>를 만들어 가고 싶은 여성들은 <글>을 써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만의 세계로 자신을 밀어 넣는 것이고, 그 세계로 들어간다는 것은 다시 돌아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살아온 삶, 일어났던 사건들... 그 시간들을 다시 복기하고, 의미를 찾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본연의 나를 찾을 수 있고 <내가 누구인지>를 말할 수 있고 그렇게 나다운 삶도 모색해 볼 수 있다.
높은 성취를 했던 경험, 누군가를 사랑하고 아파했던 경험, 다른 이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 여전히 꿈을 꾸고 있는 것들... 그런 <경험 사건>들은 우리가 쓸 수 있는 글감이 되어준다. 그 글감이란, 결국 내가 욕망하는 것, 세계 밖으로 나가가고픈 나, 되고픈 나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구체적인 소재일 것이다. 글감을 찾아, 글을 쓴다는 것은 <추상적인 나>를 실체화 하는 작업일 터.
나를 밀어주는 글쓰기란, 결국 타인과 차별화된 나의 생각과 정서, 살아온 모습이 담겨진 글이다.
나의 경험을 통해 내가 이뤄온 것들, 이뤄온 것들 사이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보여주고, 그 사이 사이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타인과 공감할 수 있고 연결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 바로, 그 지점이 세상과 연결되는 포인트.
쓰고픈 글감이 있다는 것은
자신의 내면과 외면을 연결할 수 있는 것
자기상황을 이해하고, 바라볼 수 있다는 것
그 힘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말해요.
[박소진 작가가 추천하는 에세이를 위한 글감 모으기에 유용한 질문 맛보기]
1. 내가 이제까지 쓴 '문장' 들
(일기, SNS단상, 누군가에게 전하는 편지 등 모든 글의 형태)에서 가장 기억나는 한 문장
2. 내가 이제까지 삶에서 배운 내용 중에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내용
3. 나를 화나게 하는 것에 대하여
4. 늘 꿈꾸고 있던 장면에 대하여
(그림으로 그려도 됩니다. 현실과 연결하여 생각해도 좋고, 환상 그 자체여도 좋습니다. )
5.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늘 하고 싶었지만 ‘쉽게’ 하지 못하게 되는/못 했던 마음 속 말
조금씩 조금씩, 원하는 일들 가운데 할 수 있는 것을 해나가고 일을 한다. 애초 <무엇을 이루겠다>, <무엇이 되겠다> 같은 모범 답안은 없다. 그저, 내가 원하는 것을 세상에도 이로울 수 있는 방식으로 해나가다 보면, 어떤 모양이 만들어지리라 생각한다. 그것이 어떤 모양이 될지까지 예측하고 싶지 않다.
다만, 확장하고 싶은 일의 형태는 결정했다.
그것은 바로 <사회적 기업가>가 되는 것이다. 할 말은 있지만, 그 말을 할 수 없는 소외된 사람들에게 '너의 창구'가 <문학>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세지를 자신의 일을 통해 구현하고 싶다. 독일로 입양돼 살아가는 사람들, 난민 보호소에서 살아가는 어린이, 해외 이주로 할 수 있는 것이 상실된 엄마들... 그녀가 일상 속에서 자주 만나고, 관찰하게 됐던 이들에게 <너의 이야기도 중요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문학교육 사업을 하는 것이 현재, 그녀가 그려보는 미래.
'나'를 바라보고 칭찬해 주는 일이
제 일의 원동력인 것이 분명해요.
너는 지금 잘하고 있어,
그러니까 네 세계에서 너는 당당해져도 돼.
내게 겸손해 마지않는 일을 하고 싶어요.
그건 겸손과 동시에 나의 목소리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하고 용감한 시도라고 생각해요.
문학의 순수한 목적을 지키되
확장하고픈 욕구를 숨기지 않는 것.
수동적으로 존재하기 보다
나아가는 길을 가고 싶어요.
물론, 순수 문학을 해오던 그녀에게 비지니스를 한다는 것은 <일>과 <일>이 충돌하는 지점이 있었다.
대부분의 문인들이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채 읽고, 생각하고, 쓰는 활동을 <정통 커리어>로 받아들이는 반면, 그녀는 조금 다른 행보를 만들어가고 있다. 글을 쓸 수 있는 지면의 기회만 기다리며, 수동적인 커리어를 만들어 나가기 보다 스스로 나의 글을 브랜드로 만들어,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개척하는 것. 그것이 그녀가 현재 만들고픈 <일>이다.
지난 달, 박소진의 신간 <누구나 아는 라라>가 출간되었다. 인터뷰를 위해 작가가 직접 소개했다.
책의 주인공 라라는 우리들 속에 절대적으로 소외되지도, 또 소외되는 모습이다. 이 책은 난민, 라라가 등장하지만 정치적으로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 않는다. 주인공은 분명 '바다'를 건너온 어린 소녀이다. 이 책은 절대적인 '마음'에 관한 이야기인데, 소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부드러운 시선과 친절이 과연 부드럽고 근원적인 위로와 배려일까를 질문한다.
독일에 거주하면서 누군가를 향한 공감과 이해가 가진 위선에 대해 꼭 말하고 싶어서 쓰기 시작한 작품이다. 에세이를 닮은 짧은 소설로 담았다. 친절, 배려, 관용, 톨레랑스가 위선적일 수 있으며, 또 그것이 얼마나 커다란 착각을 불러올 수 있을까를 목격하고 쓴 에세이를 닮은 소설이다. 나의 자기 고백이며, 라라를 직접 대면하고 그녀를 보고 느끼고, 또 라라와 다르지 않은 내 모습을 발견한다. 무조건적인 친절이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을지, 친절과 관용을 '베푼다'라는 말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계급적일 수 있을지 책에 담았다.
Raha, 라라 이름의 올바른 알파벳?
딸아이의 같은 반, 9살 라라를 나는 처음 만났다. '라라'라고 우리가 부르는 그 아이의 이름의 알파벳은 Rara가 아닌 '라하'라고 발음되는 Raha이다. 아무도 그 아이의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지 않았다. 라하든, 랄라든 라라든 우리는 불렀다. 그 아이는 익셉셔널이라고. 그러면서 아이에게 던지는 시선에는 '친절'과 '관용'과 '배려'라는 포장 속의 암묵적인 차별적 폭력이 가득 들어있었다. 나 조차도 마찬가지였다. 누군가를 위로하는 마음의 진심을 되묻는다. 그리하여 이것은 비단 독일에서의 시선이 아닌, 우리 모두의 태도와 마음을 담은 책이다.
누구나 아는 라라 구매처
온라인 교보문고 : [인터넷 교보문고] 꿈을 키우는 세상 (kyobobook.co.kr)
Yes 24 누구나 아는 라라 - YES24
알라딘 서점 알라딘: 누구나 아는 라라 (aladin.co.kr)
작은 책방 책봄 (1차 입고 모두 판매, 재입고 예정) 누구나 아는 라라 : 작은책방. 책봄 (naver.com)
한때, 궁금했었다.
왜 유능하고 똑똑한 여성들이 조직을 떠나 <프리워커>로 살고자 하는지에 대해서. 안정적이고 잘 갖춰진 조직의 시스템에서 이탈해 작고 열악한 조직을 꾸려 온갖 고생을 하겠다고 덤비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참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 박소진님의 인터뷰 어딘가에서 그 질문에 대한 힌트를 찾을 수 있었다. 수동성을 벗어나 살고 싶은 마음. 바로 그것이었다. 누군가에 의해 주어진 일, 정해진 권한으로 움직이는 일,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일, 시키면 해야 하는 일... 그것들로 부터 해방되어 자유로워질 수 있는 선택이 바로 창직과 창업이었던 셈이다. 박소진 시인 역시 <원고 청탁>과 <강의 요청>만 기다리는 수동적인 문인으로 살기 싫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체면을 지키기 위해, 드러나지 않는 어딘가에서 글만 쓰기 보다, 과감히 자신을 드러내며 현재 할 수 있는 다양한 세상의 기회들에 손을 내밀어 능동적으로 나아가는 편이 훨씬 좋았다. 문학의 정신을 살리되, 자신의 욕구를 희생하지 않는 것. 온라인 프로그램을 런칭하고 여러 실험적인 문학 프로젝트도 펼치는 이유, 내 안에 존재하는 모든 능력을 살뜰히 사용하며 나아가고 싶어서다. '점잖은 시인'만 하며 살아가기는 세상은 넓고 인생은 아름답기 때문. 그녀가 겸손해 마지 않는 글쓰기를 강조하는 바로, 그 이유처럼.
by 이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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