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슈트를 입고 싶을 때 가장 재미있는 스타일
선선한 바람이 부는 아침저녁이다. 재킷과 슈트를 매만지며 언제쯤이면 입을 수 있는지 생각해본다. 그와 함께 재밌는 스타일에 대해 고민한다. 매번 비슷한 방식의 셔츠 타이 구두를 매칭 하는 슈트나 재킷은 우아하고 멋지지만 톡톡 튀는 재미는 없다랄까. 경쾌한 느낌은 발목을 드러낸 로퍼를 신어도 잘 나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슈트에 스니커즈를 신어볼 생각을 해볼 차례이다.
슈트에 스니커즈 조합은 꽤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시도를 해왔고 어렵지 않은 스타일처럼 통용되어 왔다. 하지만 특정한 컬러의 슈트에 특정 컬러 구두가 어울리듯, 스니커즈 또한 어떤 슈트에 어울리는지 선택해야 한다. 톰 포드 (Tom ford) 슈트 같은 드레시한 스타일에 스니커즈는 어떤 멋쟁이도 소화하기 힘들다. 브랜드마다 슈트의 스타일이 다르니 스니커즈에 어울리는 슈트를 찾아야 하고 그에 맞게 수선을 해야 한다.
우선 스니커즈를 슈트에 매칭 하는 것부터 파격적인 조합이다. 스니커즈에 포인트를 주는 스타일 이기 때문에 양말이나 다른 액세서리에 힘을 주면 산만하게 된다. 특히 컬러풀하고 패턴이 들어간 양말은 최대한 피하고 페이크 삭스를 신어 스니커즈에 힘을 실어주자.
슈트의 핏은 슬림하여 날렵한 느낌이 드는 것이 좋다. 스니커즈와의 조합은 가볍고 캐주얼한 느낌을 강조하는 스타일이다. 진중함보다는 날렵함을 상상하고 핏을 선택해야 한다. 팬츠의 밑단은 발목의 복숭아뼈가 드러날 정도로 짧은 것이 좋다. 깡총한 팬츠 기장이 가벼움을 훨씬 강조해주고 드러난 복숭아뼈가 캐주얼한 룩을 도드라지게 해준다.
슈트의 소재는 아무렴 울, 울 혼방, 면 등 상관없지만 시기는 봄, 여름이 적절하다. 몸을 오픈하는 것이 시원해 보이는 시기가 슈트와 스니커즈 조합이 이해되는 시기이다. 나는 대부분 초여름과 늦여름에 이 스타일을 즐기는데 이유는 1) 슈트를 입더라도 발목이 드러나는 스니커즈를 입음으로써 더워 보여도 부담스럽지 않고 2) 구두의 답답함보다는 스니커즈의 편안한 캐주얼이 시기와 적절하다.
어떤 스니커즈가 슈트와 잘 어울릴까. 어떤 스타일을 추구하냐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눠서 추천하고 싶다. 깔끔한 스타일에 동화될 무리 없는 스니커즈를 원한다면 커먼 프로젝트의 스니커즈. 컬러로 포인트를 주면서 재밌는 스타일을 원한다면 나이키 코르테즈를 추천한다.
커먼 프로젝트(common project)의 스니커즈는 깔끔한 라스트와 높은 퀄리티, 그리고 수준 높은 소재로 한번 구매하면 꽤 오랫동안 신을 수 있는 스테디셀러이다. 면 팬츠나 울 슬랙스는 물론이고 캐주얼한 슈트에 무리 없이 매칭 할 수 있다. 고급스러운 컬러감과 안정된 프로포션이 어떤 조합에도 실패하지 않으니, 깔끔한 슈트 스니커즈 조합을 원한다면 이만한 것이 없다.
기본 스타일에 컬러가 다양한 편은 아니나 블랙, 화이트 외에도 핑크, 네이비, 카키 등 소재에 따라 다양한 컬러가 있으니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것을 고르면 된다. 아, 스웨이드 소재도 있는데 여름에 신어도 무방하다. 생각보다 덥지 않다.
다양한 컬러의 스니커즈가 있지만 나이키 코르테즈를 추천한 것은 1) 디자인의 무리가 없으며 2) 범용성이 넓고 3) 형태나 스타일이 캐주얼 슈트에 곧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나는 네이비 바디에 오렌지 컬러 로고가 들어간 것을 신는다. 컬러 자체의 톡톡 튀는 존재감이 스타일에서 포인트를 주기에 좋다. 특히 여름에 울 슬랙스에 셔츠 그리고 이 코르테즈 하나면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멋진 룩이 완성된다.
코르테즈의 컬러는 워낙 많으니 자신의 기호에 따라 선택을 하되 자신이 가진 옷에 두루 어울릴 만한 범용성 있는 컬러를 고를 것을 추천한다.
슈트에 스니커즈 조합은 잘 입지 못하면 오히려 비난받을 스타일이지만 새로운 그리고 재밌는 조합은 언제나 시도해봐야 한다. 언제까지 있는 조합만 해서 스타일이 발전할 수 있겠는가. 늦여름의 시작은 스니커즈와 팬츠 기장을 고민하는 즐거운 시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