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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종달새 Oct 13. 2024

25년 차 영어쌤의 영어단어장

 (1) 'a'는 이런 뜻입니다.

'a' 

미국∙영국 [ ə 강형 eɪ ]

1.     부정관사 <글 속에 처음 언급되는 단수형 명사 앞에 쓰임>   

2.     부정관사 <‘형용사+불가산 명사’나 ‘불가산 명사+수식 어구’ 앞에 쓰임>   

3.     부정관사 <단수 명사 앞에 쓰여 그 부류를 통칭함>   

a man 남자 한 명, a dog 개 한 마리 


출처 [네이버어학사전]



a는 무수히 많은 것들 중의 불특정 '하나'를 뜻할 때 사용한다. 

특히 셀 수 있는 것과 셀 수 없는 것을 나누는 영어에서는 a 가 있다는 것은 셀 수 있는 것을 뜻한다. 

셀 수 있는 명사를 쓸 때는 a(an) 쓰거나 many , a few, two, three, some 등을 써야 한다. 

a가 없다는 것은 셀 수 없음을 뜻하는 것이니 영어에서는 이 부분을 무척 중요하게 여긴다.


I like a dog. vs I like dog. 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전자는 개 한 마리를 무수히 많은 개 들 중 한 마리를 좋아하는 것이지만 

후자는 a가 없다는 이유로 셀 수 없는 재료 (단순한 개고기)로 바뀌게 된다.

졸지에 개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a는 표현하는 법도 만만치 않다. 

단순하게 /어/라고 말해야 하나? 하다가 뒤에 오는 글자에 따라 발음법이 바뀌게 된다.

(a 가 모음 a, e, i, o, u를 만나면 an이라고 해야 하는 것은 학교 선생님들에게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들었다. 실행이 어려울지라도) 



48세, 25년 차 영어쌤으로 한국에서 밥벌이를 하고 있다. 

단순한 파트타이머로 돈을 번 시간까지 따진다면 더 될 수 있지만 , 

나름 공식적으로 돈을 번(?) 시간을 따져보니 꽤나 긴 시간이다. 

그 속에서 나의 영어는 늘 결핍이었다.

학원보다는 대학교에서 

개인보다는 주재원이나 기업과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쳐야 하니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매일 직면해야 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나 외국인 강사들이 너무 잘났다. 

그들의 외적인 스펙이 나를 매일 짓눌렀다. 결핍에서 꾸역꾸역 견디다 보니 어느덧 이렇게 오랜 시간 한 가지 일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영어 하나만으로 돈을 벌기 꽤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 (예전만큼은 아니어도 아직까진 그런 듯하다.) 

진입 장벽이 쉽기도 하고, 또 누군가 '영어쌤'이란 이름을 갖기도 쉬운 곳이다.

인스타그램이 활성화되어 보니 더 그런 것 같다.

인스타그램에선 누구나 영어를 하면, 영어쌤이 될 수도 있다. 

본연의 다른 직업이 있어도 내가 영어를 잘하면, 혹은 내 아이를 영어 잘하는 아이로 키웠다면, 내가 해외에 살고 있다면, 내가 국제 부부라면, 내가 영어 관련 사업을 한다면, 

그 방법을 공유하고 자료를 주고 챌린지를 하고.. 그렇게 '영어쌤'이 되어 간다.

그들의 '영어쌤'과 나의 '영어쌤'의 a는 무슨 차이일까?



나는 꽤 괜찮은 영어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아니, 솔직한 마음으로는 꽤 멋진 대학교수가 되고 싶었다. a professor. 

대학과 정부기관에서 전임 계약을 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에서 대학교수로 명예퇴직을 하지 못한 채 

스스로 영어교육가로 탈바꿈을 해야 했다. 

a professor 가 아닌 an educator로!


그런데, 나는 an educator 보다는 a teacher 이 더 좋다. 

현재, 사이버 대학평생교육원에서 외래교수라는 직책을 갖고 영어를 지도하고 

내 사업자 등록을 하고 인스타그램, 온라인에서 영어를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때때로 교사들을 연수한다. 해외에서 협업 등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여러 개의 이름을 갖고 있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름은 a teacher이다. 

한 명의 선생님. 셀 수 있는 한 명의 선생님. 

나를 기억해 줄 수 있는 누군가에게 '셀 수 있을 기억'으로 남겨져서 

한 번쯤 떠올릴 수 있는 그런 선생님. 쌤이 되고 싶다. 



나의 인생에서 a는 한 개, 한 명, 그리고 시작임을 알린다. 

a teacher는 지금의 내 모습이고 나의 상태이다. 


a professor는 다소 권위적이고 위엄이 있다. 내가 원했던 나의 모습이었지만 결과는 영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많은 사람과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었다. 

그게 나의 'a'를 만들어 주고 있다.


an educator는 내가 해 왔던 그리고 하고 있는 무수히 많은 영어 관련 일을 보여주고 있다. 

educate. 누군가를 계몽하면서 알려주는 것. 배움의 일종이고 결국은 도움이 되는 일이다. 하지만 

나를 규정짓기에는 애매하다. 나는 좀 더 섬세한 a 가 필요하다. 


a teacher는 내가 가장 행복해지는 이름이다. 사업자 등록을 해서 돈을 제대로 못 벌어도 좋다. 

나는 현재 a  '영어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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