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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상하는 연필 Jul 29. 2015

낙서

산다는 것은 서로가 서로에게 흔적 남기기 인 것 같아

1. 

 
뉴욕시가
 
하루에도
 
1600개 넘게
 
생기는 낙서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고 한다.
 
 
낙서하는 사람은 쓱쓱  
 
쓰면 그만이지만
 
 
그것을 지우려면
 
쓱쓱 박박 쓱쓱 박박 쓱쓱 박박
 
해야한다.
 
 
것도
 
지워봤자
 
처음처럼
 
말끔해지지 못한다.
 
 
2.
 
삶이
 
서로가 서로에게
 
흔적 남기기 인 것 같다.
 
 
아들로서 딸로서
 
친구로서 애인으로서
 
남편으로서 아내로서
 
그리고 동료로서
 
서로에게  
 
흔적을 남기며 사는 것 같다.
 
 
3.
 
사람은
 
이별을 하기 마련이다.
 
 
사랑의 단절,
 
죽음,
 
잊혀짐,
 
궁금하지 않음 등
 
 
나와 당신이
 
어느 순간
 
서로의 흔적을 지워내야 할
 
때가 온다.
 
 
4.
 
쓱쓱 박박
 
쓱쓱 박박
 
 
그간 나도
 
여러 이별들로 인해
 
다양한 흔적들을
 
지운 적이 있다.
 
 
하지만  
 
역시나 어렵다.
 
 
무언가를 지워낸다는 것은.
 
 
지워야겠다고 마음먹은 처음,
 
지우고 있다고 노력하는 중간,
 
다 지워냈다고 안도하는 끝,
 
그리고  
 
미처 다 지워내지 못했단 것을 눈치 챈 그 어느날까지.
 
 
다  
 
어렵다.
 
 
5.
 
나는  
 
지금도  
 
누구가에게  
 
나를 묻히고 있고  
 
 
누군가는  
 
지금도  
 
내가 묻혀놓은 것을
 
지워내고 있을 것이다.
 
 
어렵다.
 
 
이래서 사는 것이  
 
참 어렵다고 하는 것이다.
 
 
세상
 
온통  
 
묻히고 지워내는 일들의
 
반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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