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수연 Sep 25. 2024

운동에서만큼은 눈치 보지 않았으면 해요

회원님들께 보내는 편지

오전 수업을 마치고 노트북을 켰다. 시간도 조금 남았겠다 남기고 싶은 내용이 있어서 글을 적는다.


회원님들께 보내고 싶은 편지이다. 글의 한구석엔 나의 사과와 죄송함도 섞인 그런 글을 적어보기로 한다.


저와 마주하는 회원님들께


안녕하세요. 정수연 코치입니다.


처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회원님들을 보면 걱정이 보입니다. 두려움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쇠의 차가움이 느껴지는지, 자신에 대한 의심이 드는 것인지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무게 앞에만 서면 망설이고 눈치를 보는 회원님들을 자주 만납니다.


이런 회원님들께 조금 더 자유로워지라는 말을 던져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사회는 종종 우리를 눈치 보게 만듭니다. 많은 곳에 틀을 만들어두고 그 안에 우리로 하여금 들어가게 만듭니다. '정상'이라는 이름하에 그것을 지키지 않으면 문제 삼곤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남들이 간섭하지 않는 공간에서도 자유를 잃어버립니다. 우리가 허구의 상상을 통해 우리를 옥죄곤 합니다.


운동하는 공간에서는 그러지 않길 간절히 바랍니다. 일상에서 잠깐 빠져나와 땀을 흘리고 움직이며 몰입하는 시간이었으면 합니다. 과감하게 무게를 잡고 움직이며 잠시나마 내 몸에 집중해 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조금은 모순적이게 느끼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정수연이라는 트레이너는 '기준' '함께' 그리고 '노력'을 강조하는 편이니까요. 특정 기준 안에서 자유롭길 바라는 모순을 말합니다. 함께 있는 공간에서는 타인과의 관계를 신경 쓰며 함께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하는 모순을 저지릅니다. 자유로운 공간이지만 노력해야만 성장할 수 있다는, 약간은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한다는 모순적인 말을 합니다. 그래서 언제나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오히려 회원님들께서 눈치를 보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지 않을까 해서요.


하지만 제가 말하는 '기준'에 개인적으로는 확신이 있습니다. 그리고 '함께'와 '노력'은 인생을 살아갈 때 필요한 진리 중 하나라고 저는 믿습니다. '기준'을 지켜보려는 '노력'을 해보며, '함께'하는 회원님들과 호흡을 맞추고 서로를 관찰하며 자유롭게, 과감하게 움직여보세요. 처음이 어색하고 무섭다는 것은 다양한 운동을 접해본 저도 정말 잘 알고 있습니다. 동시에 손 내밀어주는 안내자와 서로를 독려하는 운동 동료들이 있다면 겁낼 필요 없다는 것도 그만큼 잘 알고 있습니다. 용기를 내보자고요. 자유로워질 용기, 내 것을 과감하게 시도해보고자 하는 용기를요.


글을 쓰면서도 떳떳하지 않습니다. 제가 회원님들을 얼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이 큽니다. 저 먼저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게, 나다워질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정수연 코치 올림


작가의 이전글 바쁜 다음 날 찾아오는 씁쓸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