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교육에 진심인 나라 스웨덴
지속가능한 교육 (sustainable education) : UNESCO가 2015년에 공표한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17가지 목표 (the 17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목적으로 하며, 그 가치를 포함한 교육. 즉, 모든 사람은 평등하며, 그러므로 질 좋은 교육을 공평하게 받을 가치가 있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지구의 가치를 생각하면서 환경을 지켜나가는 교육을 함께 협력하여해 나가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https://www.unesco.org/en/sdgs
아마도 대부분의 유럽이 그렇겠지만, 특히 스웨덴은 지속 가능성의 가치를 둔 교육에 진심이다.
나는 교육 연구 분야를 공부하기 전까지 이 '지속 가능성'이라는 가치를 들어보기만 했지 잘 알지 못했다. 그냥 막연하게 '환경을 생각하는 것' '인간 중심이 아닌 지구와 자연을 생각하는 교육'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UNESCO가 공표한 이 지속 가능성의 가치는 비단 '환경(environment)'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것은 모든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지만, 특히 교육적 가치에서만 이야기를 한다면, 평등한 인간의 가치, 특히 어린이들의 인권, 공평하고 평등한 질 높은 교육, 궁극적으로 가난을 없애고 모두가 잘 살기 위해 협력하는 가치 등을 포함하고 있다.
스웨덴은 이 가치를 중심에 두고 교육에 대해 연구하며 교육의 미래에 대해 고민한다.
그래서 일반 학교 뿐 아니라 대학 또한 우리 같은 교육을 공부하는 학생들, 미래에 교사가 될 예비 교사들에게 이 가치에 대해 엄청 강조하며, 그래서 내가 듣고 있는 모든 교수들의 강의에서도 이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의 첫 과제의 주제도 '지속 가능성을 가치에 둔 연구 주제를 한 가지 정해서 관련 논문 분석하기'였고, 그다음에도 아동의 인권, 평등한 교육, 차별 없는 교육 등 대부분이 지속 가능성의 가치를 둔 연구에 중심을 두고 있었다.
나는 수업을 들으면서, 또 과제를 하면서 얼마나 스웨덴 교육계가 이 지속 가능성에 진심인지, 또한 연구를 하는 연구자,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들이 이것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내가 공부했던 대학교 수업과 비교를 하게 되었다.
그때는 물론 너무 어렸고, 그래서 교육 철학이나 가치 같은 생각을 많이 할 거리에 대해 관심도 없었지만, 나는 도무지 생각을 해 봐도 대학교를 다닌 4년 내내 교육의 어떤 '가치관'에 대해 배웠는지 기억나는 게 없었다.
'어떤 학자의 어떤 학파, 무슨 시대에 어떤 교육이 발전했고, 그래서 현재 우리는 비고츠키의 구성주의 이론에 입각하여 아이들을 존중하며 가르쳐야 하며...' 이런 원론적인 암기식 수업이 아닌, '왜 우리가 교육을 해야 하며' '무엇을 위해 우리가 교육을 연구하고 공부해야 하는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대한민국의 교육의 가치'는 무엇인지 생각할 시간과 여유를 주었는지.
나는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교육은 미래를 위한 투자다.
그래서 더욱더 가치관이 중요하다.
당장 어떤 정책을 바꾸고 시스템을 바꾸고 커리큘럼을 수정한다고 해서 그 결과가 바로 나타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20년이고 30년이고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학생들에게 교육했을 때 비로소 미래에 그들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을 때 그것이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교육의 가치다.
안타깝게도 그래서 교육의 가치가 다른 것들보다 쉽게 뒤로 밀려나는 경우가 많다.
(몇 년 정권을 잡고 손 털고 나가기만 하면 되는 정치인들에게는 쉽게 결과가 보이고 성과가 바로 보여 자신의 이력에 한 줄 더 적을 수 있어서 다음번 선거에 표 하나 더 얻을 수 있는 사안이 더 가치 있기 때문일까)
1998년, 대한민국 교육은 교육 기본법이 제정되었다.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하여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데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
자주적 생활 함양,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 국가 및 인류 발전에 기여하는 사람으로 이바지하도록 돕는 것. 이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본질적인 가치관이다.
지금 우리 교육이 정말 이 가치를 향하여 가는 것이 맞는지,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이런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이 맞는지, 다양성을 존중하고 인류애를 함양하는 것보다 수학 공식 하나, 영어 단어 하나 더 외워서 옆 친구를 이기고 내가 1등 해서 더 좋은 대학을 가서 돈을 많이 버는 좋은 직장에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가르치는 것은 아닌지 깊게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는 당장 내일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혼돈의 세상 속에 살고 있다.
이제는 잘 쫓아가지고 못 할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 과학 기술, 우리 아이들은 AI 로봇과 경쟁하면서 살아가야 할지도 모르며, 세계의 대부분의 나라들이 이제는 함께 협력해서 잘 살아가는 것이 아닌 '우리나라만 잘 살면 된다'라는 이기적인 스텐스로 나아가고 있다.
혼돈의 세상 속에서 잘 살아남을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가치를 교육해 주는 것. 기술과 자본의 강대국들 사이에서 대한민국의 가치를 잘 지켜나갈 수 있는 것.
이것이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 지금 우리가 미래의 대한민국에게 해 주어야 할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