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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by 앙티브 Antibes

오늘은 여행에 관한 단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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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travel not to escape life, but for life not to escape us
'우리는 삶에서 도망치기 위해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삶이 우리를 지나쳐 가버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여행한다.'




이 문장은 여행의 목적을 “현실 회피”로만 보는 시각을 넘어, 삶을 더 깊이 경험하고 붙잡기 위한 행위로 바라보는 관점을 담고 있습니다.
즉, 여행은 지친 마음을 잠시 달래기 위해 떠나는 피난처가 아니라,
오히려 삶의 생생한 순간들을 더 많이, 더 깊이 받아들이기 위한 수단이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떠나지 않으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중요한 순간들이 흘러가 버리고,
결국 ‘살아있음’을 느낄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합니다.





푸른 바다 위, 한 척의 작은 돛단배가 고요히 미끄러져 간다.
수평선은 끝을 알 수 없고, 바람은 목적지를 묻지 않는다.
그 순간, 나는 여행이 단순히 ‘떠남’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는 종종 일상의 무게에 지쳐, 그 모든 것을 내려놓고 멀리 달아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정작 여행의 본질은 도망이 아니라 ‘맞이함’에 있다.

바닷바람이 얼굴을 스치는 감각, 이국의 골목에서 들려오는 낯선 음악, 처음 마주하는 사람들의 미소…
이 모든 순간이 우리를 일깨운다.

우리가 사는 삶이 얼마나 넓고, 얼마나 다채로운지를.

일상 속에서 무심히 흘려보내던 시간은, 여행지에서 비로소 색을 입는다.
그 색을 기억한 채 돌아오면, 우리 삶의 회색빛 하루에도 작은 파도가 이는 듯 설렘이 스민다.

그래서 우리는 떠난다.
삶이 우리 곁을 지나쳐 가버리지 않도록, 그 찰나를 두 손 가득 붙잡기 위해.


삶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러니 오늘,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이 어디든, 한 번쯤은 돛을 올려보자.
그 항해가 비록 짧더라도, 그 시간만큼은 삶이 결코 우리를 놓치지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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