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비에르 성당과 Vieux Lyon의 추억
2009년 11월.
새 가족이 생기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로, 프랑스 남부에서 처음 맞이하는 지중해 날씨의 울적함을 달래기 위해, 우리는 Lyon(리용)을 향해 떠났다.
리용은 파리, 마르세유, 깐느, 니스 만큼은 잘 알려지지 않은 듯도 하지만, 나름 프랑스 3대 도시이고, 도착해서야 알았지만, 도시의 위용과 중세 시대의 역사, 그리고 푸르비에르(Fourvière) 사원 등 화려한 건축물들을 보유한 대도시였다. 엄밀히 말해 리용은 프랑스남부에 해당하지는 않고, Auvergne-Rhône-Alpes 지역의 중심도시로, 프랑스 남부의 바로 위쪽에 위치해, 지리적으로는 다녀올만한 거리에 위치해 있다.
론 강과 손 강이 도시를 관통하고, 도시 주변으로 두 개의 산이 자리잡고 있는 지형도 나름 특이했지만, 무엇보다 유럽 어느 대도시 성당에 비교해도 손색없을 만큼 그 규모와 내/외부의 화려함을 자랑하는 푸르비에르 성당과 Vieux Lyon (구도심, 올드타운에 해당)의 다양한 레스토랑 구경이 인상적이었다. 프랑스에서도 식도락하면 둘째가면 서러워할 정도로 유명한 지역이라고 한다.
리용 관광의 시작은 벨쿠르 광장. 광장 북쪽으로는 Rue de la République (République대로)가 있어 긴 산책을 부르는 탁트인 전망과 아기자기한 구경거리가 넘쳐난다.
사진의 동쪽에 치우친 중간 쯤에 보이는 하얀 동그라미가 관람차로 그 주변이 벨쿠르 광장이다.
벨쿠르 광장은 Bellecour의 이름에서 그대로 직역하면 아름다운 마당. 프랑스에서는 3번째로 큰 광장이고, 사람들만이 다니는 광장으로는 유럽에서 가장 큰 광장이라고 한다.
하여 앙티브 등 남유럽의 중세 도시들에서 보던 작은 규모의 광장 (광장이라고 하기엔 손바닥만한^^)에 어느새 길들여진 우리로서는 그 규모에 우선 압도당했었다.
규모도 규모이지만, 광장 중심의 루이14세 동상에서 부터 광장 주변으로 질서정연하게 들어서 있는 중세건축물들, 빨간 지붕의 건물들이 앙티브에서 느끼지 못했던 서유럽의 풍경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다. 어쩌면 브뤼셀의 느낌과 파리의 느낌을 섞어 놓은 듯한 묘한 이중 데자뷔가 느껴지는 광장.
조금 당겨찍어보았다. 숨은 그림 찾기는 아니지만 벨쿠르 광장을 지키고 있는 말탄 루이14세의 동상이 어려풋이 눈에 띈다.
광원렌즈로 바꾸고, 최대 배율을 적용하여 루이14세를 먼발치에서 내 눈앞으로 모셔왔다. 빨간지붕 건물들이 앞을 가려, 광장의 규모를 가늠하기는 정확히 힘들지만 사람들의 사이즈와 맨앞의 건축물에 가려진 거의 절반정도의 숨겨진 광장을 감안하여 대충 비교해 보면 될 듯 싶다.
광장 너머로 Vieux Lyon의 아름다움과 조화로운 질서가 눈에 띈다.
지붕 색깔만 바꾸면, 파리의 축소판 같기도 하다. 11월의 묘한 우울함이 어쩔 수 없이 묻어나옴에도 통일된 색깔과 질서정연함이 마음을 차분히 안정시켜준다. 우리 마음도 차분히 내려앉았다.
다른쪽으로 눈을 돌려 또 한컷. 계단식으로 들어서 있는 집들과 건물. 역시 멀리서 보면 모든 건 다 조화로워 보인다. 작은 일로 아둥바둥해도, 나중에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듯이, 한 번쯤은 모든 걸 멀리서 바라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말로만으로는 쉽지 않다. 나름 경륜과 경험, 그리고 무엇보다 다짐을 통한 꾸준한 연습이 필요한 일이다.
빨간지붕들에 매료되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행인들이 걸어다니는 다리.잔잔히 내리는 비와 함께 다리도 촉촉히 젖었다.
제법 사이즈가 되는 대관람차. 유럽인들은 왜 이렇게 대관람차에 집착하는 것일까.
Vieux Lyon을 거쳐....
푸르비에르 성당으로 가는 길. 높은 지대에 있어 케이블카를 타고 가야한다.
드디어 푸르비에르역. 천편일률적이지 않으면서 그래도 간소한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성당을 한컷에 아름답게 담아내는 건, 참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떻게 담아내도 눈으로 담아낸 그것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나도 마음으로 감사하며...
성당 내부의 화려함에 매료되었다. 탄성이 나올정도의 디테일과 화려함이 압권이다.
다양한 염원들을 태우는 듯한 촛불들. 우리의 염원도 작게 나마 보태본다.
엄숙함과 화려함이 묘하게 공존하는 성당 내부를 나와 외부를 다시 겉돈다.
자갈길이 정겹다. 이슬비에 촉촉히 젖은 자갈길이 유난히 오늘따라 더 눈에 들어온다. 11월의 을씨년스러운 날씨에 깃을 세우고 지나가는 행인들도, 연신 성당을 사진에 담아내는 관광객들도 자연스럽게 풍경의 일부가 된다.
가까이에서 보면 그 디테일이 놀랍기만 하다. 많은 노력과 땀의 결실이리라.
Vieux Lyon에는 벌써 크리스마스 풍경과 소품들이 즐비하다. 아기자기함과 동심어린 표정들이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다리 찢은 산타. 짧은다리를 어떻게^^ 귀엽기도 하지만, 작품의 위트에 매료되었다.
다시 론강을 맞이한다.
맨 왼쪽이 Vieux Lyon. 두 개의 강 중에 왼쪽이 손강, 오른쪽이 론강. 손강의 왼쪽이 Vieux Lyon인 셈이다. 손강과 론강의 사이에 Bellecour가 위치해 있다.
파리처럼 리용도 걸어다니기에 전혀 부담없는 거리들을 자랑한다.
꽃가게들도 눈에 띄고.
트램은 리용의 주요한 교통 수단 중 하나이다.
이제 허기진 배를 위해 식도락으로 유명한 리용의 거리들로 go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