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너도밤 Jul 02. 2024

10년 만의 영어 면접과 6개월의 영어 공부 (2)

리얼클래스, 민병철유폰, 말해보카 .. 유명한 어플은 다 써 본 후기

오늘로 출국이 딱 한 달 남았다.

난생 처음 해보는 것들이 너무 많고, 혼자 알아서 헤쳐 나가야 하는 것들이 벌써 버거운 나날들.


그동안 틈틈이 꾸준히 많은 미션을 끝냈다.

집을 구하기 위해 Housing Lottery라는 하버드의 독특한 방식에 익숙해져야 했고, 대학 수강 신청 때도 가본적 없던 PC방까지 가서 찰스강 뷰 18평 아파트를 선착순으로 얻어냈다.

학교에서 요구하는 건강검진 서류를 떼느라 피도 뽑고 얼얼한 주사도 잔뜩 맞았다.


250만 원짜리 비행기표도 사고, 370만 원짜리 첫달 월세도 손을 벌벌 떨며 보냈다. 펀딩을 받지 못한다면 미국 유학은 꿈도 못 꾸었겠다고 다시 느꼈다.

한국인 성미에는 너무 느리고 불친절한 시스템에 스트레스 받으며 비자 신청도 했고, 생각보다 간단했던 비자 인터뷰도 무사히 끝냈고, 오늘 드디어 반짝반짝 비자 박힌 여권을 배송 받았다.

혹시 미국 가서 운전하고 싶을까봐 9년을 묵혀 둔 운전면허도 다시 꺼냈다.


마지막 미션이었던 비자까지 받고 출국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니 정말 이제 곧 갈 것 같은 느낌이다.


Notion으로 생각날 때마다 정리하고 있는 출국 준비 체크리스트




10년 만의 영어 면접을 준비하겠다고 시작한 영어 공부는 6개월이 아니라 이제 8개월째,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반 년 넘는 시간 동안 영어 실력은 굼벵이처럼 조금씩 늘고 있다.

왜 이렇게 늘지 않는지 절망했던 때도 있었는데, 이제야 조금씩 늘기는 늘고 있음을 느낀다.


좋아하지도 잘하지도 않던 영어를 어떻게든 해 보겠다고 이런 저런 어플은 유료 결제하며 다 써 봤는데, 나에게 맞는 어플과 저마다의 장단점을 조금씩 느끼고 있다.


아마도 미국 출국 전 [준비] 파트의 마지막 글이 될 것 같은, 영어 공부 어플 후기.

각 업체로부터 돈 받는 것 1도 없음!





1) 두루두루 영어 강의 - 리얼클래스 (★★★☆)


몇 년 전부터 타일러를 내세워 참 꾸준히도 홍보하는 리얼클래스.

'콘텐츠로 배우는 진짜 영어'를 표방하는데, 영화나 드라마, 애니를 정주행하면서 그속에 나오는 표현들을 배우는 것이 핵심이다.


타일러가 CNN 뉴스 클립으로 강의하는 수업이 4개 있는데, 처음엔 이 수업이 왠지 면접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결제했다.

2023년 12월 기준으로, (드라마는 빠진) 1년권 패키지에 47만원 정도 냈던 것 같다.

( 금액은 어느 어플이든 프로모션이나 구성이 자꾸 바뀌므로 참고만 하기.. )


리얼클래스에서 내세우는 기본 콘텐츠는 미국과 영국의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을 정주행하며 유용한 표현을 학습하는 것


한동안 뉴스 콘텐츠 2개 반, 노팅힐, 어바웃타임 등등 몇개 수업을 들었는데, 지금은 더 이상 듣지 않는다.

뉴스 콘텐츠에서 배운 표현들은 면접에서 아주 작은.. 도움이 되었고 영화 수업도 좋아하는 영화 정주행하는 겸 나름 재미있게 들었지만, 결국 꾸준히 흥미 붙일 만큼 내 취향의 콘텐츠가 다양하지 않다.

아무래도 비싼 영화나 드라마를 돈 주고 사와야 할 테고, 강사를 섭외해서 스튜디오에서 찍고 편집하고 해야 할테니 업데이트 속도에 한계가 있다.

(오지랖이지만 손익이 맞는 장사인가? 싶은 개인적 의문도..)


개인적으로 리얼클래스에서 진짜 좋은 것은 라이브 강의라고 생각한다.

매주 월~목 7시, 8시, 9시에 초급/중급/고급으로 수준을 나누어 zoom으로 실시간 수업을 진행하는데, 이 수업이 알차서 일주일에 두 번 이상씩 꾸준히 계속 듣고 있다.


47만 원이라는 1년권 금액이 어플 치고는 비싼 듯하지만, 퇴근 후 매일 40분씩 영어 학원 가는 값이라고 생각하면 이미 본전 뽑고도 남았다.

원래는 내 실력이 고급인 줄 알고 Chelsea 선생님의 Level 5&6 강의를 한동안 들었는데, 영어 공부를 하다 보니 내 실력은 고급이 아니었다.

기본적인 일상 회화도 어버버하는데 온갖 트렌디한 MZ 표현을 배워봤자 나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메뉴 주문도 못 하는데 '존맛탱!' 같은 거 알아서 뭐해ㅠ


몇 달 전 개편되어서 중급에 Annie 쌤이 새로 오셨는데, 딱 나에게 필요한 수준의 일상 영어 수업인 데다 선생님 수업 방식이 참 좋다. 유용한 표현 알려주고 비슷한 문장을 계속 만들게 해서 익숙하게 만드는 방식.


라이브 수업이라 채팅으로 참여할 수 있는데, 문장 계속 만들어보고 맞든 틀리든 던지고 교정 받고 하다 보면 40분이 금방 간다. 다 정말 쓸 것 같은 표현들이라서 하나하나 다 기억해 두려 노력한다.


표현 하나를 알려 주고 비슷한 표현을 계속 만들도록 시키는 Annie 수업. 라이브 꾸준히 들어서 장학금도 몇 번 당첨됐다ㅋ


Chelsea 수업도 Annie 수업도 다 열정 넘치고 좋다. 녹화된 콘텐츠 영상들은 그냥 그렇지만, 매일 40분씩 꾸준히 참여하게 하는 라이브 수업 방식은 잘 개발한 것 같아서 리얼클래스는 별 세 개 반..



[요약] 리얼클래스 (★★★☆)

뱃� 콘텐츠 수업은 생각보다 그냥 그렇다.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고르자면 선택 폭이 좁은 편.
굿� 실시간 강의가 생각보다 엄청 좋다. 영어 학원 직접 다니는 것보다 오히려 좋은 듯한 수업.




2) 말문아 터져라 회화 수업 - 민병철유폰 (★★★★)


가장 최근에 결제한 것이 민병철 유폰이다. 리얼클래스를 비롯한 온갖 인풋을 나에게 집어 넣다가, 결국 내 입에서 영어가 뱉어지지 않는다는 심각성을 깨닫고 알아본 전화영어 어플.


유폰 전에 스픽도 써 봤었다. 호기심에 깔아서 이것저것 눌러 보다 지우고, 한창 이효리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길래 7일 무료 체험도 해 봤는데 결국 다시 지웠다.

AI가 아무리 좋대도, 결국 기계랑 말하는 거라서 썩 동기가 생기지 않았다. 틀리든 말든 뭐라도 뱉어야 할 텐데, AI가 내 말을 기다리며 (...)을 띄우고 있으면 도무지 말하고 싶지가 않더라는..


유폰도 요금제가 다양하고 프로모션이 그때그때 다른 모양인데, CS가 좋아서 무료 체험 수업 후 전화를 해서 이런저런 가격 설명을 해 준다. 이게 좋고 저게 좋고를 듣다가 ‘주5회 + 3달 + 10분’ 수업이 18만원이라길래 홀라당 결제해 버렸다.

게다가 무료 수업 쿠폰도 100장이나 줬는데 아무리 써도 줄지를 않아서 하루에 두 번씩 할 때도 많다.


유폰의 대략적인 시스템. 10분 수업을 위해 미리 (영상을 보거나 문장을 만드는) 수업 준비를 하고, 끝나면 피드백 리포트를 받는다.


내가 느끼는 유폰의 장점은 안정적인 운영 방식.

전화로 영어 회화 공부하는 패턴 자체야 비슷하겠지만 바쁜 일상에 꾸준히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게 관건인 것 같다. 유폰은 민병철 씨의 이름값 답게(?) 수년 간의 경험으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준비된 강의도 엄청 많고, 언제든 원하는 시간에 쉽게 예약하고 쉽게 취소할 수 있는 게 한국인의 생활 패턴에 딱이다.


강사들은 아마 거의 필리핀 강사들인 것 같은데, 발음이나 수업 스킬에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친절하고 말을 잘 들어 준다. 3개월 치 수강권이 거의 끝나가는 지금, 처음에 비해 영어로 말 뱉기가 꽤 편해졌다고 느끼고 있다. 영어를 '잘'하게 되었다기보다는.. 내뱉는 게 좀 편해졌다는 정도.



[요약] 민병철유폰 (★★★★)

뱃� 별로 없는 듯. 강사 편차가 좀 있다는 것 정도인데 선생님은 맨날 바뀌니 큰 문제는 안 된다.
굿� 저렴한 값에 매일매일 영어로 뭔가 뱉을 기회가 있다는 점. 전화 영어의 장점이 곧 유폰의 장점.




3) 무조건 써야 할 단어 공부 어플 - 말해보카 (★★★★★)


여러 어플과 병행해서 쓰면 좋을 단 하나의 어플이 있다면 말해보카다.

중고등학교 때도 결국 영어 공부의 시작과 끝은 단어 외우는 것이었다. 말해보카는 말 그대로, 영어 단어 외우는 어플이다.

게임하듯이 레벨업하는 리그도 있고, 아기자기하게 캐릭터도 꾸미고 스킨도 입히고.. 단어를 꾸준히 외우게 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어플이다.


인간의 기억력 곡선에 맞춰서 문제를 내 주는 방식 자체도 효과적임에 분명하지만, 내가 느끼는 장점은 오히려 부가 기능에 있다.


단어 퀴즈를 내주는 기본 시스템도 유용하지만, [원하는 단어]를 넣을 수 있는 점과 훌륭한 [사전]이 말해보카의 큰 장점


첫째, 영어사전이 정말 훌륭하다.

네이버 영어사전은 클래식이지만, 낡았다. 표현이나 뜻풀이가 교과서적이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말해보카에서 같이 연동해서 운영하는 사전 어플이 있는데, 온갖 숙어, 같은 단어라도 뉘앙스에 따라 달리 쓰이는 여러 의미들이 하나하나 예문 붙어서 다 등재되어 있다.

업체에서(?) 직접 만들거나 영화/드라마/유튜브 등에서 뽑은 예문도 다양하고, 발음진단도 해 주고, 웹스터 등 영영사전과도 연동이 되어 있어서 어원 정보도 알 수 있다. UI도 직관적이고 검색도 빠르다. 나열하기 입 아플 정도로 장점이 많은 사전이다.


둘째, 모든 영어 공부에 병행하기 좋다.

위에서 말한 리얼클래스나 유폰으로 알게 되는 새로운 단어와 표현, 혼자 Netflix로 미드 보면서 알게 되는 표현들을 그때그때마다 말해보카에 다 등록해 둔다.

검색하는 단어나 표현은 거의 빠짐없이 들어 있어서, 등록해 놓으면 알아서 때마다 복습시켜준다.

어떤 방식으로 영어 공부를 하든 말해보카를 '같이' 쓰면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하철 타고 어딘가 갈 때는 습관적으로 말해보카를 틀어서 단어 공부를 하고 있다.

단어공부 기능 말고도 문법 기능이나 리스닝 기능도 있다. 둘 다 써봤는데, 좋다.


말해보카는 정말.. 좋다... 표현이 부족할 지경.

결제 금액은 1년에 99,000원인가 했던 것 같다. 2명 묶으면 더 싸다고 한다.



[요약] 말해보카 (★★★★★)

뱃� 없음.
굿� 영어사전. 모든 방식의 영어 공부에 연동이 된다는 점.




너무 길어져서 다 쓰지 못하지만, 이밖에 추천할 것들

Netflix 결제해서 'Gilmore Girls' 전 시즌 정주행중. 내용 자체가 너무 재밌다. 자막 없이 한 번, 자막 보며 한 번 연속으로 보는데 두 번 들으면 확실히 점점 더 잘 들린다. 구글링하면 대본도 쉽게 구할 수 있다.

Podcast는 공짜. 코리안헤럴드에서 뉴스 읽어주고 표현 정리해주는 콘텐츠가 있는데 오며가며 듣기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10년 만의 영어 면접과 6개월의 영어 공부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