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노래가 끝나고 숨 죽여 듣던 사람들이 기다리던 박수와 환호.
정말 멋지게 감동적인 순간이다.
갈고닦은 실력과 자신만의 감성이나 흥을 무대 위에서 맘껏 펼치고, 감상을 위해 가만히 듣고 있던 사람들이 박수갈채를 보내는 것. 참 멋있는 모습이다.
물론, 노래가 별로일 때도 있다. 그럴 때에도 용기 있게 무대에 올라와 준 모습 그리고 최선을 다한 모습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기도 한다.
흥에 겨워 신나는 노래에 흠뻑 취해서 소리로서 화답하고 앵콜을 외치고.
하지만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마지막은 여운이다. 진한 여운.
감동받아 와 하면서 박수를 칠 겨를도 없이 생각에 빠져 들게도 하고, 어떨 땐 멍하니 무대나 어딘가를 바로 보게 하기도 한다.
앞서 한번 다루었던, 김광석 님의 노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임영웅 님이 불렀을 때도 그랬다.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여보 안. 녕. 히.“
방송에서 본 그 장면에서도 많은 관객 분들이 눈물을 흘리기도 하면서 조용히 숙연하게 마지막 여운을 느꼈던 것 같다. 말을 해야 하는 방송에서조차 누구도 말을 하기 쉽지 않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운은,
이번에도 박효신 님이다.
노래는 야생화.
내 손끝에 남은
너의 향기 흩어져 날아가
들어보신 분들은 아시다시피
‘날아가‘
부분에서 고음과 절정을 이룬다.
먼 훗날 너를 데려다
줄 그 봄이 오면 그날에 나
피우리라 라 라‘
보통 최고 절정을 찍으면 그다음부터는 감정을 추스르거나 읊조리는 목소리로 완급조절을 하는 경우가 많는데,
이 곡에서는 고조된 감정을 더 힘 있게 이어나가고,
마지막 부분에 긴장을 풀고 놓아준다.
‘라 라 라라라 라 라 라’
처음 이 노래를 접했을 때, 첫 소절에 빠져 계속 가만히 듣게 되고,
나중엔 특유의 고음과 절정을 듣는 맛에 생각나고,
지금은 이 감정을 정돈하며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마지막을 듣기 위해 이 노래를 듣는다.
이 가을 박효신 님의 또 다른 명곡 ‘추억은 사랑을 닮아 ‘의 마지막 여운까지 함께 빠져보고 싶다.
“울어도 소리쳐 봐도
모른 척 버리려 해도
잊지 못할 그 사람
오늘도 기다려요
나를 잘 알잖아요“
https://youtu.be/OxgiiyLp5p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