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상 Feb 18. 2024

평생 남의 종 노릇 하는데 행복할 리가 있나요


존경하는 변호사 님이 한분 계십니다.


S대 법대를 나와서 사시 패스하고 대형 로펌에서 쭉 근무하시고 파트너 변호사로 오래 계시다가 갑자기 그곳을 그만두고 작은 로펌을 차리셨습니다.


처음엔 잘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저 좋은 직장에서 안정적으로 수억 원의 (수십억일지도 모릅니다.) 고연봉을 받고 계신데, 은퇴도 아니고 나이 들어서 본인 로펌을 차리신 것이 맞는 선택인가 싶었습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최고 로펌에서, 그냥 하던 대로 일을 하시면 고소득이 보장되어 있는데, 굳이 자기 로펌 차려서 영업하고 이것 저것 신경 쓰고 그러면서 돈은 더 벌지 못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인가 싶었지요.


한 번은 저녁 식사를 하면서 넌지시 여쭤 봤습니다.


“대형 로펌 박차고 나오시고, 로펌 차리시고 나서 후회하신 적은 없으세요?”


“후회 많이 했지. 일 따와야 하고, 로펌 운영하는 대표 변호사가 되니 신경 쓸 것도 많고 말이야.


근데, 어느 날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대형 로펌 변호사로만 끝내기엔, 내 인생이 너무 아까운 거야.

내 로펌 내가 맘껏 운영하고 그렇게 해보고 싶었어. 눈치 보면서 이상한 소리도 다 들어주고, 하기 싫은 일도 할 때보다, 적게 벌어도 내 로펌 내가 책임지고 운영하고 키워서 좋아. 솔직히 더 힘들 때도 있긴

해. 하지만, 남의 지시 받아가며 할 때보다, 내 걸 해서 그런지 더 보람 있다네.“


60이 넘으셨는데도 표정은 밝아 보이셨지요.


“하하하, 10년은 더 일 하시겠네요.”


“악담은. 2-3 년 열심히 해보고 그만해야지.”


마치 노인이 “이제 죽어야지.”

회사 임원이 “이제 그만둬야지.”

하는 뻔한 거짓말처럼 들렸습니다.


그리고, 같은 그룹에서 부사장까지 하신 임원 분을 만나 뵙고 비슷한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 분 역시 S대 상대를 나와서 그룹 회장 비서실에서 오래 일하고, 어린 나이에 임원으로 발탁되고 여러 사업을 성공으로 이끄신 분이셨습니다.


같이 일을 할 때, 열정적으로 자신이 직접 많은 것들을 챙기고 하시는 것을 보며, 이 분은 진짜구나 싶었던 좋은 분이셨지요.


사장 승진이 좌절되어 그러신지는 모르겠지만, 그 분도 더 다니실 수 있었는데도 어느 날 회사를 그만두셨습니다.


대기업 부사장이면 연봉만 수억, 수십억일 텐데 나가라는 말도 하지 않았는데 나가신 걸 보고 그때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요.


일을 하다 보니 확실한 사업 기회가 포착되었고, 그동안 모은 돈과 퇴직금까지 해서 투자도 하고 직접 자기 사업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예상치 않게 코로나가 터져서 많은 것들이 한동안 all stop 되어서, 원하던 일정대로 일이 진행이 되지 않았다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투자한 자금은 많이 날아가고. 사업을 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몇 억 날아가는 것은 순식간입니다. 연예인들이 자기 딴에는 힘들고 고되며, 불안정한 연예인 생활 청산하고 크게 벌고 안정되게 살려고 신발 등 사업을 했다가 수십억 말아 먹는 것도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고문으로 원래 회사에 돌아오셨습니다. 윗분들과 기존에 함께 일했던 분들이 챙겨주신 것이지요. 지인 분 조사 때문에 장례식장에 갔다가 같이 있었던 분들을 만나서 사정을 이야기 했더니 자리를 마련해 주셨다고 합니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고생했다. 밥은 먹고 살아라.’ 정도로 챙겨준 것이지요. 이래서, 한창 일하고 잘 나갈 때 주변에 잘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보통 잘 나갈 땐 나 잘난 맛에 주위를 잘 돌아보지 않지 않습니까.


그렇게 편하게 회사로 왔다 갔다 하셨는데, 60 넘은 고위 임원 출신 고문을 누가 근태 check 하는 것도 아니고, 법카까지 지원 받아서 그야말로 편하게 다니셨습니다.


‘저렇게 1-2 년 더 다니시던가 운 좋으시면 몇 년 더 다니시겠지.’


내심 부럽기도 했습니다.

5분만 늦어도, 차라리 휴가를 써라는 잔소리를 듣거나, 심지어 사유서를 써야 할 때도 있는 일반 직장인에게는 말입니다.


눈치 보며 한 번씩 겨우 법카 긁는 소심쟁이 회사원에게 밥을 사주셔서, 맛있게 먹고 좋은 말씀도 듣고 그랬습니다.


전에 변호사님도 생각나서, 조심스레 여쭤봤습니다.


“지내실만 하시지요?

이제 사업은 안 하실 거지요?“


“답답해.

챙겨주는데도 불편하고.

기회 되면 나이 들기 전에 한번 더 시도해 보려고. “


진심 아쉬운 맘에 그냥 해보는 말씀이신 줄 알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선언을 하십니다.


“이제 때가 왔다.

지난 번 예상치 못한 timing 문제로 실패했던 사업을 보란 듯이 성공 시켜 보이겠다. 나 누구야!“



사업은 도박이라더니.

실패하기 쉬우면서도, 다음에 하면 잘 될 거라 생각하고 다시 달려든다는 말이 이런 거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분 표정은 무척 밝았습니다.

머리가 하얗게 샌, 같은 60대 변호사님과 마찬가지로 말이지요.




대비가 되었습니다.


임피 직원이라고 하지요.


정규직인데 55세가 넘어서 임금 피크제에 걸려 매년 연봉의 10 프로 정도가 날아가는 분들과 말이지요. 쉽게 대기업 기준으로 매년 연봉이 1000 만원 날아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월급도 100만 원 정도 줄어드는 것이지요.


물가인상률에 미치지 못하는, 귀여운 연봉 인상을 하면 실질 임금은 하락이라고 외치는 세상입니다. 임금 피크제는 말은 청년 세대와 일자리 share 라고 말하지만, 실질은 퇴직금 줄어드는 것 생각하면 그냥 지금 나가는 게 더 나을지도.

라는 고민인지 권유인지 모를 제도입니다.


그래서, 같은 일 하는데 왜 월급을 10 프로나 쳐 내냐고 반발하며 소송까지 불사하는 것이지요. 그러면, 나쁜 HR은 이렇게 말하는 걸 들었습니다.


“자녀 대학 등록금 받으시니까 사실 월급 좀 깎여도 실제로는 이익이예요. 회사 안 다니셔서 월급 못 받는 것보다 훨씬 낫잖아요. 그 나이에 누가 써주는 것도 아니구요. 요즘 같이 경기 어려운 시국에. 회사에 감사하며 다니세요. 집에서 노는 분들 다들 부장님 부러워하십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갈 곳 있고, 때 되면 밥 주고, 월급날에 꼬박 꼬박 월급 들어오고요.“


화내고 싸울만 하지요?


이런 인사팀 직원들은 많지 않겠지요?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요즘 뉴스에서 성과급을 실적이 좋지 않다고 아예 주지 않거나 성과가 괜찮은데도 반만 주거나 손톱만큼 줘서 분노한 행동들을 많이 보지요. 오랜 시간 직장 생활을 하며 보고 들어서 그런지 십분 이해가 갑니다. 저도 결국 그 중 한 사람이고, 미래에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구요.


그래서, 정년 퇴임하시는 분들을 보면, 진심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휴가도 눈치 보고 쓰며, 9-6로 휴일 빼고 1년 내내 출근해서 일하시며 30년 정도를 버티고 다니셨다는 게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임피 직원 5년 시절도 버텨냈다는 것이고, 이상한 사람, 이기적인 사람을 만나서 좋게 표현하면 bad luck, 심하게 말하면 똥 밟는 상황도 참고 잘 넘기셨을 것입니다.


IMF나 금융위기 같은 엄혹한 시절에 구조조정도 많았고, 요즘 같은 경기 침체기에는 사실상 상시적 구조조정이 있습니다. 잊을만하면 어느 회사에서 몇 명을 잘랐고, 퇴직 위로금으로 얼마를, 몇 년 치 기본급을 줬다 이런 기사가 나오지요? 기사에 나오는 것보다 훨씬 많은 구조조정과 권고사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오정 (45세 정리해고) 같은 말이 있고, 회사가 어렵다고 사원까지도 정리하는 일들도 있지요.


그런 힘든 시절을 겪으면서도 그야말로 버텨낸 것입니다. 자신이 잘리는 대상자가 되는 것도 두려운데,

동료가 짐 싸서 나가는 것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모르겠습니다.

내가 아니라 다행이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지만,

다음이 내가 될 수도 있고, 함께 했던 좋은 동료가 더 멋진 인생을 살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갈 때와, 등

떠밀려 나갈 때 마지막 인사는 참 다릅니다. 전자는 부럽다 싶으면서도 축복을 빌어주지만, 후자는 건승을 빌지만 배웅하고 씁쓸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날은 남은 동료와 함께 소주 한잔 하게 됩니다. 집에 가면 잠이 잘 오지 않거든요.


제 주위에도 이 임피 직원이나 정년을 앞둔 분들이 제법 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같이 일을 하거나 회식을 할 때 우울하다, 힘들다 이런 말을 잘 하지 않으십니다. 되려, 지금 회사를 다니게 해 주셔서 고맙다. 이렇게 좋은 팀장님, 임원님을 모시고 앞으로 몇 년 못 다녀서 아쉽다며, 자신보다 어린 사람들에게 아부 아닌 아부와 함께, 어떤 일이든 해보겠다며 자신을 버리지 말라는 속내가 담긴 appeal 을 하시기도 합니다.


대단하다 싶으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요.

또한, 미래의 제 모습이 될 수 있어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도 되구요.


그래서 금수저가 아니면, 처음에 돈이 없으니 다른 사람 밑에서 필요한 일 성실히 해서 돈 벌고 기술을 익히거나, 다른 사업 기회를 찾아 기반이 잡히고 돈이 모이면 자신의 사업을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모습이 앞서 말씀 드린 변호사님이나 부사장님의 예이겠지요. 하지만, 이 분들의 사례 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보면 자신의 사업을 하러 나갔다 망하는 등 좋지 못한 결과가 생기는 경우 또한 많습니다. 그래서, 다시 회사로 돌아오기도 하지요.


충분히 준비가 되지 않은 경우도 많고, 너무 세상을 모르고 냅다 지르다 그리된 경우도 있습니다. 회사에서 한정된 일만 하다 보니 사업 전체를 끌고 나가면서 겪는 복잡 다단한 일들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놓치기도 하구요.


이런 초보 창업자를 노리는 소위 창업 컨설팅 업자 같은 사기꾼들도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업자 중에도 양아치들이 있구요. 물론, 정직하게 잘 도와주고 정당한 수익만 가져가는 창업 컨설팅 업자나 프랜차이즈 업자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생을 살아나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함정은 잘 피하며 살아야겠지요.


직장 생활이 체질이라고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제가 봐도 무난한 성격으로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성실하게 회사 다니며 일하고 지각 같은 것도 잘 하지 않는 그런 친구들입니다. 회사에 대해, 그리고 회사 생활에 대해 큰 불만은 없고, 월급 주고 밥 먹여주고 경험하게 해 줘서 고맙다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회사 생활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이런 마음을 갖고 있는데, 보통 더 크게 감사하게 생각하며 지속성이 높습니다. 회사가 어려워서 월급을 올려주지 못하거나 조금 올려주거나 심지어 깎을 때, 다른 친구들은 바로 이직 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직장 생활이 체질인 친구들은 평생 밥 먹고 살게 해 준 회사가 어려우니 나도 고통 분담해야지 하며 직장 생활을 이어나갑니다. 아버지가 공무원이나 교사 혹은 공기업에 다니시거나 정년 퇴임까지 하신 친구들이 이런 경우가 많았지요.


아무래도 가정의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화목한 가정의 자녀들이 결혼을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보통 빨리 결혼을 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요. 반면에, 아버지가 사업을 하는 친구들은 몇 년 다니며 회사 생활 경험하고 그만두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한 후배는 회사에 들어올 때부터 딱 봐도 똑똑해 보이는 친구였습니다.


그런 말이 있지요?


너무 똑똑하면 회사 오래 못 다닌다고.


회사 일의 정체(?) 본질을 빨리 파악하고, 보통 일을 잘해서 이미 어릴 때 주요한 경험을 해버리기 때문에 지겨워 지는 것이지요. 보통 이런 친구들은 반복되는 일상과 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싫증을 잘 내는 캐릭터도 있지만, 그보다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고 성장을 추구하는데 회사 생활에서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런 듯 합니다.


그러다 고참들에게서 자신의 미래 모습을 마주하거나, bad luck 에 걸렸을 때 참지 않고 그만둡니다.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하기도 하고, 그동안 준비했던 사업을 하는 경우도 있지요.


그 후배는 사업의 길을 택했습니다.


미래 유망 산업을 공부하고 준비했던 그 후배는 열심히 했고, 얼마 후 금융권의 투자도 받고, 어떤 곳에선 옆에 있으라고 사무실을 내주기도 했지요.


잘 나갔습니다.

경제 방송 TV에도 나오고 나름 성공 가도를 달렸지요.


그러다 한 기업에서 꽤 큰 돈으로 회사를 매각할 생각 있느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꽤 큰 돈이긴 했지만, 인생을 바꿀만한 수준의 돈은 아니어서 그 후배는 제안을 거절하고, 회사를 더 키우기로 마음 먹습니다. 전문성 있는 직원도 더 뽑고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섰지요.


당시에 그 후배를 만나서 밥을 먹을 때,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얼굴 좋아 보인다.“


“예, 형님. 요즘 바쁘긴 하는데 회사가 막 커가고 인정 받고 돈도 되니까 좋아요.


솔직히 눈칫 밥 먹으면서 시키는 일 하면서 행복할 리가 없잖아요. 회사에서 행복 운운하는 건 필요할 때 그만두지 말고, 지금이 행복한 거니까 열심히 다니라는 말이니까요.“


잘 되면 나 운전 기사로 써달라고 하고 헤어졌습니다 ^^


그리고 정말 잘 되어서, 부자의 기준이라는 세 자리 억 단위 이상으로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덕담을 했지요.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잘 나가니 시기 견제하는 사람이나 기업이 나타나는 건 회사나 밖이나 마찬가지였지요. 돈이 되니 경쟁 업체가 나타나고, 언론 플레이 같은 것에 말려들어 크게 고생을 했습니다. 급기야 사무실을 내주던 곳에서 나가라는 통지를 받았지요. 후발업체가 더 잘하고 경쟁력 있어서 그 친구들을 불러 들인다고, 흔들리던 그 후배 회사를 쫓아내 버린 것입니다.


필요할 땐 그렇게 따뜻하던 세상이, 잘 안되니 냉정한 바깥 세상이 되어 버린 것이었지요. 돈이 있을 땐 친절한 서비스와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던 식당이, 밥 먹고 돈이 없으면 무전취식으로 경찰에 신고해 버리는 것과 비슷하다 할까요? “고객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그 사업이 풀리지 않자, 그 후배는 밥집 겸 술집을 차렸습니다. 임대를 해서 가열차게 홍보도 하고 메뉴 개발도 하며 cash cow를 만들어, 무너지고 있는 회사의 뒤를 받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엔 잘 나가고 인스타나 블로그 같은 곳에 맛집이라고 올라오는 곳도 있었는데, 코로나가 터지고 장기화되며 매출이 곤두박질 쳤지요.


살기 위해 배달을 했는데, 직원들도 거의 정리했기 때문에 손님이 없으면 자신이 음식을 직접 배달하기도 했습니다.


응원차 친구들과 같이 가서 팔아주었는데, 저에게 그러더군요.


“비참하더라구요. 식당 하면서 되지도 않는 애들에게 굽신굽신 해야 할 때도 있고, 배달 갔다 와서 담배 한 대 피우는데 인생이 너무 처량하더라구요.“


“후회되냐?

지금이라도 회사 다시 들어올래?“


“근데, 후회는 안돼요. 제 일을 이렇게 한번 벌려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요. 굳이 후회한다면 전에 저희 회사 인수한다고 할 때 팔지 못한 게 조금 후회돼요. 큰 돈 만지고, 일단 잠시 쉬면서 다음 계획을 펼칠 수 있었는데 말이지요. 어쩌겠어요? 그때만 해도 더 커갈 줄 알았지요. 도박판에서 한참 따고 있는데 어떻게 손 털고 나오겠어요 ㅎㅎㅎ


회사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들어가려구요. 진짜 어쩔 수 없을 때.


사업해서 사장하는 맛을 봐서 더 그렇기도 하지만,

남의 밑에서 종 노릇하면서 행복할 리가 없잖아요.


어떤 분은 사업하다 힘들어서 더는 사업 안 벌린다고 하시는 분도 계신데, 저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사업하며 배운 것도 있으니 좀 더 달려보려구요.“


회사를 오래 다니고 안정 기반을 갖고, 이제 사업이라는 도전을 해 볼 수 있는 저에게, 앞의 변호사님이나 회사 부사장님보다 이 후배의 말과 삶이 더 와 닿았습니다.


눈칫밥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일 겪으면서, 불만이 있으면 궁시렁 궁시렁 하다가 때 되면 월급이라는 마약 (심하게 말하면, 뽕)을 맞고 살아야 할지. 밖은 지옥이라는 말을 믿고, 남들보다는 그래도 좀 더 나은 안정적이라고들 말하는 직장에서 좀 더 버텨야 하는지.


비 오는 흐린 하늘.

어려운 시기에 고민은 더 깊어 갑니다.

이전 21화 좋은 회사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