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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이 쓰긴 쓰다

by 이상 Jan 3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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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명절 연휴 잘 보내셨는지요?


먼저,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일 많으셨으면 합니다. (넙죽)


작년엔 시작부터 쉽지 않았는데 잘 버티고 시도하고 해내고,

중간에 좌절도 있긴 했지만 다행히 11월부터 잘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큰 일이었던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 때,

개인적으론 타이밍을 맞춰 좋은 결과를 갖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한 해를 잘 정리하고, 자칫 연말에도 무지 바쁠 뻔 했지만, 다행히 십 수년만의 달콤한 여유를 느끼며 짧은 휴지기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좋은 start를 하며 새롭게 시작한 올해.

역시나 인생은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있다고, 단점도 있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인생이 다 제 맘 같나요 어디.

그래도 마음을 바로 잡으며 성실히 임했고 자리도 잡으며 제법 잘 해나가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여러 일들이 있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버티고 해내고, 위기를 기회로, 결과로 만들어 가며 해왔는지,

스스로도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역시 인생은 어렵지만, 그렇다고 신세한탄하고 좌절만 하고 다른 사람에게 의지만 해서는 해결되는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를 돕고 성실히 해나가야 하늘도, 주위에서도 돕는다는 말을 새삼 느낍니다.


연말에 꽤나 쉬고 다시 시작하는 설렘도 있었지만,

오랜만에 나름은 긴 휴식 기간을 보냈는데도 좀 더 쉬고 싶더군요.


역시 인간은 기계가 아니고 옛 우리 선조들도 농경사회에서 겨울엔 그래도 좀 쉬었는데,

회사를 일년 열두달 꼬박꼬박 십수년, 20년 이렇게 다니는 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번아웃이니, 퍼진다는 말이 자주 들리고 관심이 갔던 것 같구요.

자신이 지금 처한 상황, 처지에서 고민하고 많이 떠올리는 말에 자연스럽게 공감이 가고 찾아 보고 듣게 됩니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적응하고 익히고 사람들을 만나면서도 한 가지 희망이 있었습니다.


1/27 월요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었으니, 1/25 토요일부터 쭉 9일 정도 쉴 수 있겠다는 것이었지요.


물론, 오늘 1/31 금요일 하루 일은 하지만 그래도 K 직장인이라 그런지, 쭉 쉬다가 하루 정도 쯤은 괜찮은 것 같습니다.


평상시에 주 5일 꼬박꼬박 나가면서도 잘 살고 있었는데 말이지요. 되려 주 1회 정도는 회사에 나가고 사람도 만나고 구내 식당 밥도 먹고 그러고 싶은 게 직장생활 오래 한 사회인의 관성입니다. 집에서 라면 계속 끓여 먹고 있으면 물리고, 누워만 있으면 이제 허리가 아프거든요 ㅎ 어렸을 땐 하루 종일 잘 잤는데 나이 먹으니 그러기도 쉽지 않습니다. ㅎㅎ


그런데, 이번 연휴는 명절 연휴라 푹 쉬면서 명절 음식에, 맛집도 한 번씩 가면서 잘 챙겨 먹고 에헤라 디야 좋았는데, 오랜만에 배에 탈이 났습니다. 역시 과식은 좋지 않고, 걷는 산책이나 운동도 계속 해야 하는가 봅니다.


어렸을 땐 기분 좋아서 술 한잔 마시고, 힘들 때 한잔 마시며 꽤나 마시다 보니 속이 불편한 일이 자주 있어서 한 번씩 약을 먹기도 했습니다. 한방 약재가 나름 잘 맞는 편이라 살짝 불편할 땐 반하사심탕 분말, 많이 불편할 땐 정로환이나 평장환, 안 되겠다 싶으면 내과에 가서 약을 타먹었지요. 코로나 전엔 회식이나 모임이 많아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코로나 시기 이후 요즘은 모임이나 회식도 많이 줄었고, 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현재 진행 중인 계엄과 탄핵 여파로 더 술 마실 일이 줄어 들었지요. 같이 식사를 해도 보통 점심을 간단히 먹자는 사람들이 많고, 저녁에 만나도 나이도 먹었고 피곤하니 1차만 하고 술도 잘 안 마시다 보니 관성 때문인지 많이 안 마시게 됩니다. 좋은 것이지요.


간만에 한잔 마시면 술이 그렇게 씁니다. 이런 걸 여태 왜 그렇게 좋다고 들이 부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제 장과 간에게 미안할 지경이지요. 오래 만난 사람들과 함께 하다 보니 굳이 술 없이도 좋은 이야기, 깊은 대화를 맨 정신에 다 할 수 있기도 하구요.


그렇게 오랜만에 속도 불편하고 소화도 시킬 겸 반하사심탕을 먹었습니다. 전엔 비상용으로 9포씩 사두었고, 파는 약국에 종종 가서 떨어질 때를 대비해서 여유 있게 사두기도 했는데, 잘 안 먹다 보니 많이 쌓여 있더군요.


그 동안 이 약을 잘 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속이 편했구나.

싶었습니다.


그렇게 입에 약을 털어 넣었는데,

윽!

오랜만에 먹으니 왜 이렇게 쓰던지.


몸에 도움이 되는 약은 쓰다는 말이 있고,

쓴 비판이 듣기엔 싫을 수도 있지만 결국 삶에 도움이 된다고도 쓰일 정도인데,

쓴 게 싫은 건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약이 유통기한이 넘거나 맞지 않는 약을 먹거나, 혹은 과다 복용하면 되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생각날 정도였지요. 약이란 게 아프면 치료 목적을 위해 전문가인 의사, 약사님들의 처방을 받아 용법대로 먹어야 한다는 걸 잘 알지만, 되도록 안 아프고 약을 안 먹는 게 훨씬 나은 거라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습니다. 약을 달고 살아서 간에 부담이 가서 고장이 나고 그래서 기존 약을 잠시 조정하고 간 치료하는 약까지 또 먹는 사람들을 보면 더 이해가 가지요.


으으 써.

어렸을 때도 썼는데, 쓴 건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쓰구나.

어른이라 어렸을 때처럼 티는 못 내지만 쓰다 써. 이런 게 인생인가. 쩝.


그러면서 문득 이 쓴 걸 하루 세 번, 매일 먹으면서 몇 달씩 몇 년씩 먹고 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그렇게 못할 것 같아서, 건강을 그렇게 챙기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래된 식재료 (상하기 쉽지요.)

몸에 안 맞는 음식 (체질 의학상)

밀가루,

기름 (너무 많이 튀기고 오래 된 폐유 수준의 그런)

자극적인 음식 (특히, 너무 매운 음식) 등등


이런 음식들만 피하고 소식하며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을 비롯해서 필수 영양소를 잘 섭취하고 과일, 야채도 잘 챙겨 먹으며 건강 검진도 적정한 수준에서 잘 받으며 병이 있으면 소문 내서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는 말이 새삼 와 닿습니다.


주변에 보면 일찍 돌아가신 분들이 계신데, 그냥 별 이상 없다가 갑자기 병이 생겨서 거동도 불편해지시고 식사도 잘 못하시며 시름시름 앓다가 돌아가셨다는 말을 많이 하지요. 연세가 많으시면 이해가 가지만 상대적으로 젊은 5060에 돌아가시는 분들을 보면, 사실 식습관이 안 좋으시거나 술을 너무 자주 드신다거나 담배를 태우시는 등 그런 요인들이 있었습니다.


쉽게 말해, 건강검진 문진표에서 건강 지표를 판단할 때 부족한 부분이 많은데도,


“누가 다 이렇게 하고 살아? 천년 만년 살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건 그냥 하고 살아야지.”


하면서 건강에 좋지 않은 행동들을 다 하고,

주변에도 그렇게 하니 그런가 보다 하며 TV, OTT, u-tube, 광고 등에서 끊임없이 유혹하고 자극하며 괜찮아, 한번 해봐 라고 하니 그 맛에 속아 건강을 해치는 일을 자주 봅니다.

보통 그런 음식들은 먹을 땐 맛있고 좋은데, 꼭 먹고 난 뒤가 좋지 않지요.


지저분하고 더러우며 위험하고 건강에 좋지 않은 환경도 당연히 한 몫 할 것이구요.


40이 넘으면서는,

어렸을 때처럼 새벽까지 부어라 마셔라 하지도 않고

(다음 날 어김없이 속이 안 좋습니다. 당연한 결과지요.)

일주일에 한 번은 죽을 먹습니다. 속도 편하고 좋더군요.


그런 저에게 병 걸린 것도 아닌데, 그 맛도 없는 죽 왜 먹냐.

기름기 좔좔 흐르는 막창에다, 소맥 말아서 시원하게 한잔 돌리자. 아님 간만에 치맥 때리던가.

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잔소리가 될 수 있어서,

“그런 것 안 먹고, 그냥 난 이렇게 살련다. 속 편하게”

이러고 맙니다.


술과 담배도 사실은 합법적인 마약이라는 생각을 하고 멀리 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처럼 틀면 나오는 온갖 잘 생기고 예쁜 연예인들이 총출동하는 술 광고에, 힘들면 한잔 해라며 술 권하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대마초도 사실은 담배와 기본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대마초를 허용하는 나라에도 주재원으로 살아 보아서 잘 알지요. 그럼에도 피워보진 않았습니다.



정말 친한 친구, 오래 볼 사람에게는 이렇게 말합니다.


“건강 잘 챙기고 오래 보자, 친구야.

나도 죽이 뭐 그렇게 맛있어서 먹는 건 아니야.

그런데, 나중에 아파서 어쩔 수 없이 삼시세끼 죽만 먹게 되는 것보다,

지금 이렇게 한 번씩 죽 먹으면서 건강 챙기는 게 좋을 것 같다.

아프면 죽만 먹냐. 거기다 쓴 약까지 계속 때려 먹어봐라. 살 맛 나겠냐.

그럴 때 돈도 없고, 믿을 구석도 없으면 더 살기 싫을 거다.


아무리 돈 많아도 하루 세끼 죽이나 맛 없는 병원 밥 먹고 신경 써가며 쓴 약 챙겨 먹으면서,

애써서 번 돈으로 병원 배 불려주고 의사들 고연봉 만들어주는 데 기여하기 싫다.


지금 우리,

월급이라는 마약 (속된 말로 뽕) 맞으며 금융치료 받으며 직장생활 긍정회로 돌리며 다니고 있지? 그래도 직장도 있고 남들보다 좀 더 낫다고 위로하면서 말야.


그러면서 스트레스 받고 술 담배에, 자극적이고 몸에 좋지 않은 음식 좋아하다가 건강 나빠져서 약으로 버티면서 죽지 못해 살면 되겠냐.

주변을 봐라. 평일에 종합병원에 가보면, 본인 몸이 종합병원이라는 사람들이 수두룩 뻑쩍이다.

병원에서 인상 쓰고 만나지 말고, 건강한 몸으로 산에서 좋은 공기 쐬면서 웃으며 만나자!”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 올해 을사년.

을씨년스러운 일들이 많을 것입니다. 충격적이고 혼란스러운 일들이 있을 것이구요.

역사는 그래선 안되지만 돌고 돌기도 합니다.


어렵고 힘든 시절에, 일단 몸만 건강하면 어떻게든, 뭐든 다시 해볼 수 있지요.

최소한 웅크리고 아끼고 버티며 다음 기회를 기다릴 수도 있습니다.

돈을 잃으면 다시 벌 수 있지만, 건강을 잃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는 말.

수도 없이 듣고 보아 왔습니다.


실직을 하고, 사업이 망했을 때 속 상 하다고 술을 때려 먹으며 건강까지 해칠 일이 아닙니다.

되려 맨 정신에 조용히 마음을 비우고 잠시 쉬어가며 무엇이 문제였는지 다음에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위기가 왔을 때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며 살아야겠지요. 힘들 때 두 가지를 다 해본 제 결론입니다.


제가 안녕 이라는 말로 글을 열었지요?

원래 우리나라에선 안녕하세요 라는 인사말보다 더 다양한 표현들을 더 많이 썼다고 합니다.

조선시대부터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외국인들의 기록도 그랬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일제강점기부터 수탈과 엄혹한 시절을 겪으며,

이 안녕하세요 라는 말이 주된 인사말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전에도 왕들의 실정과 탐관오리들의 탐욕과 외침도 있긴 했구요.)


별 탈 없이 편안하고 괜찮냐고 안부를 묻는 것이지요.

괜찮지 않고 어디 끌려가고 뺏기고 좋지 않은 억울한 일을 겪는 시절이 오래되고 많은 사람들이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이런 인사말이 굳어졌을 것입니다.


요즘 말로 하면, 살아있었냐?

너 죽은 줄 알았다.

이런 우스갯말이 더 이상 우스갯말이 아닐 수도 있었겠지요.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가요?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정치가 국민의 삶을 보살피지 못하고, 입으로만 감언이설을 쏟아 내고 있습니다. 책임을 지겠다고 말은 하며 실제로 책임은 지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끝까지 버티고 어떻게든 상황을 뒤집어 보려는 모습을 보면 지금의 혼란 상황은 조기 종식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경제성장률을 비롯한 지표들이 내리막을 걷고 있고, 국가 경제도 대전환의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며 위기가 현실이 되고 있지요.


부동산 주담대와 신용카드 등의 거대한 빚으로 쌓아 올린 상황에서, 폐업하는 소상공인과 구조조정을 당하는 수많은 월급쟁이들을 보며 위기감을 느낍니다. 월급 받으려고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다니며, 회사를 갑자기 떠나는 동료들을 보고, 길거리 폐업하고 공실인 상가들을 보는 현실인으로써 더 실감을 하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시절, 건강부터 잘 챙기셨으면 합니다.

어려울 땐 모두 자기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들지요. 내 몸은 내가 챙겨야 합니다.


그래야 변화된 환경에서 그 환경을 어쩌지는 못하더라도, 준비하고 기회를 보다 잡아서 나에게 좋은 상황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하루 빠짝 할 것 하고, 주말 이틀 쉴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네요. 오늘 저녁은 푹 꿀잠 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두다리 쭉 뻗고 편하게 주무시고,

늘 몸도, 마음도 건강하셨으면 합니다.

올 한 해 잘 보내셨으면 하구요.

제 글 읽어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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